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 1만1650명, 판매수익 7419만원 기록

“적은 예산 불구 가성비 좋다” 평가 지배적

지역관광지 연계, 무대행사 보강 등 과제도

봄바람에 실린 참굴향기가 전국 관광객들에게 ‘남해의 멋과 맛’을 유감없이 전했다.

지난달 26일과 27일 양일간 설천면 문항어촌체험마을에서 개최된 ‘제1회 보물섬남해설천참굴축제’가 성황 속에 막을 내렸다.

이번 참굴축제는 5000만원의 많지 않은 예산으로 이틀간 무난히 축제를 진행, “가성비(‘가격에 비해 성능이 좋다’는 뜻의 신조어) 좋은 행사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설천면이 밝힌 축제 결과 집계에 따르면 이번 참굴축제에는 26일 5496명, 27일 6154명 등 총 1만1650명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천면 측은 1만여명의 방문객 가운데 70%가 넘는 8638명이 외부관광객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먹거리장터 총판매수익은 7419만여원으로 파악됐으며 이로 인한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3억72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먹거리, 각종 행사, 체험활동 흥행 삼박자

이처럼 첫 회 행사였음에도 이번 참굴축제가 성공적으로 치러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여타 축제의 흥행공식을 그대로 따랐다는 점을 먼저 꼽을 수 있다.

행사장 한가운데 주무대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무대행사가 이어졌고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맨손고기잡이 행사가 문항마을 다목적체험장(미니풀장)에서 수차례 열렸다. 또한 행사장 좌측으로는 먹거리장터가 들어서 다양한 수산물요리를 선보이며 방문객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바다에서는 카약체험과 수산물채취체험이 진행되며 체험활동, 무대행사, 풍성한 먹거리가 조화를 이룬 축제를 만들어냈다. 참굴축제추진위원회와 설천면사무소 공무원들의 민관협력이 제대로 빛을 발한 셈이다.

이어 전국적 유명 체험마을인 문항어촌체험마을의 틀 잡힌 인력체계도 행사흥행에 한 몫을 했다. 문항마을 주민들은 노인회가 주차안내, 부녀회는 먹거리장터, 청년회는 수산물판매를 각각 담당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고 이는 그대로 인력운영 효율성 제고와 축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효과를 냈다. 덧붙여 20여명의 남해대학 관광과 ‘젊은 피’들도 행사진행과 먹거리장터 운영, 주차안내 등에 고루 투입돼 축제를 도왔으며 행사기간 내내 맑고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는 행운이 따랐던 점도 축제흥행의 한 요소라 볼 수 있다.

축제관계자들은 “축제를 마치고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3월 30일 현재) 굴과 바지락 주문이 줄을 잇고 있다”며 “이번 축제가 설천지역 수산물이 전국으로 뻗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전했다.

 

 

 

▲지역관광지 연계, 주무대행사 보강 등 개선점도

이처럼 첫 번째 참굴축제가 ‘가성비 좋은 축제’라는 호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다음축제를 위한 개선점을 드러낸 부분도 곳곳에서 나타났다.

먼저 축제시기 조정과 지역관광지와의 연계가 다음축제를 위해 우선 고려돼야할 사항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축제시기 조정 부분은 벚꽃 개화시기인 4월 초로 축제시기를 옮겨 꽃놀이 관광객들을 유치하자는 의견이다. 또 양모리학교와 왕지마을 등 주변 관광지·체험마을과 연계해 축제와 관광지를 모두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할인혜택을 제공한다면 장기적인 축제 발전과 축제장 인근 지역의 부대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 이같은 의견의 바탕이 되고 있다.

또한 참굴축제를 지켜본 지역민과 관광객들은 “빈약한 주무대행사의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행사기간 주무대에서는 ‘쉐프 굴요리대회’, ‘설천 참굴사랑 노래자랑’, ‘굴까기 달인 선발대회’, ‘관광객 어울림 OX퀴즈’, ‘참굴찜 먹보왕 선발대회’ 등 무대행사가 이틀간 이어졌지만 관람객들의 참여가 저조해 ‘볼거리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낮은 관람객 참여율은 행사시간 조율실패로 이어지며 MC들이 시간을 끌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 수차례 노출됐고 이는 가뜩이나 적은 주무대 행사 흥미도를 더욱 감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행사 둘째날인 일요일에는 펜션 체크아웃 관광객이 몰리는 오후가 아닌 오전에 주무대행사가 집중돼 효율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빚었다.

이에 내년 참굴축제에는 관람객의 흥미를 자극할만한 참신한 무대행사 아이디어와 적절한 시간 안배가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주무대 행사 강화는 예산증액이 뒤따라야할 일이기는 하지만 예산증액이 여의치 않다면 행사장 내 스폰서업체 홍보부스 배치 등 외부 투자를 끌어들이는 방법으로도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이렇게 주무대 행사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던 반면 먹거리장터와 수산물 판매 부스는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 지역 주민들 가운데서도 ‘지나치게 상업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 주민은 “이번 축제는 경제적으로는 성공한 행사로 평가할 수 있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축제’라기보다는 먹거리장터 한가운데 행사무대가 차려진 것에 가까운 모양새였다”고 말하고 “주무대 행사를 강화하는 한편 향우 학자들을 초청해 굴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거나 식품·유통 관련 기업과 협력체계를 마련하는 등 좀 더 고급스런 축제로 발전해 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주민은 “문항마을 박선효 전 이장 등 지역민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를 많이 했는데 정작 이들은 일 하느라 축제를 즐기지 못했다. 지역주민이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밖에도 수산물 판매부스가 주차장과 가장 먼 곳에 조성돼 수산물을 구매한 관람객들이 차량까지 무거운 짐을 들고 먼 길을 이동해야하는 문제도 다음축제를 위해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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