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 투쟁보다 지역현안 챙길 것"

한국농민총연합회(이하 한농연)는 농업을 지키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봄까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비준거부투쟁과 농협개혁운동, 쌀추가개방반대투쟁 등 농민운동을 벌여 왔다.
한농연 등 농민단체의 이러한 투쟁은 정부의 119조농업농촌종합대책을 이끌어 내는 등 농권수호와 농민권익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유연하지만 원칙에 입각한 농민운동을 표방하며 농민운동을 펼쳐온 한농연 소속 남해군연합회를 이끌 회장이 새롭게 선출됐다. 이에 본지는 한농연남해군연합회 제13대 박삼준 회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본다.<편집자주>

1984년 농업인후계자로 한농연과 인연을 맺었다는 박삼준 회장(44ㆍ설천)은 지난 28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농협통합문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소감은.

= 대내외적으로 농업환경이 어려운 시기에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 한농연남해군연합회의 방향은.

= 기본적으로 대정부투쟁보다 지역농가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지역농업 현안문제를 중점적으로 챙겨 나갈 것이다.
중앙단위의 투쟁은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선택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지역농업 현안문제는.

= 지역농협이 실질적인 경제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이다.
자본력과 유통 관련 전문인력이 부족한 지금의 농협 체제로는 수입농산물과 규모화로 무장한 타지역 농협의 농산물과 경쟁에서 밀려 날 수밖에 없다.
또 조합원의 급속한 고령화로 구매력과 생산력이 날로 저하되고 있어 몇 년 안에는 농협이 자연적으로 문을 닫는 일이 발생할 것이다. 그때 지역농협의 경쟁력을 부르짖는다면 너무 늦다.
결국 조합이 무너지면 피해는 농가에게 돌아 올 수밖에 없다.
시장경제에 대응할 수 있는 규모화된 통합농협을 지금부터 준비해 나가야 한다.

■통합농협 어떻게 만들 것인가.

= 우선 지역농민과 농협직원, 그리고 조합장들에게 이 문제를 공론화시킬 것이다. 또한 공론화 과정을 통해 통합농협 탄생의 장단점을 분석하는 한편, 통합농협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다.
이러한 공론화 과정은 농민이익과 남해농업의 경쟁력이 우선 되어야 하며, 개인적 이익이나 명예에 집착된 공론화여서는 안된다.
지금의 농업현실은 극복하고 지역농업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하다.     
농협에 종사하는 전국 조합장들의 평균연봉은 5700만원에서 8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판공비를 포함해 1년에 실제로 사용하는 금액은 1억5000만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통합농협에 농협중앙회가 막대한 무이자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농협이 통합되면 막대한 운영자금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농가가 필요로 하는 사업에 투자해야 한다.

■조합장 선거가 임박했는데.

=공론화 과정에 합의된 통합농협에 참여하지 않는 후보자에 대해서는 낙선운동도 펼칠 각오다. 
당선된 조합장에게 임기 4년 중 전반부 2년 안에 농협통합에 참여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통합농협이 된다해서 지역농업의 경쟁력이 올라가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필요한 사업을 추진할 여건을 조성해 줄 수는 있다.
이러한 사업여건을 바탕으로 능력있는 경영인이 운영해 나간다면 지역농가가 바라는 농협의 경제사업 활성화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은.

=통합농협의 문제는 다른 농민단체와 힘을 합쳐 이뤄낼 것이다.
농민의 권익을 찾는 지역현안문제를 해결하는데 함께 힘을 합칠 것이다.
또한 농가의식 교육에도 더욱 노력할 것이다.
농산물 시세가 좋을 때는 농협 출하보다 상인들에게 한값 더 받고 내주고 값이 내리면 농협에 홍수 출하하는 관행을 개선해 나갈 것이다. 이와 함께 지역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속밖이를 하지 않도록 농가의식 교육에도 매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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