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을 청년회가 18년 동안 동네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오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생각은 할 수 있으나 누구나 쉽게 하지 못하는' 이 일을 18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해 오고 있는 후배 사랑의 주인공들은 이동면 무림마을 청년회 회원들이다.

무림 청년회 장학회 역사는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마을 청년회에서 장례(초상) 등 마을일에 앞장서다보니 자연스럽게 후원금이 차곡차곡 쌓이게 됐고 이를 '어떤 좋은 일에 쓸까' 고민하다 '배움에 배고팠던 자신들의 기억을 후배들에게 물려주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장학기금을 조성한 것이 지금에 이른 것이다.
무림 청년회가 이렇게 조성한 장학금은 1500여만원에 달한다. 무림 청년회는 이 기금의 이자수입으로 그 해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후배들에게 적지만 어느 장학금보다 귀한 사랑을 전달해 오고 있다.

 
 
무림마을 청년회 서대현 회장이 회원을 대표해 마을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 29일 있었던 전달식에도 이 동네 초■중■고교 졸업생 15명에게 모두 128만원의 장학금을 나눠줬다. 무림청년회 장학회 18년 동안 298명에게 1492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해왔다.

장학금 전달식도 동네 잔치 분위기였다. 이 날은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이장, 청년회 회원, 새마을 부녀회 회원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또한 이 맘 때는 고등학교 졸업생들의 대학 합격이란 기쁜 소식도 함께 해 마을 회관에는 축하와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좋은 마을 분위기에서 좋은 아이들이 나온다'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은 아니듯 했다.

마을 청년회 서대현(47)회장은 "어디에 있더라고 이동 무림  사람이란 걸 잊지 말아라"고 당부했고 김종숙 마을이장 역시 "마을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것"을 강조했다.
 
 
장학금 전달식을 기념하며 한 장 '찰칵'
 
장학금을 받은 정유리(이동초 6)학생은 "이 마을에 살고 있다는 것이 너무 기쁘다"며 "앞으로 열심히 해서 우리도 자랑스런 선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선배의 모범이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40여명의 회원이 단합이 잘 되고 있기로 널리 알려진 무림청년회는 장학금 지급외에도 마을 대보름잔치, 경로잔치, 독거노인 봉사활동 등 뜻깊은 활동을 매년 펼쳐오고 있다.

한 마을 청년회의 식을 줄 모르는 후배사랑이 세밑 한파를 녹이는 온기가 되고 있다.

/한중봉 기자 bagus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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