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가 크고 작은 일로 시끌벅적한 가운데 또 다른 곳에서는 희망의 싹을 틔우기 위한 작은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지난여름 개소한 국민체육센터 내에 설치된 더조은카페가 석 달여의 운영을 거치고 지난주 오픈식을 가지게 된 것이다. 더조은카페는 남해군이 중증장애인, 어르신, 다문화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국민체육센터내에 설치한 것으로 남해군장애인연합회가 중증장애인, 다문화 여성을 고용하여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복지에서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 직업재활이라고 할 수 있다. 장애인뿐이겠는가?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일을 가진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요즘처럼 피부에 와 닿은 적이 있을는지 모르겠다. 글로벌 경제 여건 악화로 청년층의 실업문제가 심각해 매일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만들 정도이니 장애인들의 실업문제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심각성을 넘어 위험 수준이다. 이에 따른 소득 창출 불균형으로 중증장애인들은 더더욱 빈곤의 악순환의 고리에서 빠져 나오기 힘들 것이고 사회와의 단절도 심화되어 사회문제화 될 것은 자명하다.
우리 지역 중증장애인들 또한 대부분이 실업상태에 처해 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공공일자리 창출 그리고 사회복지시설 및 단체에서 운영 중인 직업재활시설 외에는 중증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는 없는 상황이다. 설령 있다 하더라도 일자리도 부족하거니와 대부분이 특정 유형의 장애인만을 위한 단순노동의 일자리가 많아 다양한 장애인들의 욕구를 충족하기에는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행정의 적극적인 지지 속에 지역장애인들의 작은 희망을 담아 더조은카페가 남해군 공공기관에 설치되어 그 첫걸음을 내딛었다. 더조은카페가 가지는 의미가 많겠지만 먼저 기존 특정 대상과 대규모 예산투입 위주의 사업에서 탈피하여 공공기관을 활용한 소규모로 지역주민과 공감하는 지역사회 친화적 사업장으로의 변화이다. 충남도청, 대전시청, 세종시청 등 다른 지자체에서는 공공기관이나 시설내에 중증장애인들이 운영하는 카페를 설치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 왔지만 경남지역에서는 남해군이 새로운 변화의 첫걸음을 시작한 것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그리고 더조은카페는 커피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집에서 생산하고 있는 천연비누와 가온누리에서 생산하는 흑마늘 제품까지 전시 판매하고 있어 지역사회와 장애인단체, 시설의 연계고리 역할까지 하고 있다. 또한 많은 지역주민이 이용하는 공공기관에 비장애인과 장애인, 다문화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이 함께함으로써 지역주민과 근로자, 근로자 상호간의 이해도 증진 및 인식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며 지역 중증장애인들에게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동기부여뿐만 아니라 새로운 도전에 대한 활로가 될 것으로 본다.
이 사업의 성공 여부를 떠나 지역사회에서 장애인 직업재활의 새로운 모델로 정착되길 바라며 중증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지역사회 친화적 사업 개발을 위해 행정, 관련 단체, 지역사회가 함께 노력해 주길 바란다.
더조은카페가 따뜻한 차 한잔을 통해 서로에 대해 공감하고 정을 나누며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남해군민의 약속의 공간으로 발전하길 바라며 지역 중증장애인들이 직업을 가지고 탈시설과 탈수급을 통한 자립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신 관계자님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더조은카페가 지역사회에서 장애인복지의 새로운 장을 여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
/장홍이 전 남해군장애인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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