국회의원으로 제2 정치인생 개막
당권ㆍ대권보단 초선의원의 길 충실
우리사회 불평등ㆍ불균형 해소 관심

“경남도민들께 상처 드려서 죄송, 정치를 통해 빚 갚아 나가겠다”

4전5기 끝에 국회에 입성하게 된 김두관 당선자. 1988년 13대 총선이 첫 도전이었으니 28년 만에 꿈을 이뤘다. 그만큼 간절하고 소중한 당선일 텐데 정작 스스로는 몸을 잔뜩 낮춘다. 군수, 장관, 도지사, 최고위원 등 화려한 이력과 그에 얽힌 스토리, 그리고 대권의 꿈은 잠시 뒤로 하고 20대 국회에서 ‘초선의원’의 길에 집중하겠다고 한다. 그 속에서 ‘김두관다운 길’을 찾겠다고 한다. 그의 길이 어떤 길인지 들었다.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하고 10일 면담을 갖고 보강했다.
김 당선자는 4.16 총선에 나타난 민심을 ‘심판’으로 읽었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수도권에서, 제1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에서 철저하게 심판받았다는 평가다. 새누리당은 수도권 의석 122석 중 35석을 얻는 데 그쳤고,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지역 의석 28석 중 3석만 건졌으니 심판이 엄중했다. 새누리당의 수도권 참패에는 국정운영 실패에 대한 유권자의 책임추궁이 작용했고, 더불어민주당의 호남 참패는 견제실패와 민생외면에 대한 실망이 깔려 있다. 
이 심판을 통해 유권자들이 정치권에 요구한 것은 ‘민생회복을 위한 협력정치’라고 김 당선자는 분석했다. 그는 “선거에서 시민들이 가장 많이 하신 말씀은 ‘제발 싸우지 말라’는 것과 ‘먹고 살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 결과는 전국적으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모두를 심판한 결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국회의원 도전 네 번째 만에 거둔 첫 승리인데 당선소감을 한마디 해주십시오.
“1988년 민중의 당으로 출마한 것까지 합하면 다섯 번째 만에 승리한 것입니다. 김포를 포함하여 늘 어려운 지역에만 도전해 왔기에 18.6%포인트라는 큰 격차로 승리했다는 사실도 잘 다가오지 않습니다. 이번 승리는 김두관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김포의 변화와 발전을 바라는 시민들의 승리이며, 동시에 김포를 제대로 발전시키고 민생을 회복하라는 명령입니다. 시민 말씀대로 김포 발전과 국민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4.13총선의 승리는 김두관에게 어떤 정치적 의미가 있나요? 일각에서는 이번에 낙선하면 정치적으로 재기하기 힘든 치명상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습니다.
“이번 선거는 남은 정치 여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선거였기에 주변께서 걱정도 많이 해주셨습니다. 결과가 낙선이든 당선이든 ‘김두관다운 길’을 간다는 마음은 변화가 없었겠지만, 지난 2년 원외위원장으로서의 한계를 많이 느꼈기에 좀 더 일을 제대로 해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번 승리는 매우 기쁘고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군수, 도지사, 장관, 대통령 정무특보, 집권당 최고위원 등 그동안 여러 자리와 직을 섭렵하셨습니다. 국회의원은 왜 하려고 하시나요? 국회의원직은 이것들과는 다른 근본적인 ‘무엇’이 있습니까?
“군수, 도지사의 경우 한 지역의 변화와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일하는 재미가 있고, 장관은 정부 업무의 한 영역을 총괄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국회의원은 지역 대표성과 국민 대표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지역에서부터 대한민국 전체에 이르기까지 그 분야와 지역을 제한받지 않고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정책들을 실현해 볼 수 있습니다. 저에게는 그 동안 고민해 왔던 국가적 어젠더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지역의 대표로서 지역 발전을 위해 쌓아온 경험과 능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선거에서 ‘오직 김포’를 내세웠습니다. 많은 의미가 함축돼 있을 것 같은데. 김두관에게 김포는 지금, 그리고 앞으로 어떤 곳인가요?
“김포는 중앙정치인으로서 새롭게 시작하는 제 정치인생 제2막의 근원입니다. 지난 2014년 7.30 재보선에 김포로 오면서 시민들께 중앙정치의 시작도, 마무리도 김포에서 하겠다고 약속드렸고 그 약속을 지켜갈 것입니다.”


▲아무리 경기도 김포갑 국회의원이라고 해도 정치인 김두관에게 따라붙는 지역기반의 꼬리표는 PK일 수밖에 없습니다. 김두관에게 경남은 정치적으로 어떤 곳입니까?
“경남은 저를 낳아주고 키워준 곳입니다. 경남이 없었다면 지금의 김두관도 없었을 것이며, 이번 김포에서의 승리도 없었을 것입니다. 저의 부족함으로 경남도민들께 많은 빚을 졌는데 남은 정치인생 동안 최선을 다해 갚아 나가겠습니다.”


▲5월30일부터 제20대 국회 임기가 시작됩니다. 총선 승리 후 내부적으로 등원 준비가 한창일 것 같은데요. 초선 국회의원으로서 어떤 의정활동, 정치활동 전략을 짜고 있습니까?
“우선은 시민들께 약속드렸던 김포의 밀린 현안들을 해결하고 민생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시민들께서 가장 많이 하신 말씀은 ‘제발 싸우지 말라’는 말씀과 ‘먹고 살기 힘들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 결과는 전국적으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모두를 심판한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국민들의 말씀을 받들어 민생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항상 반대정당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가운데 군수, 도지사, 장관을 했던 경험을 살려 여야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국회의원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입법활동입니다. 20대 국회에서 발의하려고 준비하고 계신 법안들이 있으면 소개해 주십시오.
“관심 있는 입법 분야로는 경제민주화 추진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 발전, 청년실업문제와 비정규직과 정규직 등 소득양극화 해소, 복지사각지대 해소와 사회안전망 확충 등이 있습니다. 이것들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지방분권과 관련된 국회의원 연구모임을 만들어 중앙-지방정부간 협력회의 상설화와 관련된 입법활동을 비롯해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지방소비세율과 지방교부세의 법정률 확대를 추진해나갈 계획입니다.”

▲국회 개혁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까? 국회의원에게 특권을 내려놓으라는 요구도 높습니다. 우리 국회의 제도적, 현실적인 한계와 시급히 바꾸어야 할 것을 사례를 들어 설명해 주십시오.
“국민들이 국회에 대한 불신이 높은 것은 과거 몸싸움을 하고 고성과 폭언을 하는 모습들이 기억 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국회선진화법 등을 통해서 이러한 구태의 모습은 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춘 국회 개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국회윤리특별위원회가 품위를 손상시키는 국회의원에 대한 적절한 징계조치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놓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현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많이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선거제도는 어떻게 바꿔야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선거 전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비례대표가 축소되었습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지역대표성은 많이 반영되지만 연령이나 계층 등의 대표성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입니다. 지난 2013년 독일에 유학하고 있을 때 많은 정치인들이 독일을 다녀갔고 그를 바탕으로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했고 또 하고 있지만 현실은 쉽지가 않습니다. 우리 정치권에서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개선해 나가야 할 문제입니다.”

▲민선 1기 남해군수로 취임한 후 단행한 개혁조치로 단번에 전국적인 주목을 받으며 입지를 세울 수 있었습니다. 초선 국회의원으로서 의정활동, 정치활동 관련해서 그때처럼 뭔가 보여주실 개혁적인 구상이 있으십니까? 미리 귀띔해주십시오.
“지방자치단체장의 가장 큰 힘은 인사권과 예산 배정권이 있어 군 행정을 도맡아 하지만 국회의원은 법률개정권과 국정감사, 예산 심의의결 등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의 정치 철학인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이라는 말처럼 ‘백성은 빈곤한 것에 대한 걱정보다 공평하지 못한 것에 걱정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우리사회에 불균형한 사안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고, 국민들에게 능력에 따라 기회가 균등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당 대표 선출 문제로 논란 중입니다.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하십니까? 개인적으로 당 대표에 도전하실 생각이 있으십니까?

“김종인 대표께서 총선과정에서 당을 잘 이끌어 주셨고 많은 성과를 보여주셨습니다. 합의추대 이야기가 나오는데 성과를 생각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만 민주적 절차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총선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는 권한 이양을 통한 비대위 체제가 맞을 수 있겠지만, 총선 이후 원내 제1당이라는 위치와 호남민심 회복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갖고 새로운 길을 열어가야 하는 현 상황에서는 당원과 국민들의 절대적 동의가 필요합니다. 김종인 대표께서 다시 당을 맡으실 수도 있겠지만 절차적 민주주의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국회의원으로서는 초선이지만 대선주자급으로 분류될 텐데요. 당내에서 어떤 포지션을 취하실 것입니까?
“장관, 도지사, 대통령 정무특보 등 많은 경험을 했지만 국회의원도 처음이고 최고위원 이력을 제외하면 당내에서 직접적인 정치를 해 나가는 것도 초보라 할 수 있습니다. 대선주자로서 어떤 포지션보다 당내 일을 배우고 국회 초선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충실히 해 나가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제 국회의원이 되셨으니 그동안 도전했던 것 중에서 남은 것은 대통령 자리뿐입니다. 영남을 기반으로 한 수도권 국회의원이면서 호남의 지지기반도 튼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차기 대권에 도전하실 것입니까?
“지난 대선에서 저의 부족함으로 경남도민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께 상처를 드렸습니다. 시기적으로도 상황적으로도 차기 대권 출마보다 지역 현안 해결에 집중하고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당이 정권교체를 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을 해 주십시오.
“존경하는 국민 여려분,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도 우리 더불어민주당도 잘못했다고 심판을 내리셨지만 또 한편으로 우리당을 원내 제1당으로 만들어 주심으로 한 번 더 기회를 주셨습니다. 주신 기회 놓치지 않고 제대로 일하겠습니다. 제20대 국회는 반드시 일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저 김두관의 모든 것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이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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