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월경 주탑공사 마무리, 케이블가설 등 핵심공정 진행 계획
설계 단계부터 학계·건설업계 등 국내외의 관심·이목 집중

2015년 을미년 한 해가 저물고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밝았다.
특히 올해는 신정과 주말이 3일 연휴로 이어지면서 보물섬 남해를 찾는 관광객들과 고향을 찾는 향우들의 발길도 눈에 띄게 늘었다. 남해의 주관문이 남해대교에 들어서자 노량해협 양측으로 우뚝 솟은 높이 148.5m의 제2남해대교 주탑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주탑의 형상이 눈에 들자 제2남해대교 완공시점을 묻는 전화와 올해 추진되는 주요 공정에 대한 군민과 향우들의 궁금증도 함께 늘어나는 모양이다. 부쩍 <남해신문>에 이에 대한 취재 요청을 해오는 사례가 늘고 있는 상황. <남해신문>은 이번호와 다음호 2회에 걸쳐 제2남해대교 건설공사의 개요와 추진상황 등을 점검해 보는 기사를 연재한다. 취재에 도움을 준 GS건설 문남규 현장소장과 김형운 현수교팀장, 남해군 건설교통과 박휘태, 신동평 주무관 등 관계자 모두에게 지면을 빌어 고마움을 전한다.
▲새해 벽두에도 망치질 소리 끊이지 않는 제2남해대교 현장
3일간 이어진 신정연휴에도 제2남해대교 건설현장은 각종 공사장비가 돌아가는 소리가 가득 했다. 148.5m의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는 주탑이 서서히 제 모양새를 갖추자 이제야 제2남해대교 건설이 가시권에 접어들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제2남해대교 건설공사는 남해군 고현면과 하동IC간 국도 19호선 국도건설공사 총 4개 구간 중 2공구 현장에 속한다. 관계자들은 이 구간의 공사시행을 GS건설이 담당하고 있어 소위 GS구간이라고 부른다. 사업대상지는 남해군 설천면 덕신마을부터 하동군 금남면 노량리까지이며 국도 19호선 건설공사의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제2남해대교를 포함해 소교량 4개소 등 총 5개의 다리가 건설되고 497m 연장의 노량터널, 월곡, 노량, 하동 미법교차로 등 3개소의 입체교차로 등이 공사개요에 반영돼 있다. 총 연장 3.1km, 총 사업비는 무려 2,469억여원이 소요되는 대규모 건설사업이다.
지난해까지 이미 1m113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소위 GS구간 공사 중 올해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공정이 진행될 계획이라는 것이 GS건설 김형운 현수교팀장의 설명이다. 지난 2009년 첫 삽을 뜬 후 지난해까지 현수교 교량의 핵심시설인 케이블의 하중을 지지할 앵커리지 공사와 주탑 공사가 추진돼 왔다. 앵커리지 공사와 주탑공사 진척은 하동쪽이 지난 연말 거의 최종공정에 다다라 마무리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공사 추진과정에서 인근 마을과 인접한 탓에 발생한 각종 민원으로 인해 남해쪽 앵커리지와 주탑공사 진척율은 하동에 비해 조금 더뎌지긴 했으나 올해 3월말, 4월초 즈음이면 남해쪽 시설 공사도 마무리될 계획이다. 김 팀장 설명에 따르면 “앵커리지와 주탑 공사가 마무리되면 올해 상반기부터 케이블 가설 공사가 진행되고 빠르면 내년초 상판(보강거더) 연결공사가 진행되는 등 군민들이 더욱 체감할수 있는 공사 진척율을 볼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야기가 있는 교량 설계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제2남해대교는 숨어있는 뒷이야기가 참 많은 다리다.
1973년 남해 노량과 하동 노량을 잇는 남해대교에 군민 누구나 하나씩 추억거리 하나씩을 안고 있는 것처럼 제2남해대교도 교량 설계에서부터 노량의 오랜 역사와 현재의 이야기거리를 담고 있다.
우선 제2남해대교 건설공사는 남해안 관광벨트의 중간지점에 위치해 있어 제2남해대교가 건설되면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내륙의 지리산 국립공원을 연결하는 관광축을 형성하고 남해로 들어오는 또다른 관문인 창선-삼찬포대교와 더불어 증가하는 경남서부권 관광수요 등 물동량 증가에 대처할 수 있다는 정책적 배경이 내포돼 있다. 같은 맥락에서 사업효과를 살펴보면 일단 남해군 관광산업 발전에 있어 늘 한계로 지목됐던 접근성이 현저히 개선돼 운행거리가 4km 단축되고 현행 2차로에서 4차로로 확장되면서 통행시간은 10분가량 단축되는 효과가 있다.
GS건설은 제2남해대교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좀 더 많은 이야기거리들을 담았다.
가장 기자의 귀를 솔깃하게 했던 대목은 2016년 오늘 이뤄진 제2남해대교의 이야기에 400년전의 노량해전이 담겨있는 것이다. GS건설은 임진왜란 해전사에서 마지막 전투가 됐던 이순신 장군과 노량해전의 역사를 교량 형상에 반영했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적인 점이 바로 경사주탑이다. 노량해협 남북으로 148.5m 높이의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는 주탑은 기존 남해대교의 주탑과 비교해 보면 형태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볼 수 있다. 남북의 주탑이 각각 서있는 위치에서 8도 가량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는 것.
GS건설의 설명에 따르면 이순신 장군의 해전 진법 중 가장 잘 알려진 학익진을 모티브로 학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형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고 또 당시 왜군에 밀려 백척간두에 서 있던 조선을 지켜낸 활의 원리를 차용해 이를 건축공학적으로 풀어낸 것이 지금 제2남해대교 주탑에 숨어있는 이야기다.
▲세계가 주목하는 제2남해대교 건설현장
경사주탑은 이같은 상징적 이야기거리 외에도 착공 당시부터 세계 최초의 타정식 현수교로 건설될 예정이어서 주목을 끈 바 있다.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재도 학계는 물론 건설업계의 방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지난해 11월에는 세계적으로도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영국의 교량전문저널 ‘브릿지(Bridge)'誌가 제2남해대교 건설공사를 소개할 정도로 첨단의 교량 가설 기술이 접목돼 있다.
총 교량연장 990m에 주탑간 간격만 890m에 달하는 대규모 교량공사라는 점만으로도 대외적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지만 제2남해대교는 기존 남해대교가 건설된 방식과는 달리 주탑이 해상에 자리잡은 것이 아니라 모두 육상에 지어져 교량건설과정에서 유발될 수 있는 해상오염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해결했다. 또 기존 남해대교의 주탑에서 보듯 알파벳 H자 모양의 강재주탑의 경우 교량의 중앙부인 주경간과 주탑에서 육지의 앵커리지로 연결된 측경간에 설치되는 케이블의 하중 분산이 달라 케이블 하중을 지탱하는 앵커리지 규모가 커질 수 밖에 없는데 제2남해대교는 경사주탑을 설계에 반영해 주경간과 측경간의 케이블이 버티는 하중을 고르게 분산시켜 앵커리지 규모는 축소시키고 교량의 구조적 안정성은 보강됐다. 제2남해대교의 주케이블 무게를 지탱하는 앵커리지는 중력식 방식으로 암반상태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이 앵커리지 공법은 남해군과 우호교류의 연을 맺고 있는 일본 효고현 아와지시마에 있는 아카시대교에도 적용된 공법이다. 제2남해대교의 핵심설계컨셉 중 마지막은 케이블의 3차원 배치로 주탑 사이 교량부에 연결되는 주케이블의 모양이 주탑에서는 좁았다 중앙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3차원으로 배치됐다는 점이다. 교량 위에서 보면 주케이블의 선형이 럭비공의 타원형을 닮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또 제2남해대교가 개통된 뒤 다리를 지나는 이들의 시선으로 보면 주케이블과 상판(보강거더)를 연결하는 행어케이블이 삼각형 모양으로 보여 교량의 경관미를 더욱 유려하게 하고 바람의 영향을 적게 받아 교량의 안정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다음 호에 계속>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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