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 지난 3일 중기청에 3년차 사업 중단 공문 발송

2년간 사업비 10억원 투입, 성과 없이 사업 종료

시장활성화 위한 ‘상인 및 지자체 의지’ 과제로 남아

월 열린 남해읍시장 선어경매 이벤트 모습

 

올해로 3년차를 맞는 남해읍전통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사업이 중단됐다.

남해군은 남해읍문광형시장 사업 포기를 알리는 공문을 최근 중소기업청에 전달했다. 이로서 지난 2014년 사업선정과 함께 시작된 남해읍문광형시장 사업은 3년 사업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2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이와 함께 남해군이 문광형시장 3년차 사업으로 추진하던 ‘마른고기’사업도 추진이 어렵게 됐다.

남해군청 지역경제팀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사업추진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성과가 없는데다가 사업을 계속 이어가려는 시장 상인들의 의지도 부족한 것으로 판단돼 문광형시장 3년차 사업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하고 “지난달 말경 시장 내 101개 점포 상인들을 대상으로 문광형시장 3년차 사업 추진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추진반대 의사를 표한 응답자가 압도적으로 많아 사업 중단을 최종결정했다”고 밝혔다.

군청 관계자에 따르면 시장 내 101개 점포주 가운데 설문응답자는 총 63명이었으며 이중 50명이 추진 반대, 13명이 추진 찬성의견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설문 결과에 따라 남해군은 지난 3일 경남지방중기청에 문광형시장사업 중단을 알리는 공문을 제출했으며 경남지방중기청에서는 중소기업청 본청에 이를 보고, 지난 5일 남해읍시장문화관광형시장사업 중단이 최종 결정됐다.

 

 

 

▲군, ‘상인의지 부족 및 성과 저조’ 이유

남해군의 문화관광형시장 사업 중도 포기는 전언한대로 가시적 사업 성과 부재와 상인들의 의지 부족이 주된 이유다. 관광객 유치를 통한 시장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문화관광형시장사업을 상인들에 대한 직접 지원으로 잘못 인식한데서 오는 괴리가 상인들이 문광형시장사업에 마음을 닫는 계기가 된 것이다.

남해군청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사업성과가 없고 상인들도 사업추진 의사가 전혀 없는 상태다. 도저히 3년차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현 상황을 단적으로 나타냈다. 이어 문광형시장 사업에 대한 행정의 의지를 묻는 기자 질문에 “남해군에서도 가능하면 3년간의 문화관광형시장사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마른고기 특화거리’사업안을 제시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으나 이마저도 기존 건어물상 상인들의 반발과 사업의 불확실성을 우려한 사업대상 상인들의 반대로 여의치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문화관광형시장사업의 당사자인 남해읍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시장을 살리기 위해 어렵게 시작한 사업을 중단하게 돼 아쉽다. 2년간 사업을 추진하며 여러모로 미진한 부분이 많았다. 상인 설문조사결과가 사업추진 반대로 나타났기 때문에 상인회는 이를 받아들인다”고 짧은 소감을 전했다.

이와 함께 복잡한 사업추진체계, 남해군과 육성사업단의 엇박자도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다. 육성사업단 측은 “2년간 사업을 추진하며 담당 팀장을 2~3차례 밖에 만나지 못했을 정도”라며 시장에 대한 남해군의 관심 부족을 토로했다.

그러나 육성사업단 역시 2년간 사업을 수행하며 상인들에게 사업 성격조차 제대로 인식시키지 못했을 정도로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는 없게 됐다.

복잡한 사업추진체계도 심각한 문제다. 중기청은 2014년 3월 남해읍문광형시장 사업선정 이후 부산부평깡통시장 홍보팀장을 역임한 조영혁 씨를 사업단장으로 선정, 사업추진을 일임했다. 그러나 7월에는 시작됐어야할 문광형시장 사업은 같은 해 7월 취임한 민선6기 박영일 군정의 업무파악을 이유로 9월에야 군수의 최종승인이 이뤄졌고 10월에 들어서 비로소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됐다. 1년차 사업이 단 3개월만 진행된 것이다.

2년차인 2015년도 마찬가지다. 1년차 사업정산과 2년차 사업 계획 수립 및 승인, 군 사업비 확보 협의 등 행정절차가 이어지며 6월 말에야 사업승인이 이뤄졌다. 이어진 여름 관광성수기에는 읍시장 내 모 점포에 화재가 발생, 9월까지 이를 수습해야했다. 이렇게 문화관광형시장 2년차 사업은 사업마감 3개월을 남긴 10월에 들어서야 시작할 수 있었다. 이렇듯 해당 연차사업 추진 시기가 촉박하다보니 소통이나 사업에 대한 관심을 독려할 수 있는 시간을 일실하고 매년 목전에 둔 사업추진에만 몰두하는 결과를 낳게 됐다.

 

 

 

▲관련사업 신청 시 감점 불이익, 잔여사업비도 반납해야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번 사업중단으로 인한 불이익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기청 관계자는 국비지원사업 중단으로 인한 불이익을 묻는 기자 질문에 “문화관광형시장 사업은 전통시장 경영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이번 사업 중단은 이후 남해읍시장이 기타 중기청 사업을 신청할 경우 감점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2년차 사업이 온전히 진행되지 못함에 따라 이미 확보한 예산 중 잔여예산을 반납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사업 2년 동안 확보·투입된 예산은 ICT융합사업, 자생력강화사업, 기반시설사업, 각종 이벤트행사, 사무실운영과 인건비 등 간접비를 포함해 총 10억원(1년차 3억6000만원, 2년차 6억4000만원)에 이른다. 그러나 2년차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면서 절반에 이르는 3억 여원이 불용예산으로 남게 됐다. 문광형시장사업이 국·군비 각 50% 매칭사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잔여 예산 또한 약 1억5000만원 씩 국비와 군비로 귀속된다. 최근 남해군이 국비확보를 위해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이미 확보한 국비예산도 쓰지 못하고 반납해야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남해군청 관계자는 “2015년 사업정산이 마무리되면 잔여예산 반납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며 “문광형시장 사업 중단은 아쉽지만 남해군은 올해 시장 아케이드 보수 및 환풍기설치 공사 등 시설현대화사업과 소화전, 비상알림판, 화재연기감지기 점검·보수 등 노후소방시설정비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적절한 사업계획안을 발굴에 이후에도 시장 지원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해읍시장 활성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득안고 시작된 남해읍전통시장문화관광형시장 사업은 이렇게 여러 가지 문제점만 드러낸 채 ‘실패한 사업’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문화관광형시장 사업 초기부터 여러 차례 기획기사와 관련기사를 생산하며 관심을 가졌던 본지로서도 적잖이 아쉬운 일이다. 남해군과 남해읍시장이 이번 사업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분석해 개선안을 마련하고 실천한다면 ‘읍시장 활성화’의 소망은 현실이 되겠지만 ‘내 몸에 맞지 않는 옷’ 정도로 인식한다면 시장 활성화는 앞으로도 요원한 꿈일 것이다.

한편 남해문광형시장 육성사업단은 이달 말까지 운영한 뒤 해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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