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펼치기만 해도 유익하다'. 책을 펼쳐도 이로움이 있으니 책을 자세히 꼼꼼히 정성들여 읽는다면, 자신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 정성을 다해 독서를 하여 자신의 정신적 양식으로 삼으면, 그 유익함은 금전적으로 계산할 수 없다는 말이다. 책에서 터득한 지식을 다시 일상생활의 언행(言行)에 실천한다면, 책속에 담겨 있던 내용이 완전히 자기 것이 될 것이다.
중국 북송(北宋)의 2대 황제 태종(太宗)이 학자들에게 사서(史書)를 편찬하도록 명했다. 이에 학자들은 7년에 걸쳐 55개 분야로 분류, 1,000권 분량의 백과전서(百科全書)를 완성, 당시 연호를 따서 태평총류(太平總類)라고 했다. 송 태종은 몹시 흐뭇해하며 매일 세 권씩, 1년 만에 1,000여 권을 다 읽어 버렸다. 황제가 읽었다 하여 책이름이 태평어람(太平御覽)으로 바뀌었다. 그는 신하들이 건강 걱정을 하자, "책을 펼치기만 해도 이로움이 있소, 짐은 이를 고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소"라고 한데서 '개권유익'이라는 성어가 생겼다고 한다. 또한 남송(南宋) 때의 문인(文人) 왕벽지(王闢之)가 남송 고종(高宗) 이전의 일화를 담은 ‘승수연담록(繩水燕談錄)’에도 실려 있다.
개권유익은 ‘개권유득(開券有得)’이라고도 하며, 당나라 문인 유종원(柳宗元)도 글 속에 큰 재물이 있다고 했으며, 송 태종의 3남 진종(眞宗)황제는 ‘권학문(勸學文)’에서 ‘집 살림 늘리려고 좋은 논밭 살 것 없네, 글 속에 많은 녹봉(祿俸)이 있는 것을…. 편안히 살려고 높은 집 세울 것 없네, 글 속에 절로 황금으로 꾸민 집 있나니, 사나이가 평생의 뜻 이루려거든 6경(六經:서경書經 역경易經 시경詩經 춘추春秋 악기樂記 예기禮記)을 부지런히 익힐지니라’고 했다. 그래서 책속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인간은 살아가면서 매일 부닥치는 문제를, 평소 독서를 통해서 축적해온 사고력과 판단력을 통하여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수년 전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하자, 앞으로 책이 필요 없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학자들이 많았으나, 오히려 책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사람의 머리는 잊어버리는 기능이 있으므로, 책을 읽어 습득한 것을 쉽게 잊어버리지만, 꾸준히 독서를 함으로써 지혜는 계속 축적된다고 했다. 마치 사람이 식사를 한 후 얼마가 지나면 배가 꺼지지만, 신체는 성장해 가는 것과 다름이 없다. 얼마가지 않아 배가 고플 것이니 먹을 필요 없다고 음식을 먹지 않으면, 영양실조에 걸려 아사(餓死)하는 것처럼, 책을 읽어도 곧 잊어버린다고 독서를 하지 않으면, 사회활동이 불가능한 저급한 인간이 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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