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던 여름 휴가철이 이제 막을 내렸다. 그렇다고 문화와 관광은 끝난 것이 아니다. 이제 다시 남해의 휴가철 문화를 돌이켜 볼 일이다. 해마다 휴가철이면 지방에서는 경남, 부산, 서울 등 대도시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갖가지 홍보전략을 펼친다. 지역별 킬러콘텐츠를 앞세워서 사람들을 끄는 전략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현대적인 축전을 활용한 것으로, 부산바다축제, 보령머드축제, 포항국제불빛축제, 목포해양축제, 정남진장흥물축제 등이 있다. 전통문화예술축제인 통영한산대첩축제, 강진청자축제(8.1~8.9) 등이 있다. 남해에서도 여러 이벤트나 축전이 벌어졌지만 남해군에서 주최한 것은 “제12회 상주은모래비치 썸머페스티벌(8.15~16)”이었다.
그렇다면 휴가를 맞이하는 사람들의 여름휴가계획은 어떨까? <2015 여름휴가계획관련조사>(마크로밀엠브레인 리서치보고서)에 따르면, 여름휴가 여행을 함께 떠나는 동반자는 주로 가족(72.6%, 중복응답), 친구(53.5%)였다. 고연령층일수록 가족(20대 64.4%, 30대 70.9%, 40대 80.9%, 50대 74.4%)과의 여행을 많이 계획한 반면, 20대는 가족보다는 친구(79.5%)와의 여행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3 국민여행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여행의 목적 중 가족ㆍ친척ㆍ친구방문이 44.7%, 여가ㆍ위락ㆍ휴가 46.8%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힐링을 하고 즐기고 느낄 수 있는 관광지라면 어떤 것이 좋을까? 최근 트렌드 가운데 하나는 어떤 분야를 즐겁게 즐기듯이 하는 오락(entertainment)적인 것이다. 이들은 신조어를 만들어내었다. 교육(education)과 오락이 결합한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스포츠와 결합된 스포테인먼트(sportainment), 식사(eating)와 결합한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 예술(art)과 결합한 아트테인먼트(arttainment) 등 다양하다. 휴가를 말하면서 이런 트렌드를 언급하는 까닭은 이전과는 달라진 휴가문화 때문이다. 아직도 일부 남아 있긴 하지만 그저 흥청망청 놀던 휴가와 관광의 시대는 지나간 지 오래다. 짜여진 일상에서 벗어나서 오락처럼 즐기면서도 힐링과 견문을 넓히고 지역의 문화를 체험하고 배우는 관광 휴가로 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휴가를 즐기려 남해를 찾는 이들의 니즈(needs)를 파악한 남해의 특화된 휴가철 문화ㆍ관광전략이 수립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올해 남해에서 기사화된 이벤트와 축전을 보자. 농림부지정 녹색농촌체험마을인 홍현해우라지마을의 2015 문화우물사업 “‘어불林’ 남해석방렴 축제”(8.1~8.2), 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의 “제8회 남해섬 공연예술제”(7.25~8.23), 유배문학관의 “파라그라피 회화 展”(7.25~8.30),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의 2015 보물섬 남해 앵강만 생태환경축제 “앵강달빛소나타”(앵강다숲, 8.1), 어촌체험마을 운영 등 다양하게 펼쳐졌다. 오락적 공연 축제인 상주 썸머페스티발의 엔터테인먼트, 남해섬 공연예술제와 파라그라피 회화 전의 아트테인먼트, 홍현의 석방렴 축제나 어촌체험마을을 제외하고는 남해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휴가여행문화와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한 남해의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먼저, 전제적으로 남해군 전체를 하나의 공간콘텐츠로서 스토리텔링을 넘어 스토리메이킹(storymaking)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둘째, 공간 스토리메이킹을 위해서는 남해만의 전통적 특색있는 문화축전이나 행사와 현대화된 것과의 세분화가 필요하다. 상주해수욕장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축제와 인근 해수욕장, 녹색ㆍ어촌체험마을, 유배문학관, 휴양림, 관광객이 찾는 각 마을 단위의 소규모 이벤트성 행사 등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로 언제나 볼 수 있는 유형문화와 자연유산이 아니라 특정한 시기나 연행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사라져가는 무형문화유산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이 시기에 특화된 무형문화유산의 공연을 정례화해야 한다. 남해의 외형만을 즐기게 할 것이 아니라 남해의 속살(전형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것은 외부 관광객뿐만 아니라 가족ㆍ친척ㆍ친구를 방문하는 향우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명절을 제외하고는 이들이, 또는 그들의 가족들이 남해를 맛보고 이해할 수 있는 시기는 드물다. 나 자신도 어릴 때 동네에서 본 문화를 제외하고는 남해의 전통문화에 대해 제대로 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고향을 떠나 명절이나 특별한 일이 있을 때 들르는 고향에 대한 바람이기도 하다. 다천모린내용줄놀이, 모시길쌈, 오실집들이 굿놀음, 화계배선대, 용문사 수륙재 등 남해만의 전통 민속문화를 엿볼 수 있는 작은 축제를 지역별로 날짜별로 조정하여 연행을 한다면 어떨까?
마지막으로 이들 이벤트 행사나 축전 등을 지원하고 조정하는 역할과 아울러서 만들어 남해대교를 들어서는 관광객에게 남해군의 다양한 OO테인먼트들을 즐길 수 있는 날짜별, 시간대별, 지역별로 안내하는 스토리가 담긴 ‘남해 휴가 카렌다’를 제작해서 배포해야 한다.
2016년 여름 휴가에는 관광객의 다양한 니즈에 부응하는 다양한 축전과 문화 행사 등이 현대와 전통의 조화로운 기획으로 펼쳐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엇보다도 남해의 전형성과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무형문화유산이 이 시기에 활발하게 연행되고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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