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한가위가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먼저 남해신문에 늘 애정과 관심을 보여주시는 독자와 군민, 향우 여러분께 즐겁고 풍성한 한가위 되시길 비는 명절인사부터 올립니다.
명절을 앞두고 시골장에는 오랜만에 사람내음이 풍기고 정과 인심이 뚝뚝 묻어나는 분위기지만 이른바 지역내 지도층이라고 하는 이들의 명절전 풍경은 참 이와는 동떨어져 있는 듯해 씁쓸한 기분을 지울 수 없습니다. 남해군 하반기 정기인사 이후 촉발된 각종 인사관련 의혹제기과 일명 대구사건의 후속 논란으로 지역정가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습니다.
박영일 군수가 기자회견을 통해 “군수직을 내걸겠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같은 분위기가 장기화되면 지역 민심의 극심한 분열이 고착화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지역내 이른바 진보진영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현재 관련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청구와 대구사건에 대한 선관위 고발과 검찰 재수사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반대측에서는 이같은 주장을 “대한민국 사법체계를 의심하고 부정하는 행위”라고 맞섭니다. 실체가 없는 유언비어인지 의혹을 제기한 측의 주장대로 일련에 회자되는 비리행위가 있었는지는 사법당국의 수사과정에서 밝혀질 대목입니다.
다만 이같은 논란 자체에 필자의 우려가 그치는 것은 아닙니다.
이같은 논란의 이면에 숨은 더 큰 문제는 군민의 삶과 직결된 각종 군정현안을 다루는 공직사회 내부의 동요입니다. 남들은 뛰는데 우리만 서있는 듯한 기분입니다. 공사석에서 공무원들을 만나면 부지런히 움직이고는 있는데 가시적인 성과는 그리 많지 않아 보입니다.
박영일 군수는 자신을 향하고 있는 의혹에 대해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면 의혹에 대한 진실규명은 사법당국의 몫으로 넘기고 군정현안과 조직내부의 동요를 수습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박 군수에게는 추석 연휴가 혼란스러운 현 정국을 돌파할 구상을 정리하고 이번 의혹제기로 인해 형성된 민심과 여론의 풍향을 직접 읽을 수 있는 계기도 함께 맞았습니다.
논란이 된 의혹은 수사과정에서 규명될 일이고 이 결과에 따라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할 사안입니다. 박 군수는 자신의 단호함이 의혹에 대해 한 점 부끄럼 없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라면 이제는 군정수행의 동반자인 조직 내부의 동요를 잠재우고 군수공약사업을 비롯한 군정현안사업의 속도감 있는 추진에 매진해야 할 때입니다.
덧붙이는 바람이 있다면 이번 인사 관련 의혹이 박 군수 자신의 확신대로 한 점 부끄러움도 없는 일이라면 이번 논란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반복돼 지적된 인사시스템에 대한 대대적 혁신안과 쇄신안 마련에 고민해 주기를 바랍니다. 이같은 인사쇄신안이 논란 이후 동요하는 군정을 바로잡을 수 있는 가장 빠른 첩경이라는 공무원 조직 내부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보기를 바랍니다.
한가위 둥근 보름달에 지역화합의 소원을 빌며 거듭 군민과 향우, 독자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만복이 깃드시길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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