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보물섬 마늘축제 및 한우잔치 개최기간이었던 지난 23일 밤 10시 40분경, 마늘축제가 열린 남해군농업기술센터 앞 국도 19호선 노상에서 만취 상태의 운전자가 도로를 건너던 40대 여성 보행자를 충격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승용차 운전자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0%. 도로를 건너다 사고를 당한 피해자 B씨는 사고 당시 충격으로 인해 골반 골절과 머리 등에 부상을 입고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며 경찰은 현재 운전자 A씨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일단 사고의 주된 원인이 음주운전에 있는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조사가 이뤄진 뒤 가해자 A씨에 대해서는 도로교통법(음주운전)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 경찰 관계자는 “지역축제의 시기적 특성과 술에 관대한 농어촌 지역의 정서가 더해져 지역축제기간 중 음주사고가 매년 한 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축제기간 중 경찰력 부족 등 인력의 한계와 지역정서상 음주단속 시행이 쉽지 않다는 맹점을 악용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고 말한 뒤 “비록 전군민이 즐기는 축제기간이라고는 하지만 음주운전은 자신과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라는 원칙적인 시각에서 더욱 성숙된 시민의식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 군내 교통사고 견인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찰 등 당국에 접수되지 않은 음주후 단독사고 발생도 매년 비슷한 수준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한 견인업체 관계자는 “사고 접수 후 현장에 도착해 보면 운전석은 비어있는 상태로 면허가 없는 할머니 혼자 차를 지키고 있거나 차만 덩그런히 남아있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한 뒤 “대개 음주 후 단독사고로 추정되지만 사고현장 주변 여건을 보면 대형사고나 인명피해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 생각될 정도로 아찔한 경우가 많다”고 상황을 전했다.
사고 후 낯부끄러운 음주 백태도 도마에 올랐다. 또다른 견인업체 관계자는 “사고 후 만취한 상태에서 견인차 운전자에게 늦게 출동했다며 욕설을 하거나 어떤 경우에는 집까지 태워달라며 떼를 쓰는 등 웃지 못할 상황이 빚어져 당황스러웠던 적도 있다”며 “지나치게 술에 관대한 지역정서부터 바꾸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축제의 흥겨움과 화려함 뒤에 숨겨진 부끄러운 음주백태. 우리의 부끄러운 민낯부터 개선해 나가려는 대대적 시민의식의 전환이 절실해 보인다.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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