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미만 인구수 20년새 1만명 넘게 감소, 한 자리대 구성비
65세 이상 인구는 2005년 기점 30% 육박, 초고령사회 진입

매년 줄어가는 남해군의 인구 문제는 한해 두해 거론돼 온 사안은 아니다.
지난달 남해군 인구 수는 46,132명으로 남자가 22,036명, 여자가 24,096명이며, 군내 거주 외국인은 828명(남644명, 여184명)이다.
매년 감소세가 이어져 오고 있는 인구 문제, 단순히 최근 몇 년 새 인구추이, 인구수만 단편적으로 비교해 볼 것이 아니라 좀 더 세밀하고 거시적인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이 기사는 남해군 통계연보와 통계청 자료 등을 토대로 1990년부터 최신판 남해군 통계연보인 2014년 기준치인 2013년의 통계까지를 기준으로 23년간 남해군의 15세 미만 인구와 65세 이상 인구수와 인구 비율을 두고 통계에 담긴 함의를 분석해 남해군의 오늘과 또 내일을 준비해 보고자 하는 차원에서 기획했다. 한편으로는 기사에 인용된 23년간의 통계기간과 올해로 창간 25주년을 맞는 <남해신문>이 창간 후 남해군의 과거를 기록해 온 상징성을 인구 문제와 연계해 풀어보고자 했던 의미도 함께 담겨있다.
추석 명절 이 분석기사를 두고 20년전 고향에서의 추억과 기억을 함께 꺼내 놓고 더 멀게는 오전·오후 분반까지 해야 했던, 뭐든 부족하고 모자라고 아쉽고 어려웠지만 이제는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꺼리’가 되기를 바라본다. <남해신문>
▲아이 울음 소리 끊긴 보물섬
몇 년전 인구와 관련된 기사를 쓰면서 남면 한 마을이장님의 말을 인용한 적 있다. 특별한 취재거리는 없었지만 사진자료 확보를 위해 마을 구석까지 들어온 이방인을 마을 이장님은 미심쩍은 눈으로 보시다 이런저런 동네 이야기를 전해 주셨고, 그 중 지금도 잊히지 않는 말이 “이 동네 뭐 볼게 있다고 들왔노? 온천지 할매들만 사는데…. 우리 동네서 갓난아기 울음 소리가 끊긴지 20년은 넘어됐다. 참말이다. 이 동네서 마지막으로 태어난 아가 군대 갔으니까…”하며 너털웃음인지 실소인지 헛갈리는 웃음을 짓던 이장님.
아마도 이장님 이야기에 담긴 그 아이는 지금쯤은 제대해서 어엿한 청년이 됐을 터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올해 봄으로 기억된다. 서면 지역 한 행사에 취재를 갔더니 면장님께서 축사를 하시는데 “엊그제 서면에서 출생신고가 들어와서 면사무소 직원들이랑 주민분들이 박수를 쳤습니다”라고 하신다. 면장님 말씀에 행사장에 모인 면민들도 함께 웃으며 박수를 쳤다. 아이 울음소리 끊긴 남해. 실상은 어떤지 통계로 살펴봤다.


남해군 통계연보와 통계청이 실시하는 인구주택총조사 등의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5년 단위로 끊어 놓은 그래프를 보면 15세 미만 인구수는 1990년 15,625명에서 2013년 3,988명으로 줄어 20년새 1만1천여명이 감소했다. 매년 500명꼴로 15세 미만의 아이들이 줄어든 꼴이다. 인구비율에서도 1990년을 기준으로 군민 5명당 1명꼴이었던 15세 미만 인구는 2013년에는 인구 10명당 1명꼴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 됐다.
원인은 이농현상 심화에 따른 젊은층의 감소, 국가적인 저출산 현상에 따른 것 등으로 쉽게 풀어볼 수 있지만 한 단계만 더 들여다 보면 젊은층 인구의 안정적 생활기반이 허약한 군내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1차산업 비중이 여전히 60% 이상을 상회하는 산업구조에서 젊은층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부족하고 2~3차산업은 소비주도층인 생산가능인구인 젊은 층이 차지하는 인구 비중이 좁아지면서 저출산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는 구조다.
또 저출산과 고령화, 이농현상 등 상당수 농어촌 지역이 직면하고 있는 인구감소 현상의 대체적 원인 외에도 지역내 주택 등 정주환경의 열악함, 지역내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는 문화·교육·육아분야 등의 정책적 관심 부족도 이같은 15세 미만 인구 감소현상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매 5년 단위로 시행되는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살펴본 남해군내 20대 미혼자 비율도 2000년도 71%에서 2010년 86%로 증가했고, 30대 미혼자 비율도 2000년도 14%에서 2010년 27%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돼 만혼(晩婚)현상과 저출산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남해군의 15세 미만 인구수와 비율을 급감시킨 원인으로 분석된다.
▲10년전 초고령사회 진입, 노인 인구 증가세는 둔화
반대로 65세 이상 인구 비율, 즉 지역내 노인 인구는 어떤 그래프 추이를 보일까.
15세 미만 인구수와 인구 비율을 다룬 그래프와는 완전히 상반된 추이를 읽을 수 있다. <그래프>

남해군통계연보상 남해군 총 인구는 76,833명, 이중 65세 이상 노인인구수는 9,736명으로 군민 10명당 1.3명 꼴이었다. 20년의 세월이 흐른뒤 2013년 남해군 총 인구는 47,977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15,354명으로 조사됐다. 인구 감소현상과 노령화 현상, 저출산과 젊은층의 이농현상 등이 병합되며 남해군은 급격히 ‘늙어가는’ 모습을 띠고 있다. 군민 10명당 3.2명은 65세 이상 노인인 셈이다. 남해군은 이미 2000년에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했으며, 5년뒤인 2005년에는 30.75%로 초초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2005년 통계청이 발간한 장래인구특별추계에 한국 고령사회 도달년도를 살펴보면 한국은 3년 뒤인 2018년 고령사회(14%)로 진입하고 2026년 초고령사회(20%)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남해군은 이미 전국의 고령화 추세와 비교해 약 20년 이상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것이다.
고령화의 가장 큰 원인은 영양과 건강상태 개선, 의료기술의 향상 등으로 평균수명 자체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지역내 65세 이상 인구비율은 늘어나는 노인인구에 반해 그나마 총 인구 자체가 줄어들고 있어 인구비율상의 증가세는 둔화되는 양상을 띠고 있는 것이다.
지역내 인구고령화의 문제는 단순한 복지재원의 부담으로만 볼 수는 없다. 2000년대 들어 급격히 높아진 고령화 추세는 실제로 상당수 노인들이 농수축산분야에 종사하며 생산활동에 매진하고 있기는 하나 지역내 생산성 측면에서는 상당히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 경남도내 18개 시군 중 지역내총생산(GRDP) 규모(2010년 기준)와 지역별 총인구 대비 평균연령(2014년 기준)과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국내에서도 수위에 꼽히는 경남 거제시는 평균연령 40.9세에 11조3571억원의 지역내총생산 규모를 보인 반면, 남해군은 평균연령 53.4세에 7487억원의 지역내총생산 규모를 보였다. 산업구조가 전혀 다른 거제와의 비교가 무의미하다면 바로 인근 하동은 평균연령 50.6세에 1조2371억원의 GRDP로 지역의 노령화지수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 상관관계가 없다고 보긴 힘들다. 또 15세 미만 인구의 감소와 반대로 65세 이상 인구스의 증가 등 이들의 격차가 심해질 경우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생산가능인구의 부담은 더욱 늘어나고 이에 따라 행정의 복지재원 확보 부담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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