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서 ‘상왕군수설’ 회자, 지인 통해 전해 들어…K양 언급도 사실과 달라“
“군의회 기자회견, 차근차근 대응하겠다” 법적 대응 시사

최근 지역정가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사로 급부상한 인물이 있다.
박영일 군수 측근으로 알려지며 소위 지역정가와 일부언론에서 ‘상왕군수’로 불리고 있는 A씨. A씨는 알려진 것과 같이 남해군 김언석 군수 비서실장의 부친이다.
지난달 말 남해시대가 보도한 ‘금품인사설’과 ‘상왕군수설’의 당사자로 어느 ‘정치인’보다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일반인’이기도 하다. 또 지난 3일 군의회가 주장한 ‘의회 녹취 사건’으로 다시금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그를 <남해신문>이 직접 만나 현재 제기되고 있는 의혹과 본인의 입장을 듣고자 했다.
A씨는 “전혀 알지도 못하고, 있지도 않은 일로 더 이상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고 싶지 않다”라며 본지의 인터뷰 요청을 두 차례에 걸쳐 거절했다. 또 그는 최근 제기된 언론의 의혹제기로 자신의 오른쪽 눈 시력이 급격히 감퇴돼 통원치료 중이며 A씨의 아내도 최근 무릎과 허리 수술로 인해 좋지 못한 상황에서 인구에 회자되는 것이 달갑지 않다는 이유도 덧붙였다.
그러다 지난 3일, 군의회가 ‘의회 내부 녹취 의혹 주장’을 제기했고 이들 군의원들과 함께 이 자리에 함께 있었던 유일한 사람인 A씨를 통해 기자회견 내용에 대한 삼각취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본지 요청에 고민하다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알려왔다. 인터뷰는 지난 7일 오후, 읍내 모처에서 직접 이뤄졌다. A씨는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실명이 알려지기는 했으나, 실명거론이 모호한 일반인 신분이고 앞서 두 차례 인터뷰를 거절했던 그의 의중을 고려해 본지는 그를 A씨로 표현하고 사진은 A씨의 뜻에 따라 싣지 않기로 했다. 독자들의 양해를 바란다. <편집자주>


▶이른바 ‘상왕군수’로 지목되면서 측근 인사 개입설과 금품인사설의 중심에 서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집사람이 최근 몸이 좋지 않아 수술을 했다. 병원에서 그런 소리를 처음 들었다. (웃음) 처음엔 무슨 이런 소리가 있나 싶어서 웃었는데 지인들에게 전화 오는 빈도가 늘어나 조금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혀 사실무근이다. 의혹을 제기한 남해시대를 찾아갔을 때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그 기사에서 나를 빼면 보도한 기자가 공무원한테 당한 것이다’라고 항변했고 그 점에 대해서는 지금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최근 의회가 의회 녹취 의혹을 제기한 기자회견을 했다. 26일 의회 방문 당시 A씨의 발언을 근거로 녹취파일이 있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는데
= 조금 황당하다. 같은 자리에서 네 사람이 앉았다. 일단 의회 기자회견은 내가 왜 의회를 찾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 그러고 몸통과 꼬리, 그것도 얘기하기 좋은 부분만 골라 경위라고 밝힌 것을 두고 뒤통수를 맞은 심정이었다.
▶좀 더 구체적인 의회 면담상황을 설명해 달라
= 처음 지인에게 전해들은 바에 의하면 정홍찬 군의원이 지난 8월 5일 의원간담회와 점심 자리에서 나를 ‘왕군수’라고 칭하고 아들(군수 비서실장)과 아내 얘기까지 거론하며 인신공격성 발언을 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이후 몇 차례 다른 지인들과의 통화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들려 정 의원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이미 군수와 가까운 사이라는 것은 알려진 것이고 나도 부인하고 싶지는 않지만(A씨는 군수와의 인연은 부산에 거주할 때 군수 부인의 친정과 자신의 사무실이 이웃지간에 살면서 처음 맺어졌다고 했다) 이런 일로 시끄러워 지는 것이 싫어 정 의원을 만나 발언의 내용을 확인하고 사과를 받고자 하는 마음에 의회사무과를 거쳐 면담을 신청하게 됐다. 그래서 결정된 날이 26일 오전 11시였다. 그 자리에 나(A씨), 박광동 의장, 박삼준 의원, 정홍찬 의원. 이렇게 네 사람이 앉아 얘기를 나눴다.
▶특별히 네 사람만 앉게 된 이유가 있나?
= 말했듯이 개인적으로 허위사실과 가족들에 대한 비하발언을 듣고 이에 대한 사실 확인과 사과를 받으러 간 목적이다. 정홍찬 의원은 발언의 당사자여서 당연했고, 박광동 의장은 의회를 대표하는 분이라 참석을 요청했고, 박삼준 의원은 현재 내가 살고 있는 곳 지역구의원이자 의회내 최다선 의원이라 이런 사안에 대해 중재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렇게 대화가 시작되고 정홍찬 의원에게 발언한 내용에 대해 “왜 그런 소리를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런 말 한 적이 없다”고 답하더라. 그래서 그 때 의회에서 얘기할 사항들을 메모한 노트가 든 봉투를 그냥 들어보이며 “여기 녹취된게 있다. 왜 거짓말을 하느냐” 했더니 정 의원이 “특별한 말을 한 것은 아니다. 실수한 것 같다”고 하더라. 이후 의회에서도 확인해 줬듯이 편안하고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대화가 이어졌다. 나도 싸우러 간 것은 아니었기에 그 이후에는 서로 편안하게 다른 주제를 갖고도 대화가 이어졌다.
▶문제는 ‘녹취된게 있다’는 A씨의 발언이 의회 녹취가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됐는데
= 녹취니 도청이니, 뭐 ‘남해판 워터게이트’사건이니 하던데 솔직히 의회가 ‘오버’ 했다. 녹취한 직원이 K양이라고 했는데 면담 자리에서 발언 내용을 부인하자 “의회에 내 손주가 근무한다”고 했더니 의원들이 먼저 손주(K양)의 실명을 거론했다. 솔직히 말하면 정홍찬 의원의 발언을 전한 사람은 다수의 지인이고 손주도 그 지인 중 하나다. 그런데 손주를 마치 무슨 사주를 받고 의회를 의도적으로 도청한 파렴치한으로 단정짓고 기자회견에서 실명을 거론하고 이를 근거로 손주를 녹취 행위자로 단정짓는 보도가 이어지니 어이가 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라. 어떤 할아버지가 손주한테 의원들 얘기하는 것을 도청하라고 시키겠는가. 그리고 말했듯이 그날 면담 분위기는 초반을 제외하고는 편안하게 진행됐다. 면담 마치고 점심식사 제안을 의장이 하더라. 집에 환자가 있어 어려우니 다음에 미조에서 군의원들 전체 다 모셨으면 한다고 하고 배웅을 받고 나섰다. 그런데 서로 오해도 풀었고 좋게 마무리하자고 해놓고 그런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머리 다 자르고 몸통, 꼬리만 가지고 얘기하면 그럴 듯 해보인다. 왜 내가 거기 갔으며, 자신들은 어떤 얘기를 했는지는 왜 밝히지 않나? 이에 대해서는 이대로 그냥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의회 기자회견과 의원들의 발언에 대해 법적대응을 시사하는 것인가
= 기자회견 이후 임신 7개월째인 손주(K양)가 스트레스로 인해 현재 병원에 입원해 있다. 할아버지로서 가슴 아픈 일이다. 구체적인 대응방식을 지금 이 자리에서 언급할 수는 없지만 사적으로 마무리 하자고 한 일을 공적인 영역으로 끌어올린 만큼 그에 상응한 대응을 할 생각이다. 더군다나 손주는 의회에 있을 때 결혼했고 임신했다는 사실도 의회 직원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의원들이 사직 사유를 빌미로 마치 녹취건과 손주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듯한 뉘앙스를 남기는 것에 대해서는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정리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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