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도중에서 그만 둔다’는 의미로, 중도이폐(中途而廢)라고도 한다.
중국 동한(東漢)시대 하남(河南;허난성) 지방에 낙양자(樂羊子)라고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아주 총명하고 어진 아내가 있었는데 어느 날 낙양자가 외출을 했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한 꾸러미의 돈을 주워 가지고 왔는데 이를 본 아내가 넌지시 물었다. “당신 이 돈 꾸러미는 어디서 가져 오셨소?” 라고 묻자 “돌아오는 노상에서 주워 온 것이오”라고 낙양자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을 했다. 아내는 다시 “제가 알기엔 옛날 큰 뜻을 지닌 사람들은 도천(盜泉 : 약수터 이름, 이름이 더러워 명예를 더럽힐까 두려워 목이 타도 물을 안마셨다고 함)의 물도 마시지 않았고 청렴결백한 사람들은 무례한 태도로 먹으라고 주는 음식도 안 받아 먹었다는데 당신은 어찌하여 불분명한 이 돈 꾸러미를 주워 오신단 말씀이오. 잃어버린 사람은 얼마나 찾아 헤맬지 모르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소”라고 말했다.  낙양자는 그의 아내의 깨우침을 듣고는 얼굴이 확 달아오르고 몸 둘 바를 모를 정도의 부끄러운 수치심으로 그 돈을 다시 주웠던 제자리에 갖다 놓았다.
얼마 후 낙양자는 먼 곳으로 스승을 찾아가 공부를 하다가 1년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서 베를 짜고 있던 아내가 남편이 갑자가 돌아오자 그에게 물었다. “여보, 당신 학업을 다 마치고 돌아 오셨소?”라고 아내가 묻자 낙양자는 머리를 저으며 “아직 다 배우지 못했소” 라고 대답하며 “당신이 너무 보고 싶어서 돌아온 거요”라고 했다. 그의 아내는 낙양자의 말이 끝나자 곧 가위를 가지고 베틀로 가더니 짜고 있던 베를 잘라버리면서 “이 베의 원료는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아 짜는 것입니다. 한 가닥, 한 올, 심혈을 기울여 한 마디를 짜고 한 장을 짜서 필(匹)을 이룹니다. 이제 베를 잘라버렸으니 며칠 동안 고생하고 힘들여 짠 것은 쓸모가 없게 되어 그간의 노력은 헛된 것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마치 당신이 밖에서 공부를 하시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학업도 매일 쌓아 노력하고 연구를 끊임없이 게을리 하지 않아야만 성취하는 것입니다. 만일 중도이폐(中途而廢)하면 그야 말로 베틀에 짜놓은 베를 잘라 버리는 것과 다를 바가 뭐 있겠습니까?”라고 하자 낙양자는 아내의 정확한 판단과 애틋한 설득에 감화되어 다시 집을 떠나 공부를 시작한지 7년 만에 학업을 마치고 그리운 집으로 돌아와 그토록 사랑하는 아내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시작한 일은 포기하거나 흐지부지 끝내지 말아야 하며 흔들림 없이 꾸준히 노력한다면 분명 그만큼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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