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했던 2주였다. 마치 최근 흥행한 영화 ‘내부자들’의 실사판에 버금가는 듯한 내용을 쫓는 일은 단순히 영화를 관람하는 것과는 달랐다. 취재를 거듭할수록 사실을 넘어 진실이 궁금했고 지금 이 칼럼을 쓰는 순간도 폭로당사자 J씨와 P씨가 말한 ‘1%의 진실’을 찾아내지 못하고 성급하게 이들의 폭로내용이 ‘거짓’이라는 이들의 말에 또 속아 넘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르면 기자로서 미치도록 두렵고 무섭다.
먼저 독자와 군민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할 듯 하다. 사실 이번주 상당 지면을 할애한 보도들은 이미 군민 다수가 소문 또는 본지를 제외한 지역신문 보도, SNS 등을 통해 접했을 내용이다. 처음 사건이 있었던 날이 지난 11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번호 본지 취재과정을 쭉 탐독하신 독자라면 이해하실 수 있겠지만 지난 11일 이들 J씨와 P씨의 폭로 이후 지난 주 임박한 마감까지 솔직히 필자는 이들의 폭로내용을 신뢰할 만한 그 어떤 정보에도 접근하지 못했다.
솔직히 ‘신속한 보도’보다는 ‘정확한 보도’가 우선돼야 할 사안이라고 판단, 지난주 보도에서는 관련내용을 모두 배제했다.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군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신속하게 알리는 것도 언론의 중요한 역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11일 이후 미친 듯이 궁금했던 사실 넘어의 진실을 쫓는 과정에서 단호히 속보성은 배제하기로 했다.
무던히도 다퉈대는 내적 갈등 속에서 다행스럽게도 사태는 폭로당사자들이 자신의 폭로내용이 모두 거짓이었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이후 추가취재를 통해 습득된 정보를 통해 이번주 부족하지만 보도논점을 정하고 기사를 작성하면서도 서두에 밝힌 것과 같이 ‘1%의 진실’이 혹여 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무서움은 여전하다.
‘팩트(사실)’ 하나를 엮어 ‘추리’와 ‘소문’을 결합해 하나의 잘 짜인 각본을 짠 이들 폭로당사자들이 또다시 새로운 그림을 그려 언론을 활용하려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에 지난 며칠은 악몽을 꾸기도 했다. 실제 타 지역신문이 이번 폭로전과 관련해 실시간에 가까울 정도로 인터넷판을 통한 이례적 보도를 이어오고 있고 이로 인해 본지로 답지하는 독자들의 항의와 때로는 불필요한 오해 탓에도 초조한 심정은 계속 됐다.
결과는 취재된 내용에 충실해 신속한 보도를 버리고 정확한 보도에 집중하자는 나름의 결단이 맞아 떨어지긴 했지만 이번 사태를 접한 뒷맛은 씁쓸하기 짝이 없다.
영화소재로 활용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세간의 흥미를 끌어당기기 좋은 소재임에는 분명하지만 이같은 허무맹랑한 ‘팩션’이 지역사회를 이렇게 흔들어 놓을 수 있는가 하는 점에서 우리 사회가 과연 정상적인 사회인가 반문케 했다.
더 이상 이같은 루머로 인한 지역내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조속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가 있어야 한다. 또 박영일 군수도 이번 일에 대해서 막연히 소문이라고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이같은 루머에 흔들리고 혹여 감춰진 진실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군민들에게 확실히 선을 그어줘야 한다.
거듭 이같은 지역내 혼란을 막기 위한 첩경을 빠른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번 거짓폭로극 속에서 99%의 거짓임에도 상당한 군민들이 사실로 인식하고 현혹됐던 지점들을 가려내 지역사회를 정상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함께 모색해야 한다.
시끄러운 사안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편집국장의 판단에 신뢰를 보내준 동료기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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