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치나 문장 또는 어떤 일의 상황이 점점 갈수록 재미있게 전개 된다’는 뜻으로, 일이 점점 더 흥미로운 상황으로 변해 가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점입가경’은 중국 진서(晉書)의 고개지전(顧愷之傳)에서 유래되었는데 고개지는 동진(東晉)시대의 화가로 서예의 왕희지(王義之)와 더불어 당시 예림(藝林)의 쌍벽을 이룬 사람으로 박학다식(博學多識)했으며, 거침없는 언행으로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그는 평소에 사탕수수를 즐겨 먹었는데 늘 사탕수수의 가느다란 줄기 부분부터 먼저 씹어 먹었다고 한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주변 사람들이 “왜 사탕수수를 거꾸로 먹냐”고 물었더니 이에 고개지는 태연하게 “갈수록 점점 단맛이 나기 때문에 점입가경이다”라고 대답했다. 이때부터 ‘점입가경’은 경치나 문장 등 어떤 일의 상황이 갈수록 흥미진전하게 전개되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고 하며 줄여서 ‘가경(佳境)’이라고도 한다.
고개지는 그림 뿐 아니라 문학과 서예에도 능하여 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사람들은 그를 삼절(三絶)이라 하는데 즉 화절(畵絶), 재절(才絶), 치절(痴絶)이라 칭했는데, 이는 그의 뛰어난 그림 솜씨, 뛰어난 재능, 그리고 특이한 말과 행동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특이한 언행에 대해 다음과 같은 얘기가 전해진다. 남경(南京;난징)의 와관사(瓦棺寺)를 짓기 위해 승려들이 헌금을 걷었는데 뜻대로 모금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젊은이가 와서 백만 전(錢)을 시주하겠다면서 절이 완공되면 꼭 알려 달라고 했다. 절이 완공되자 그 젊은이는 불당벽에 유마힐(維摩詰:큰보살)을 그렸는데, 얼마나 정교했던지 마치 살아 있는 것 같았다. 이 소문이 삽시간에 퍼져 절을 찾은 모든 사람들의 시주가 백만 전을 넘었다고 하는데 이 젊은이가 바로 고개지였다.
‘점입가경’의 배경이 되는 상해(상하이)의 전통적 예원(豫園:위위안)은 400여년전 명나라의 관료인 반윤단(潘允端)이 자신의 아버지를 기쁘게 하기 위해 조성한 다양한 건축물과 호수, 대가산(大假山)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반윤단이 직접 연못을 파고 누각을 짓고, 숲과 정원을 조성하기 시작한지 약 18년 만에 완공했는데 아편전쟁 때 폭격으로 한때는 폐허가 되었었지만 정부의 복구작업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돼 상해의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특수한 건축물인 삼순당, 장보루, 환운루 등과 유상정, 호심정, 망강정 등 수백개의 정자, 돌을 쌓아올린 석가산(石假山)은 현존하는 인공산 중 가장 오래된 산이다. 예원은 차차 좋은 지경으로 들어간다는 뜻의 점입가경이 유래된 곳으로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들어갈수록 더욱 경지에 이른다고 했을까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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