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 사건, 경위 등 파악한 뒤 대응방안 강구할 것
임신 7개월차 K양 현재 건강악화로 입원 치료 중

지난 3일 군의회 의원들의 기자회견 후 이날 의원들의 주장은 지역방송과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의회 녹취 당사자로 지목된 K양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늘고 있다. 관심 수준을 넘어 이미 의회의 주장과 여러 가지 억측이 덧붙으며 K양은 물론 가족들까지 곤혹스럽게 하는 상황.
본지는 기자회견 직후부터 K양의 평소 친한 지인들을 통해 K양의 현 상태를 확인하려 했으나 공식적인 입장을 확인하지 못하던 중 마감을 앞둔 지난 9일밤 K양의 남편인 김 아무개씨와 통화가 성사됐다.
남편 김 씨에 따르면 K양의 알려진 것과 같이 임신 7개월인 상태로 ‘의회 녹취 사건’의 당사자로 언론에 보도된 사실을 접한 뒤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급속히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지인과 남편에 따르면 “K양이 겉으로 활달해 보이지만 굉장히 내성적인 성격이어서 이번 일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상당히 받고 있다”고 전했으며 남편 김 씨는 “올해 결혼 후 임신 초기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 고액의 병원 진료를 받아오며 태아의 건강을 살피던 아내였는데 이번 논란이 생기고 난 뒤 급속히 건강이 나빠졌다”며 현재 K양 부모와 시댁 가족들이 번갈아 간호하며 상태 회복을 돕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K양의 현 상태를 전한 남편 김 씨는 “당분간 아내 건강만 생각하면서 좋아지기를 바라지만 이번 논란은 가족 입장에서는 진위도 전혀 모르고 있다가 갑작스레 닥친 상황이어서 좀 황당하다”고 말했다. 남편 김 씨는 “아내를 통해 확인한 결과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 기자회견을 통해 마치 사실인 것처럼 보도되고 이로 인해 친인척 관계에 있는 분들까지 언급되자 본인 스스로 심한 자책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한 뒤 “기자회견 내용을 보니 발언 내용을 근거로 했을 뿐 어떤 내용이 녹취됐고 어떤 상황에서 녹취가 이뤄졌는지 전혀 확인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내의 실명을 거론하며 부적절한 녹취 당사자로 지목해 ‘마녀사냥’이 이뤄지는 것인지 이래도 되는 것인지 의문스러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의회 기자회견이나 이를 다룬 언론사 등에서 단 한 번도 당사자 확인조차 거치지 않고 의회에서도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마치 사실인 듯 보도해도 되는 것인지, 어린 나이에 첫 직장생활이라 임산부라는 조건에도 누구보다 열심히 하려고 했던 아내를 단 한 순간 마치 범죄자처럼 낙인찍어도 되는 것인지 인간적으로 묻고 싶다”며 치솟는 억울함과 분노를 계속 억누르며 말을 이어갔다.
세간에서 마치 녹취 파문을 예상하고 퇴사한 것처럼 보는 시각이 있다는 말에 K양 남편은 “확인해 보면 아실 내용이다. 임신 이후 잦은 건강상의 문제로 자주 휴가를 내야했다. 신분도 1년 단위 계약직이고 최대한 직장생활을 하려했으나 건강이 따라 주지 않아 8월 중순경 사직서를 제출했다. 올해 중순부터 여러 차례 사직을 고민했으나 시기가 공교롭게 그 시기였을 뿐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직이유는 의회사무과 관계자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의회사무과의 한 관계자는 “결혼과 임신 소식을 직원들도 알고 있었고 건강이 좋지 않아 휴가를 내는 빈도가 잦아 직원들이 서로 K양의 업무 부담을 덜어 주려고 하기도 했다. 성실한 친구여서 근무하는 동안에는 궂은 일도 도맡아 가며 열심히 일했던 직원이었다”고 전했다. 의회사무과를 통해 확인한 K양의 업무는 의회 청사관리와 의원 의전 보조 등의 업무를 맡았온 것으로 나타났다.
의회관계자를 통해 K양이 의원들이 군의원들이 주장하는 녹취나 핵심 의회 정보 등에 접근이 가능했는지를 확인했으나 K양은 공지사항 등이 올려진 게시판 등을 열람할 수 있는 단순 의회업무 보조 권한 외에는 없었으며 의장 부속실에서 방문객 안내와 다과 제공 등의 업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남해군의회 정홍찬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K양의 녹취 가능성과 담당업무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부속실에 근무하면서 판넬 벽을 넘어 무슨 얘기를 하는지가 다 들린다”며 K양의 녹취 가능성을 추정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K양 남편 김 씨는 현재 가족들이 이번 군의회 기자회견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는 세간의 소문에 대해서는 “지금 무슨 대응을 논의할 상황이 아니다. 아내의 건강 회복을 중점으로 대체 무슨 상황이 있었으며, 이 상황에서 아내가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를 단순히 파악하는 수준에서 가족들이 움직이고 있으며, 이 상황이 파악 되는대로 적절한 대응방안을 고민해 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의회 기자회견 후 아무런 계획도 요구사항도 없는 ‘반쪽짜리 기자회견’의 형태를 두고 의회가 성급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게 되고, K양의 연루 가능성이 낮을 경우 단순히 비서실장 부친 A씨의 면담과정에서 나온 발언을 근거로 K양의 녹취 연루 사실을 공론화 시킨 의회는 법적 책임 여부를 떠나 도의적 책임 공방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