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자로 남해군은 승진 및 전보 등 151명 규모의 하반기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매번 인사철만 되면 인사결과와 관련해 다양한 평가가 나오게 마련이지만 이번 남해군의 정기인사 후 형성되는 지역내 여론과 언론의 시선을 보면 그 어디에서도 고운 시선이 닿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지난 6월 지방선거 후 박영일 군정 출범 후 세 번째 맞는 정기인사지만 조직안정, 연공서열 중시의 밋밋한 인사로 비교적 무난했다는 올해 상반기 정기인사를 제외하면 이번 인사 이후 후폭풍이 가장 거센 듯하다. 이같은 여론의 배경에는 지난 선거 이후 치러진 정기인사의 경우 민선 6기 첫 인사라는 점에서 ‘지켜보자’는 견해가 컸을테고, 지난 상반기 정기인사는 전언한 대로 다소 밋밋하지만 지역정서를 고려한 고위승진자 결정으로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인지 이번 박영일 군정 세 번째 인사를 지켜보는 여론과 언론의 시선은 날이 서 있었고 상대적으로 앞번 인사에서의 평가보다 더욱 차가웠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언론과 지역사회내 여론, 공직내부의 다양한 평가들을 살펴보면 두 번의 인사 경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흔들리지 않는 인사 원칙과 기준을 찾아 보기 힘든 남해군의 인사시스템 부재를 지적하는 것에 귀결되는 모양새다. 각 직급별 세부 인사 사항을 살펴보면 원칙적 인사기준이 오락가락 하는 모양새를 띠는 것이 결국 이같은 지적을 반증하는 셈이다.
미국의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는 ‘공정한 인사를 위해 가능한 모든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조직에 대한 존경심이 손상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무원칙, 고무줄 인사 기준이 적용된 인사결과가 조직 전반의 분위기 침체와 공무원 조직의 복지부동, 무사안일주의를 조장할 것이라는 우려는 그의 말과 표현은 다르나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공직 내부에서부터 가장 크게 문제로 지적된 부분은 하반기 정기인사를 앞두고 남해군 인사담당부서에서 자체적으로 밝힌 인사기준의 절반도 채 지켜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인사의 내용과 절차가 공명정대하고 투명해야 함에도 스스로 밝힌 인사방향과 세부기준조차 인사결과를 통해 부정되는 사례가 반복되면 피터 드러커의 말에 담긴 ‘조직에 대한 존경심’이 손상될 수 밖에 없다. 특히 모든 행정행위가 군민의 삶과 직결되는 공무원들이 지닌 조직에 대한 존경은 그들의 업무의지에 따라 그대로 현실에 투영된다.
이번 인사 후 제기된 각계의 평가에 박영일 군수는 불편한 심기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그는 군수 당선인 시절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선거기간 중 공직사회에서 가장 많은 건의를 받은 것이 ‘연공서열을 무시한 역주행 인사’에 대한 것”이었다며 “다른 원칙도 중요하지만 지역민들에게 인정받는 인사시스템을 갖추는데 노력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런 입장에서 본다면 지난 인사나 이번 인사 모두 연공서열 존중 측면에서는 그의 소신을 꽤 충실히 지키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노정된 공직 내부의 인사 불만에 대해 끝까지 그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업무수행능력 평가제 도입이나 인사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인사위원회 회의록 공개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인사기준과 절차를 보완하는 것에 대한 노력이 빠져서는 안된다. 명확하고 공정하며 투명한 인사시스템 구축으로 공무원 내부의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조직 활성화 및 업무의지를 고취시키는 것이 군정 발전을 위한 첫 걸음이라는 점을 상기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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