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농업과 농촌상황은 해가 지나갈수록 참담한 상태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가 이에 대한 고민하는 자세는 보이지 아니한다. 그 이유를 몇가지로 추측해 보면 첫째, 실망스러운 농촌과 농업의 변화의 흐름에 뽀족한 개선대책을 갖지 못하여 방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지며, 둘째, 정부가 FTA정책을 계속 추진해야만 하는 현실에 농촌과 농업의 비관적 현실을 부각시킴으로서 경제정책에 장애요인으로 적용할까봐 의도적으로 농촌문제를 부각하지 아니하는 것 같다. 셋째는 FTA로 인하여 농업투자에 많은 재정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그 지원 효과가 나타날 것이고, 전국적인 귀농과 귀촌의 증가 현상이 계속 나타나고 있으니, 다행으로 보는 희망 때문이 아닌가로 보아지며, 넷째 안일한 정부의 극단적 사고는 저가의 수입농산물을 소비시장에 공급하여 물가안정과 저소득층 가계에 안정을 줄 수 있다는 다수 소비자계층을 위한 정책효과가 된다는 점에서 현실의 농촌, 농업에 방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전술한 몇가지 가상에서 볼때, 우리나라 농촌과 농업의 급속한 사양적 흐름에 대한 입법부와 행정부의 안일한 자세에 분노를 느낀다. 법을 만들고, 그것으로 정책화해서 국민의 식량생산기지와 식량공급 안전의 토대를 견고하게 하는 제일선의 책임처가 입법부와 행정부에 있고, 각 지방자치기관에 있는 것이다. 비농업산업발전에 중점적 투자 정책을 치중하여, 농촌 젊은 노동력이 도시로 썰물 빠져 나가듯 빠져나가, 식량기지 농토는 날로 휴경지로 잡초가 우거지며, 노쇠한 남녀 농민이 마을과 농토를 지키려고 질병의 몸으로 혹사하여 "죽지 못해 일하는 모습", 먹고 살려고 애쓰는 몸" 으로 그날 그날을 싸워가던 그 어른들도 어언간 말없이 한사람씩 세상을 떠나가 버리니, 살고 있었던 집은 빈집으로, 소중한 농토는 잡초만 우거져가고 있다. 이런 서글픈 농촌의 현실이 전국 농촌의 일반적인 실태라 하겠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 농촌을 지금의 시점에 배부르게 먹고 있다는 국민들의 안도감이 미래의 우리의 안전과 삶을 위태롭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식량자급의 토대와 산업의 균형적발전, 좁은 국토의 균형적 활용, 인력의 분산적 삶이 절실한 대한민국의 자영여건을 무시한 정책은 인재(人災)가 이르킨 것이라 하겠다.
 이런 비관적 흐름가운데서 하나의 S마을의 현재 진행되어가고 있는 상태를 표본삼아, 그 마을이 앞으로 10년 후에 어떻게 나타날것인가를 분석해 본다. 하나의 마을의 사례이지만, 전국적 농촌의 실태와 유사상(像)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S마을의 해방 후의 총 농가호수는 58호였다. 지금은 그간 9호가 폐가 되어 없어졌다. 49호로 남아있다. 이 가운데 빈집은 24호로서 약 50%인 25호에만 사람이 살고 있다. 마을 인구 상태는 해방 후, 약 290명의 어린애나 어른이 고르게 섞여, 복작거리며 살아있는 모습, 생기찬 모습의 마을이였다. 지금은 최연소자 50대에서 최연고자 80대로 총 42명의 남녀가 살고 있다. (농가에 한함), 50대가 10명, 60대가 6명, 70대가 9명, 80세 이상이 17명이다. 80세 이상자는 건강상 농사를 못하고 집안에서만 거동하며, 병원출입을 일과 처럼하고 있다. 농사일을 하는사람은 25명이다. 이 현상이 10년후 인 2025년경에는 지금의 마을동향이 그대로 변화되어 간다고 가정했을때, 총 농가호수 49호 중에 빈집은 34호(69%)로 증가된다. 이 이유는 지금 80세 이상자가 90세 이상에서 100세까지 생존할 수 있는 건강상태가 아니라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2025년도 시점의 80세 이상은 9명, 70대는 6명, 60대는 10명으로서 농사할 수 있는 남녀 16명은 60~70대의 노쇠자의 몫이 되는 것이다. 마을총인구는 25명으로서 노인들만 사는 마을로 기록될 것이다.
 이런 10년 이후의 S마을의 서글픈 모습은 전국 70여개 군의 농촌과 소도시 변두리 농촌에서 유사한 현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다. 수도권(서울,경기도)과 6개의 대도시에만 인구가 밀집되어 땅값과 집값, 사회간접비용은 계속 상승하여 저 소득층의 삶은 고달퍼 질것이고, 농촌지역은 잡초와 잡목으로 우거져, 마치 폐쇄된 탄광촌처럼 될것 같은 우려를 하게 된다. 국회의원, 정부고관, 지자체 지도자들은 10년 앞을 예상하고, 농촌을 살리는데 늦으나마 생각과 노력을 다해야 무능한자 라는 불명예를 남기지 아니할 것이다.
 
논설위원 농학박사 강    태    경
전 계명대학교 사회과학대학학장
보물섬남해포럼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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