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남해하동 지역위원회와 남해지역운동연대회의가 1월 초부터 전국 순회를 다니고 있는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인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을 남해로 초청, 지난 25일 종합사회복지관 다목적홀에서 강연회를 가졌다.

눈이 많이 내리는 굳은 날씨속에서 펼쳐진 이 날 강연에는 노동자 국회의원이 과연 무슨 이야기를 할까 궁금해하는 군민들과 민주노동당 당원 40여명이 참석, '노동자 국회의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단 의원의 강연회 내용을 요약 정리해 싣는다.<편집자주>

단병호 의원의 강연 내용중 눈길을 끈 부분은 "갈수록 늘어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인해  경제가 불안해지고 있으며 앞으로 더 심각한 경제위기상황을 불러올 것"이란 주장이다.

단 의원은 "우리는 아이엠에프(IMF) 이후 줄곧 경제 살리기, 기업하기 좋은 나라에 매달려왔지만 결론적으로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비율이 '20대 80'에서 '10대 90'으로 더욱 벌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결국 임시 방편식 재벌 위주의 경제 정책이 수출을 늘리는 단기적 효과를 가져오긴 했으나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가볍게 한 탓에 결국 내수시장의 붕괴를 가져와 경제 위기를 심화시킬 것"이라 주장했다.

그는 이와 관련, "내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회 분배의 1차적 기능 역할을 하는 임금이 골고루 분배돼야 하는데 비정규직이 800만명에 달하는 현재의 저임금, 불안정 구조속에서는 결코 내수시장 활성화를 끌어낼 수 없다"고 강조하고 "이러한 사정인데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고용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파견업종을 26개에서 전업종으로 확대하는 정부의 비정규직 보호법안이 보수정당에 의해 통과될 처지에 놓여 있다"며 이를 막아내기 위해 진보정당과 노동자들이 연대해 보수정당을 압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단 의원은 올 해 정부의 기업위주 경제정책 강화와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한 법안 처리 시도, 기업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으로 노사정 갈등이 더욱 심각해 질 것으로 내다봤다.

단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연두 기자회견에서 강조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결국 노동자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고 정부에서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한 법안도 ■노동조합의 노사협의회로의 전환 ■파업시 대체근로제 도입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등 사실상 노동조합을 무력화하려는 것"이라며 이를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구조조정이 심화될 것이란 근거로 현대자동차서비스에서 6000명중 2000명을, 구미 코오롱에서 1400명 노동자중 690명을 해고하고 이를 비정규직으로 채울 계획이 있다는 사례를 들었다

그러나 단 의원은 "노동자들이 올 한 해 긴장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나 65만 민주노총 조합원, 1400만 노동자들이 있는 만큼 이들이 끌려가는 삶을 살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 만들어 가는 삶을 살 것인지 결정만 하면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며 노동자들의 단결을 강조했다.

이 밖에도 단 의원은 강연을 통해 "민주노동당이 국회 입성만 고민했지 입성 후 준비가 안된 탓에 시행착오를 많이 겪어 당원들과 국민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털어놓고 "그러나 현실적으로 10명의 의원으로는 국회를 개혁하기는 너무 힘들었다"며 "다음 선거에서는 비례대표를 확대하고 지역구 당선자들을 많이 배출해 반드시 교섭단체를 구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국회의원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권위적인데다가 오직 정치적 계산만 하고 있다"며 "결국 인적 청산을 통해 국회 개혁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중봉 기자 bagus10@hanmail.net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