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일 군수와 김언석 비서실장 등 남해군 공직 최상층부를 겨냥한 폭로사건은 폭로 당사자인 J씨와 P씨가 ‘거짓폭로’라고 밝히면서 사태가 일단락 되는 모양새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한 파장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본지도 지난 11일 이들이 밝힌 충격적인 폭로사건 이후 이들이 주장한 폭로 내용에 대한 사실 확인부터 폭로배경을 분석하기 위한 취재에 바로 착수했으나 지난주 이들의 폭로내용을 사실로 볼 만한 근거가 희박해 ‘신속한 보도’보다는 ‘정확한 보도’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판단, 2주간에 걸쳐 이들의 폭로내용을 다방면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밟아 왔다.
본지는 지난 11일 폭로당사자 J씨와 P씨의 최초 폭로내용부터 이튿날 이어진 추가 확인취재 과정에서 확인한 이들의 주장, 이들 폭로에 대한 김언석 비서실장의 해명에 이어 바로 이어진 이들의 폭로 번복 과정, 지난 20일 J씨와 P씨가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자처해 자신들의 주장이 거짓이었음을 최종 확인해 준 일련의 전 과정을 지면에 상세히 보도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본지는 공식적인 기자회견 외 나머지 취재과정에서는 J씨와 P씨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녹취는 존재하지 않으며 취재 윤리를 지키는 차원에서 동의가 있었던 20일 기자회견 당시의 녹취파일만 보관하고 있다. 기타 취재과정에서 이들을 통해 확인한 내용은 취재 이후 메모를 통해 보관하고 있음을 밝혀둔다. 또 이들의 자신들의 폭로내용을 전면 번복한 상황에서 최초 폭로 당시 언급된 민간인과 특정인에 대한 신원은 본지 보도의 핵심적인 논리와는 부합되지 않는 점을 감안, 이들의 인격권 보호차원에서 본지에 신원공개를 요청하고 해명을 부탁해 온 일부 인사를 제외한 나머지 특정인에 대해서는 보도에서 언급치 않기로 결정한 점도 독자의 양해를 부탁드린다.

▲J씨와 P씨의 11일 폭로내용은…
박영일 군수와 김언석 비서실장 등을 향한 폭로극의 시작은 지난 11일 오후 1시경 군청 비서실에서 시작됐다.
군수와 비서실장을 타켓으로 한 폭로극의 주인공은 J씨와 P씨로, J씨는 군내에서 건축폐기물 처리와 철거업 등을 하는 N건설 대표이고 P씨는 지난해 7월에 있었던 남해군 하반기 정기인사 이후 제기된 인사비리의혹에 개입된 혐의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이다.
본지 취재기자가 이 사안에 접근하기 전 이들은 11일 낮 12시 40분경 최초 군수 비서실을 찾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11일 오후 1시25분경 모 지역신문 기자 2명과 군청 브리핑룸으로 들어와 실로 믿기힘든 내용을 폭로했으며 이들이 주장한 내용을 요약하면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정리된다.
먼저 지난해 7월 단행된 남해군 하반기 정기인사 이후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인사비리의혹은 사실이며 이 과정에 “자신들이 개입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현재 검찰조사가 진행 중인 남해군 하반기 정기인사를 앞두고 군청 공무원 S씨의 부인과 처제가 또다른 관련자 K씨를 거쳐 폭로당사자인 P씨에게 3천만원을 전했고 P씨는 11일 폭로 당시 “이 돈은 김언석 비서실장에게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P씨는 폭로 이튿날인 12일 본지가 이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와 구체적 정황을 확인하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도 동일한 내용을 일관되게 주장했으며, “이 내용은 검찰에서도 이미 알고 있고 자신이 검찰에 진술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둘째 이들이 주장한 내용은 군내 특정인사들의 실명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2명에 대해서는 비서실장과 비서실장 부친 지시로 특정인을 미행해 왔고 군수와 관련해 불편한 관계에 있는 특정인들을 찾아가 협박했다는 내용이다. 일부 특정인사에 대해서는 “군수가 폭력을 사주하기도 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들이 언급한 민간인은 모두 6명으로 이중에는 현직 군의원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행한 다수의 불법행위에 대해 “이같은 지시는 군수가 절반정도 지시했고, 나머지 절반정도는 ‘상왕군수(김언석 비서실장의 부친)’이 지시했으며 비서실장이 시킨 일은 2~3건 정도”라고 말했다.
셋째 J씨와 P씨가 폭로한 내용 중에는 김언석 비서실장과 관련된 내용으로 이들은 철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J씨가 낙찰받은 이동면 화계지구 신규마을 조성사업 건물철거공사가 비서실장과 특정공무원이 의도적으로 방해해 공사가 정상적으로 추진되지 않고 있고 이로 인해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들은 지난 11일 비서실을 찾아 이같은 내용을 전달하고 또 앞서 언급한 (군수, 비서실장 부친, 비서실장이 지시했다고 주장한) 불법적인 행위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비 등을 요구하기 위해 비서실장을 만났는데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사전에 약속한 군수와의 면담도 이뤄지지 않은 채 문전박대 당하는 것에 자존심이 상해 모든 것을 폭로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또 이 과정에서 이들은 “비서실장이 특정업체로부터 차량을 상납받고 고급소파를 업자로부터 제공받는 등 비리를 저지르고 있으며 주 2~3회 가량 룸싸롱에서 접대를 받고 있다”고도 했다. <이번호 4면 김언석 비서실장 해명 관련 기사 참조>
이후 J씨는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경 김언석 비서실장이 군청 행정망을 통해 이들 주장을 반박하는 해명성 글을 게시한 뒤 본지 기자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만남에서 “지난 11일 폭로했던 내용은 모두 거짓이다. 자신은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고 자신들의 폭로내용이 거짓이라는 것을 밝히고 정상적인 심리상태에서 나온 폭로가 아니라는 점을 뒷받침 하기 위해 진주 소재 병원에 진단서를 발부하러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J씨와 P씨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자신들이 일련의 폭로를 결심하게 된 것은 “군수의 관심을 끌어 사업을 좀 더 따보려 했던 목적이었다”고 말해 자신들의 폭로가 미친 사회적 파장을 고려치 않은 비상식적인 발언으로 참석한 기자들과 관계자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이들은 앞서 11일 지역언론 기자들을 상대로 한 폭로과정에서도 “이 내용을 기사화 할 거면 우리에게 사전에 보여주고 실어라. 내 주장이 왜곡됐거나 조금이라도 우리 의도랑 다르게 표현된 기사가 나온다면 바로 ‘미친 X이 약 먹고 헛소리 했다’고 말한 내용을 부인해 버릴 수 있다”고 말한 바 있고 실제 이들은 이 마지막 말대로 자신들의 발언을 전면 번복, 자신들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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