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 벽두부터 전국의 극장가는 ‘내부자들’의 감독판을 보려는 팬들로 극장마다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영화 ‘내부자들’의 주인공 이병헌 씨의 대사 중 이런 대사가 있다.
“모히토에서 몰디브나 한잔해”. 뭔가 앞뒤가 잘 맞지 않다.
최근 남해군의 귀농귀촌 정책과 인허가 처리 과정을 보니 이 대사가 떠올랐다. 남해군은 인허가 부분에서 전국 지자체 중 가장 까다롭기로 알려져 있다.
인허가 문제로 남해군청을 찾는 사람들 입에서 볼멘 소리가 나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허가를 받기 위해 민원을 접수했던 사람들은 “남해가 인허가 받기 제일 까다롭고 힘들다”고 말한다.
인허가 업무에 있어 관련법규나 규정은 기계적으로 적용하는게 아니라 현장 상황에 맞춰 어느 정도 재량권을 발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남해군의 인허가 문제에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담당공무원들이 관련 규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데 있어 다른 시군에 비해 너무 기계적이고 까다롭다”는 불만과 “남해군 조례가 다른 시군에 비해 까다롭게 규정돼 있다”는 것으로 나뉜다. 최근에는 인허가 부서에 민원을 접수했던 한 군민에게 담당공무원이 비아냥 거리는 말을 해 고성이 오가는 일들도 있었다.
인허가 업무 중 생긴 일례를 통해 이같은 오류를 살펴보자.
한 투자자가 남해의 빼어난 경관에 반해 바다가 보이는 곳에 임야 300평 부지를 매입해 집을 짓고 텃밭을 만들어 전원생활을 하려고 남해군청에 인허가를 신청한다. 신청 후 공사에 들어가기 위해선 해당부지에 대해 실제로 차량운행이 가능한 포장도로가 나 있어도 지적도 상에 도로로 표시가 돼 있지 않으면 그 도로가 지나는 모든 땅 주인들의 인감과 동의서를 빠짐없이 다 받아야 한다. 지주가 사망했으면 상속인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찾아서 인감과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
이처럼 도로에 관한 인감과 동의서가 100% 다 되었다 하더라도 또 하나의 고비가 남아 있다. ‘입목본수도’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입목본수도’란 ‘해당 부지에 나무가 몇 그루가 서 있느냐’는 것인데 한 그루도 빠짐없이 세어보고 군에 보고가 되면 허가여부를 결정한다.
인허가와 관련된 불만들은 곧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장애요소들이다.
남해가 도약하기 위해선 군수와 공무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노력해 많은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최선이고, 다음으로 많은 투자자를 불러들이는 것이다. 지역발전을 위해 투자를 유발하고, 사업을 하도록 정책을 펴야 하는데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대다수 민원인이 지치거나 포기하니 어떻게 도약하는 남해가 되겠는가.
현재 다른 곳의 지자체들은 투자자를 모으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시장과 군수들은 기업을 방문해 투자를 유발하고, 인허가 문제 등 행정상 문제들은 원스톱 처리를 통해 상생을 공모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남해군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남해군도 현실에 맞지 않는 인허가 관련법과 절차는 과감하게 수정하고 보완해야한다. 이는 보물섬 남해군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 남해군의 발전을 고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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