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연고 명문 학교체육 육성에 꾸준한 관심·투자 필요  
지난해 스포츠산업대상 ‘고양시’, 명문팀 유치 투자노력 눈길

남해군을 소개하고 홍보하는 대표 수식어로 ‘문화관광도시’와 ‘스포츠휴양도시’는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다. 특히 ‘스포츠휴양도시 남해군’은 ‘스포츠강군(强郡)’이란 용어로 함께 회자되며 남해군의 잘 갖춰진 스포츠시설 등 인프라와 함께 연상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이같은 인프라와 천혜의 자연조건 탓에 지난해 말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대한민국스포츠산업대상 지자체로 남해군이 선정돼 대내외적 위상을 거듭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스포츠 인프라 등 하드웨어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줄 소프트웨어, 즉 스포츠 인재양성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자신있게 답하기 힘들다는 것이 군내 체육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나마 엘리트 체육인재양성을 위해 학교엘리트체육으로 축구, 유도, 탁구, 육상, 복싱종목을 운영해 오고 있지만 과거의 명성만큼 빛을 내지는 못하고 인재육성을 위한 대내외적 환경을 더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특히 남해군의 체육시설과 인적 인프라 중 가장 탄탄한 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온 축구 종목에서도 최근 지역에 연고를 둔 축구부가 해체되는 과정을 거치며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이어지는 엘리트 육성코스마저 붕괴돼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특히 인재육성 순환 사이클이 부서지기 까지는 남해군의 지리적 여건도 한계로 지적되지만 학교 단위의 엘리트 체육 기반 육성에 대한 장기적계획과 비전없이 학교 유지를 위한 학생수 확보 등 단편적이고 근시안적인 대안 차원에서 접근해 수년전부터 엘리트 육성기반 붕괴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져 왔다.
지난 2000년 초, 폐교 위기에 있었던 군내 A중학교는 학교체육을 통한 스포츠인재양성과 학교를 살리기 위해 축구부를 운영해 왔고, 당시 목적으로 삼았던 학교 살리기와 인재양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인근 시·군에서 지역내 학교 엘리트체육보다 더 체계적인 전문 클럽들이 지역기업 또는 행정 지원 속에서 성장했고 반면 남해군은 이같은 지원체계가 허술하다보니 확보했던 엘리트체육 인재들조차 역내에 붙잡지 못하고 외지로 유출, 결국 A학교 축구부는 2013년 문을 닫아야 했다.
최근 B중학교에서도 축구부를 운영하며 다시 스포츠인재양성에 불씨를 살리나 했으나 A중학교와 비슷한 문제와 더불어 교육 당국과 학교 체육부 사이의 소통부족에 따른 이견을 좁히지 못해 창단 2년도 못돼 해체되고 말았다.
그나마 유소년축구의 시작으로 남해초등학교 축구부가 운영되고 있지만 잘 키운 인재조차도 역내에 잡아 두지 못하고 관외로 보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반대로 관외 체육인재를 유입시키기에도 시설인프라는 잘 갖춰져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재정적 기반이 열악한 현실이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악순환을 풀고 장기적으로 군내 스포츠인재 양성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행정·재정적 꾸준한 지원을 통한 지역 연고의 스포츠명문클럽 운영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남해초등학교 축구부 박진희 감독은 “좋은 팀을 만들어 지역에서 좋은 선수들을 키워내기 위해서는 훈련을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두는 것이라 생각 한다”고 말한 뒤, “좋은 환경이란 지도자, 선수들이 마음 놓고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으로 대부분의 학교 축구부는 학부모의 수익자부담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여기에 행정적 예산이 지원되어 학부모의 부담이 줄어든다면 우수한 지도자와 선수들은 지역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박 감독은 “장기적으로는 학교와 인원 수급문제 등 학교엘리트체육의 한계를 넘어 독립된 지역연고의 클럽운영으로 지역인재들이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며 “인근 군 지역인 하동과 합천은 현재 지역사회 및 행정의 예산을 지원받아 지역클럽을 운영하고 미래를 위해 준비해 나가고 있다”며 덧붙여 설명했다.
또 해성고등학교 축구부 김두선 코치도 “지역여건 상 어려운 일이겠지만 충분한 재정적 지원이 있다면 우수한 선수를 영입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며 “전국의 유소년 축구를 육성하는 지도자라면 십분 공감할 내용이겠지만 남해는 섬의 특성상 지도자와 선수들이 꺼리는 지역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불편함을 극복할 만큼의 훈련 환경에 대한 지원이 있다면 선수들은 찾아 올 것이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명품 스포츠산업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스포츠 인프라구축은 물론 인재육성이란 소프트웨어 개발의 중요성과 지역연고 클럽의 필요성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11월 남해군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한 스포츠산업대상을 수상한 경기도 고양시의 경우 남해군과 유사한 점은 ‘가족 스포츠도시’란 슬로건으로 2012년 47개에 불과하던 공공체육시설을 2014년까지 117개까지 늘리고 고양스포츠타운을 조성해 다양한 스포츠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극명하게 눈에 띄는 고양시와 남해군의 차이는 고양시가 K리그 챌린지 ‘고양 HiFC’와 야구단 NC 2군인 ‘고양 다이노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 등 3개 연고구단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60억여원을 행정적 지원을 유지하는 등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와 자연스레 지역이미지를 구축하고 이에 따른 직간접 홍보효과, 지역내 스포츠관광 및 연관산업으로 발전시켜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점이다.
남해군도 이번 스포츠산업대상에 맞춰 올해도 보물섬 잔디 유통, 전국대회유치, 전국 실업 및 프로팀의 전지훈련지 유치 등의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으나 지역내 체육인력 육성 등 인적 기반 양성 움직임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분명 지리적 한계와 시와 군 지역의 재정자립도 격차 등 비교불가한 점은 있으나 남해군이 지난 십 수년간 스포츠휴양도시와 스포츠강군이란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쏟은 예산과 노력이 더욱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인재 육성 등 인적자원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과 의지 피력은 잇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새가 날개 하나로만 날 수 없듯이 하드웨어 인프라만 갖고는 남해군의 스포츠산업이 비상(飛上)하기는 힘들다.
/김인규 기자 kig2486@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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