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마늘축제 취재를 마쳤다. 신문사 입사 후 5회 마늘축제부터 현장을 줄곧 지켰으니 올해로 딱 6번, 마늘축제 역사의 절반 이상을 함께 했다.
지난 2012년 마늘축제 평가 기사 중 필자는 그간 취재현장에서 느꼈던 소회를 다음과 같이 표현한 바 있다.
“참 지겹도록 반복해 이제 기사에 반영하는 것도 미안할 지경인…”이라는.
늘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 평가를 균형감 있게 분석하고 주관적 견해를 최대한 배제하기 위해 본지 편집국은 축제 이후 취재기자 전원과 임직원 전원이 각자 축제를 취재하고 객관적 입장에서 느낀 소회들을 종합하는 방식의 자체 평가회를 가진다.
이미 이번호에 반영한 기사들에서 읽히겠지만 이번 축제에서 가장 호평을 받은 대목은 기존 마늘축제에서 핵심적인 축제의 콘텐츠인 마늘의 한계를 한우와의 접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는 점이다.
품목별 판매액 등 객관적 지표에서도 읽히듯 이번 축제에서 단연 주인공은 기존 축제에서 조연이었던 한우였다. 명품급 조연의 주연 등극이라 칭할 만하다.
이미 한때 전국에서도 우수한 품질을 자랑했던 화전한우, 보물섬 남해한우의 우수성과 저력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 등 축제의 보편적 성패를 가르는 핵심요소에서 한우는 먹을거리와 즐길거리에서 경쟁력을 확인시켰고 프로그램 기획단계의 다양한 파생효과까지 검증해내고 잠재력을 보여준 축제였다.
반면 기존의 주연급배우였던 마늘은 상대적으로 너무 안일했나보다. 전언한대로 “참 지겹도록 반복해 이제 기사에 반영하는 것도 미안할 지경인” 현장 구매력 강화를 위한 소포장 판매상품의 준비, 변화된 소비패턴을 반영한 깐마늘과 다진마늘, 마늘과 마늘종 장아찌 등 마늘 관련상품의 다양화가 마늘축제의 핵심 콘텐츠인 마늘을 부각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는 수없이 반복된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번 축제에서도 이같은 지적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있었으나 실행으로 옮겨내는 의지는 미흡했다.
철저한 준비가 낳은 예견된 대박과 전형적인 매너리즘에 갇혀 변화를 꾀하지 못한 두 배우, 한우와 마늘의 명암은 극명했다.
이제 축제는 또다른 기로에 섰다. 축제의 성격과 방향을 결정하는 것도 그렇지만 고질적으로 제기됐고 예견되고 있는 주변 여건과 환경의 변화도 기로에 놓인 이 축제의 미래를 고민하는데 더 이상 주저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당장 내년 보물섬 마늘나라 일원의 축제장 앞을 지나게 될 국도 19호선 확포장 공사로 눈에 띄게 줄어들게 될 축제장의 확보나 대체 개최장소 모색이 그렇고 마늘이나 한우냐를 두고 양단의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두 콘텐츠가 모여 함께 동반성장하는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를 어떻게 이뤄낼 것인지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방향 설정이 시급하다.
아울러 이번 축제를 마친 뒤 이같은 과제와 함께 행정적으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에 대한 조언으로 글을 마칠까 한다.
남해군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민선 지방자치제가 도입되면서 지역축제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났고 이제 옥석이 가려지는 과도기적 시기에 도달했다. 남해군도 그간 문화관광과내 관광축제팀으로 지역축제의 전문화를 꾀하며 상당부분 효과를 거뒀으나 관광정책과 축제 업무의 과중으로 인해 관광정책의 부재라는 지적과 축제에서의 반복된 지적을 계속해 받고 있다.
행정적으로 관광정책과 축제의 명확한 업무분장을 고민하는 것부터가 이 기로에서 어느 길을 택할 것인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변수가 된다는 점을 인식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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