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된 서면의 천재일우, 이번만은 묻혀서는 안돼

남해군의 진산(鎭山)인 망운산에 풍력발전단지 조성 의향이 공론화 단계에 접어든 모양새다.
이미 앞선 기사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오래전부터 망운산 풍력발전단지 조성에 대한 군내 여론이 수면 위아래를 오가는 부침(浮沈)을 거듭하다 최근 (주)남해파워가 강력한 사업추진의지 천명과 함께 사업대상지 토지 임대 및 매입확약 등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자 이해관계자인 서면지역 주민들의 반응도 즉각적이고 동향도 분주해졌다.
최근 이 사업에 대한 지역언론 보도로 인해 군민 여론이 찬반양상으로 갈릴 조짐을 보이자 망운산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의 지역내 이해관계자인 서면 노구, 유포, 남상, 중리 등 4개마을의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지난 2일 본지와 이 사업에 대한 주민의견을 밝히겠다고 자처한 이들은 지난해 중반 사업 초기 협의단계 후 업체와 주민간 카운터파트였던 4개마을 추진위원회. 4개 마을 이장을 포함해 마을별 5명씩 총 20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이 위원회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안만큼은 제발 언론이 먼저 나서 찬반양론으로 가르지 말아달라”는 간곡한 요청을 거듭했다.
이들 추진위원들은 망운산 능선내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을 바라보는 관점의 다양성은 인정하지만 군민들이 우선 서면지역의 현실과 그간의 고통에 집중해 이 사안을 냉정하게 짚고 평가해달라는 부탁도 덧붙였다.
이들은 최근 서면사무소에서 열린 이장단 회의에서 나온 발언을 언급하기도 했다. 남상마을 추진위원장인 박황진 이장은 “이장단 회의에 갔더니 몇 년만에 서면에서 올해 처음 아기가 태어났다는 서면장의 인사가 있었는데 경사스런 일에 함께 기뻐하면서도 서글픈 생각이 절로 들었다”며 그간 조선산업단지와 화력발전소 추진 등 서면지역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호재들이 깡그리 무너지면서 이제 서면은 위기를 넘어 지역공동체 붕괴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자괴감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추진위원들은 또 마을소유의 토지 매각 및 임대로 인해 마을측의 보상적 성격의 수익이 발생하는 것을 두고 미리 보상에 대한 찬성입장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일반 군민들의 선입견에 대해서도 말을 덧붙였다. 이들은 “보상 때문에 찬성한다는 일반인들의 인식을 탓할 바는 아니지만 그간 남해군의 지역발전을 위해 서면민들이 제 살을 깎는 희생과 아픔을 감내한 것도 함께 생각해 줬으면 한다”고 운을 뗀 뒤 “풍력발전은 일반적으로 친환경·신재생에너지 발전이라는 점에는 세계적으로 이견이 없는 발전산업이고 그런 차원에서 4개마을 주민들의 총회에서도 무리없이 수용하겠다는 찬성의견이 형성된 것이다. 비록 공사 중 발생하는 환경훼손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군민도 있겠지만 업체와 논의과정에서 주민들도 진입로 확장이랄지 산림훼손이랄지 환경파괴적 행위에 대해서는 명확한 대책을 수립해달라고 요청했고 실제 이 사업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가게 될 경우 우리 주민들이 먼저 나서 이 부분에 대한 환경적 훼손이 최소화되도록 업체를 압박해야 될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IGCC 등 신재생에너지산업단지 조성계획과 한려대교 등 남해군 전반의 굵직한 프로젝트에 비해 작기는 하지만 1200억원의 투자 규모도 남해군으로서는 작은 규모는 아니라 생각한다. 이미 산업화의 피해를 보고 있는 서면지역의 제한적이고 효율적인 개발, 친환경적인 개발을 통해 작게는 낙후된 서면지역의 발전과 크게는 남해군의 발전까지 기여할 수 있는 사업에 대해 군민 모두 서면민들의 절박함에서 다시한번 이 사업을 냉철히 들여봐 달라”는 당부를 덧붙였다.
망운산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 논의가 거론될 당시 망운산의 상징성과 경관 훼손에 대한 산악회와 군민들이 반발여론에 대해서도 이들은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미 남해군의 진산이고 주봉이라는 망운산 정상부에 KBS 송신소가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하면서 “업체가 주민들에게 약속한 관광자원화 컨셉트에 기반한 풍력단지조성 약속에 대해 우리도 철저히 감시하고 유도해 나갈 생각이다”라고 덧붙인 뒤 “보전과 개발, 양극단의 흑백논리로 볼 것이 아니라 작은 사업이지만 첫 단추를 잘 꿰어 지역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을민들의 염원을 함께 이해하고 대승적이고 냉정한 공론화와 검토의 과정을 거치길 바란다”고 말을 맺었다.
그간 이어져 온 각종 대규모 개발의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과 상대적 박탈감이 인터뷰 내내 읽혔던 이들과의 인터뷰. 주장 또는 읍소, 간청 또는 제안을 오가는 이들 서면민들의 이같은 의견이 사업추진의 향방과 군민 여론에 어떤 파향으로 이어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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