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준비하지 않고 있다 일이 닥친 뒤 서두르며 허둥대거나, 평소 준비성이 없어 늘 헤매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상황이 다급해진 뒤 뒤늦게 대처하며 때는 늦었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안자춘추(晏子春秋)’에서 유래되었다.
노(魯)나라 소공(昭公)은 제(齊)나라로 도망쳐 몸을 의탁한 일이 있었다. 제나라 경공(景公)이 하루 아침에 권좌에서 물러나 초라한 신세에 놓인 연유를 소공에게 묻자, 소공은 지난날을 후회하며 “자신을 보좌할 충신은 등용치 않고 주변에 간신과 소인배만 두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소공은 “권좌에 있을때는 누가 충신인지 몰랐으나 모든걸 잃고 나니 비로소 알게 됐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제는 바른 정치를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경공은 이 말을 듣고 소공이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의 심복인 안자(晏子)를 불러 소공이 노나라로 돌아가도록 도와주면 현명한 군주가 되지 않겠냐며 안자의 생각을 물었다.
그러자 안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무릇 어리석은 자는 후회가 많고, 물에 빠진 자는 수로를 살피지 않았기 때문이며, 길을 잃은 자는 길을 묻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전쟁에 닿아서야 병기(兵器)를 만들고 목이 말라야 우물을 파는 것과 같은 것이니 아무리 서두른다 한들 이미 때는 늦은 것입니다”라고 뜻밖의 답을 했다. 안자는 “전쟁이 나고서야 무기를 만들고 목이 말라야 우물을 파는 사람은 미래를 보는 혜안(慧眼)이 없는 것”이라며 소공이 노나라로 돌아간다고 해도 현군(賢君)은 되지 못할 것이라 단언했다.
세상일은 ‘만사불여(萬事不如)튼튼’이라 했다. 해야 할 일은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일이 닥친 뒤 늦은 후회를 하는 것보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로 미리 어려움에 대비하는 삶이 지혜로운 삶은 아닐는지. 우리 남해말에도 ‘까까번(갑갑한) 놈이 샘(우물)을 판다’는 말이 있고 비슷한 고사성어로는 ‘임갈굴정(臨渴掘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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