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는 한자어로 ‘겉으로는 제법 비슷하나 속은 완전히 다른 사물이나 사람’을 말하며, 사실과 전혀 다른 가짜를 가리킬 때 쓰는 단어이다. 맹자(孟子)의 진심편(盡心篇)과 논어(論語)의 양화편(陽貨篇)에 나오는 성어다. ‘사이비’와 비슷한 말로 ‘사시이비(似是而非)’가 있다.
공자 말씀에 ‘세속에 아첨하는 자는 적을 해친다’(鄕原 德之賊也, 향원 덕지적야)라는 구절이 있다. 향원이라는 말은 사이비의 거짓된 군자(君子)라는 뜻이고, 덕지적야는 덕을 해치는 사람이라고 했다. 맹자의 제자 만장(萬章)이 “덕을 해치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신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맹자는 “그를 꼬집어서 비난하려 해도 들춰서 비난할 것이 없고, 그를 공격하려 해도 공격할 구실이 없으나, 세상 풍속에 아첨하여 동조하고 더러운 세상에 합류하여 집에 있으면 마치 성실하고 신의가 있는 것 같고, 나아가 행하면 마치 청렴결백한 것 같아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고 스스로도 옳다고 생각하지마는 그런 사람과는 함께 올바른 도(道)에는 들어 갈 수 없기 때문에 덕(德)을 해치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나는 사이비한 것을 미워한다. 향원을 미워하는 것은 그들이 덕을 혼란시킬까 두려워서이다. 원래 향원이란, 여러 사람들에게 젊잖게 행동하여, 누구에게나 훌륭한 선비라는 평을 듣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마음의 본성까지 인의(仁義)에 뿌리박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처세술에 능한 사이비 군자인 것이다. 그러므로 덕을 해치는 것이라 말했고, 말을 잘하는 자를 미워하는 것은 정의를 혼란케 하기 때문이며, 정(鄭)나라 음악을 싫어하는 것은, 그것이 아악(雅樂)과 비슷해서 올바른 음악을 혼란시키기 때문이다. 군자란 도덕의 근본이치를 반복 실천할 따름이고 세상에 아첨하는 법은 없다. 올바른 길을 행하면 민중들도 따라온다. 그렇게 되면 세상의 사악(邪惡)도 없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유래한 고사성어가 사이비자이다. 겉으론 옳은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그런 사람을 일컫는 것으로, 겉은 제법 비슷하나 속이 전혀 다른 사람을 말한다.
흔히 ‘사이비종교’, ‘사이비언론’이라 하는데, 사이비 종교는 성경적·교리적으로 잘못된 신앙운동, 엄격히 말하면 특정 종교를 빙자한 유사한 종교집단으로 법적이나 종교적 차원에서 법에 빗나갔을 때, ‘사이비종교’ 또는 ‘유사종교’라고 한다. ‘사이비언론’은 언론사가 경영도 부실하고 임금까지 체불하면서 폐간도 하지 않으면서, 사주가 개인용도로 착복하고 엉터리운영하고 있다면 사이비언론에 속한다고 한다. 어쩜 가짜와 진짜가 혼재된 세상에 살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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