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6기 1년도 훌쩍 지났다. 뜨겁던 여름볕은 선선한 가을 바람에 자리를 내줬지만 남해군 공직사회는 물론 지역정가는 최근 불어닥친 ‘금품인사설’과 ‘박영일 군수 측근의 인사개입설’로 엄동설한 삭풍을 온 몸으로 맞고 있는 듯한 모양새다. 남해군은 해당 의혹에 대해 즉각 반박문을 발표하고 지난달 말에는 수사기관에 고발장을 제출하는 등 의혹 확산을 차단하고 제기된 의혹에 대한 강경한 법적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지난달 하순 인사 비리와 관련한 의혹이 최초로 제기된 이후 공무원 서넛만 모이면 지난 정기인사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 ‘반신반의’하며 술렁이던 남해군 공직사회도 군의 공식적인 법적 대응조치가 이어진 뒤 점차 자리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박영일 군수도 이달 정례조회에서 해당 보도에 대해 언급하며 “사실무근이다”, “군 공직사회를 흔들기 위한 의혹 제기에 동요치 말고 군정 업무에 전념해 달라. 진실은 수사과정에서 명명백백히 밝혀질 것이다”라며 집안 단속에 나섰다.
남해군 공직 내부를 들여다보면 인사와 관련된 의혹 제기로 인해 술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안팎을 함께 놓고 보면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 우려스럽기 짝이 없다. 내부의 혼란상황은 군민 다수가 알고 있으니 각설하고 밖의 상황을 좀 내다보자.
‘한 푼이라도 더…지자체 국비 확보에 총성없는 전쟁’, ‘△△군수, 국비 예산 총력전 선포’, ‘시장부터 말단 직원까지 정부부처 방문 러시… 지자체는 국비확보 전쟁 중’. 최근 몇 주간 주요 중앙일간지나 지방일간지, 지역신문 등에서 헤드라인으로 뽑은 제목들이다. 국회의 예산안 심의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오는 11일 정부예산안이 국회로 넘어가는 상황을 목전에 두고 지자체 입장에서는 지역 현안사업에 신청한 국비가 행여나 정부 심의과정에서 삭감되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정부나 국회 문턱이 닳도록 뛰고 있다는 것이 이들 기사의 공통점이다.
남해군은 올해초 민선 6기 군정비전에 맞춘 조직개편에 따라 다소 이른 3월 1회 추가경정예산을 확정지었다. 최근에는 민선6기 2년차 2회 추경을 의회에 제출해 둔 상태다. 당장 올해 시급한 사업을 마무리 짓고 계속사업의 안정적 연내 추진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2회 추경안의 의회 심의와 의결도 당면한 남해군 집행부의 과제지만 돌아서자마자 내년도 본예산 편성 실무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예산 편성에 앞서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전언한 지자체들이 하고 있는 정부 예산안 반영을 위한 국비확보 활동이다.
남들은 ‘문턱이 닳도록,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는 마당에 우리 군은 내부로는 인사 비리 의혹에 휘청이고 외부로는 타 지자체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말 그대로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상황에 맞딱뜨리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제기된 의혹이 박 군수 자신에게는 ‘손톱 밑의 가시’ 같은 일일 수 밖에 없으나, 자신을 믿고 지지해 준 군민들에게는 앞으로 요 몇 주(週)간 박영일 군정의 행보에 따라 몇 년을 좌우해야 할 수도 있다. 특히 올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탓에 국회의원들도 지역 현안챙기기에 여느 해보다 적극적일 수 없는 만큼 지자체는 내색은 않지만 ‘의원님 쌈짓돈 털기’라는 원색적 표현까지 언급해 가며 내년도 국비 예산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영일 군수와 남해군이 정치와 행정을 엄격히 분리해 내우(內憂)와 외환(外患)을 다스려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예산 확보 시기의 실기(失期)로 군민들에게 더 큰 실망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남해군의 더욱 공세적이고 적극적인 국비 확보 활동이 이어지기를 거듭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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