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에서 나온 푸른 물감이 쪽빛보다 더 푸르다’. 즉 푸른색이 쪽에서 나와 그 근본인 쪽보다 더 푸르듯이, 얼음이 그 근본인 물보다 더 차다. 더욱 면학(勉學)을 계속하면 스승을 능가하는 학문의 깊이를 가진 제자도 나타난다는 뜻으로, 중국 전국시대 성악설(性惡說)을 주장한 순자(荀子)의 권학편(勸學篇)에 ‘학문은 중도에서 그쳐서는 안 되며, 푸른색은 쪽에서 채취했건만 쪽보다 더 푸르고, 얼음은 물로 이룬 것이지만 물보다 더 차다’는 데서 유래하였다.
여기서 ‘쪽’이란 마디풀 과(科)의 한해살이풀로 한자로 남(藍)이라고 하는데, 옛날 이 쪽을 파란물감으로 옷감을 염색하였으며 지금도 천연염료로 사용하고 있다. 파란 가을 하늘을 쪽빛하늘, 푸른 바다를 쪽빛바다라고 하는데, 이 짙고 선명한 푸른 쪽빛을 남색(藍色)이라고 한다.
중국 남북조시대 북위(北魏)에 이밀(李謐)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어렸을 때부터 열심히 공부한 그는 공번을 스승으로 삼아 더욱 학업에 매진했다. 각고의 노력으로 학문의 진도와 발전 속도가 매우 빨라, 몇 년이 지나자 스승의 학문을 능가할 정도에 이르렀다. 스승인 공번은 그에게 이제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도리어 그를 스승으로 삼기를 청했는데, 그러자 친구들은 그의 용기를 높이 사고 훌륭한 제자를 두었다는 뜻에서 ‘청출어람’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래서 동기생들은 이를 두고 ‘푸른색은 쪽에서 나왔지만 쪽이 덜 푸르니 스승이 어찌 항상 스승이겠는가. 청(靑)은 제자를 말하고 남(藍)은 스승을 말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많은 스승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스승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못난 제자가 아니라 ‘청출어람’하여 스승의 이름을 빛내는 제자가 되기를 갈망했을 것이다. ‘청출어람’은 학문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제자가 스승을 넘어설 때 사용되기도 하는데, 권학(勸學)이란 학문을 힘써 배울 것을 권하는 뜻으로, 청출어람은 원래 학문과 관련된 말이지만, 만일 제자의 학문수준이 스승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아마도 이 세상은 발전이 없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이 만큼 발전한 것은 끊임없는 노력으로 ‘청출어람’한 많은 사람(제자)과 또 이를 기쁘게 받아 들였던 여러 스승이 있었기에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원래 ‘청출어람청어람(靑出於藍靑於藍)’이라고 해야 의미가 제대로 갖추어 진다고 하는데, 줄여서 청출어람, 출람지예(出藍之譽)라고 하며 더 줄여 출남(出藍)이라고도 한다. 비슷한 고사성어로, 얼음이 그 근본인 물보다 더 차다는 ‘빙한어수(氷寒於水)’가 있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