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주차 방지 및 상가 활성화’ 조성취지 무색
이용자의 인식 개선, 행정의 악성이용자 근절지원 대책 필요

○따뜻한 햇볕이 내리쬔 9월 어느날, 남해읍의 중심을 가르고 있는 도로 위에 한편에서 고성이 오간다. 그 소리 들린 곳에는 노란색 옷을 입은 주차관리요원과 차에 탑승해 있는 한 자동차 오너가 있다.
“무슨 주차요원이 서비스 이렇게 하면서 주차요금을 받으려고 해 주차요금 못줘…” 욕설 섞인 몇 마디 말을 남기고, 유유히 차를 빼고 빠져나간다. 주차관리요원은 멍하게 가는 모습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지나 주차관리요원이 퇴근시간이 가까워져 올 때 쯤, 관리요원의 눈에 한 대의 차가 눈에 들어온다. 오늘 출근 전부터 세워져 있던 한 대의 자동차다. 아마 오늘도 퇴근 전까지 주인의 얼굴을 보기 힘들 것 같아 그렇게 관리요원은 일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지난 2006년부터 남해읍 중심의 군민 및 관광객의 주차편의를 도모해 지역상가 활성화를 목적으로 남해병원~효자문 삼거리까지 조성된 남해읍 간선도로 공영주차장의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조성 된지 10여년을 앞두고 있는 지금 조성초기의 설립취지를 살려 꾸준히 이어나가지 못하고 여전히 이용자의 주차장 이용에 대한 인식이 자기편의 위주 고착화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특히나 지난 2007년부터는 군이 장애인일자리 창출을 위해 간선도로 공영주차장을 (사)경상남도지체장애인협회 남해군지회에 위탁운영을 하면서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약자가 주차관리요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여전히 주차요원에 대한 꼬투리 잡기식의 언행과 주차요원이 보이지 않는다고 주차요금을 미납한 체 도망가는 행위가 만연하게 일어나고 있어 인상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위탁기관으로 남해읍 간선도로 공영주차장을 운영 중인 (사)경상남도지체장애인협회 남해군지회의 관계자는 “조성 당시 지역 상권을 살리는 취지로 지역민, 상가점주 등 이해당사자간 합의를 통해 간선도로 공영주차장을 운영했지만, 최근에는 조성초기 합의했던 사항은 잊고 자기 편의를 위한 이기적인 행동으로 사회 전체에 불신을 심어주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주차장 이용 후, 요원이 보이지 않는 틈을 타 도주하는 사람이 있는 한편 주차이용료를 납부할 때면 장애인 주차요원의 불친절을 지적하며, 이용료를 납부하지 않고 가거나 납부 이후에는 고의로 남해군으로 민원을 접수해 버린다”며 깎아주면 웃고, 징수하면 화내는 격인 사례를 설명했다. 또 “일부 군민의 경우 무작정 일주일가량 장기주차를 해두고 나중에 이용료를 납부요구를 했을 때 ‘배 째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며, 또 일부 이용자는 직원이 출근시간 전에 주차해 퇴근이후에 찾아가는 얌체주차를 하는 경우도 잦다”고 전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조성 초기 사회적 합의를 했던 공영주차장 인근의 상가점주들이 자신의 차를 주차하기 위해 주차요원에게 부탁해 조금 저려한 요금으로 장기주차를 하는 등 초창기  상가활성화를 위한다는 취지가 무색해져가고 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물론 이 같은 이용자의 비양심적인 문제와 주차요원의 친절도 문제는 하루 이틀 거론된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반복되며, 더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주차 비 양심·얌체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경찰이나 행정기관의 경우 CCTV를 활용하거나 이용요금을 내지 않고 무단장기주차를 하는 차를 조회해 과태료를 부과하면 되지만, 위탁기관이 겪는 한계가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문제가 몇 년째 지속되고 중복되고 있는 문제인 만큼 무엇보다 주차장 이용자의 인식개선이 가장 절실하며, 매번 지적되는 주차요원 친절도 향상을 위해 위탁기관인 지체장애인협회의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교육도 필요할 것이다. 또 행정은 위탁운영기관이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사안에 대해서 관전자 역할이 아닌 위탁기관의 한계를 보완해주는 행정적 지원 대책으로 고질적인 문제가 곪아 터지지 않도록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김인규 기자 kig2486@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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