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이 많고 마음과 행실이 깨끗하지 못한 관리, 백성들을 돌보는 데는 신경 쓰지 않고 신분을 이용해서 자기재산을 늘리기 위해 윗사람에게 뇌물을 바쳐서 노력없이 벼슬을 얻어낼 목적으로 부정을 저지르는 관리, 부패된 관리는 재물을 모아 살찌고, 청렴한 관리는 청빈하여 가난하게 산다는 의미로 흔히 쓰이는 고사성어다. 잊을만 하면 터져 나오는 사회지도층의 일탈소식을 들을 때마다 우리는 어쩌면 부정부패가 만연한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또한 돈이나 재물을 받고 벼슬을 시키는 '매관매직(賣官賣職)' 행위 등은 언제 사라질지 암담하기만 하다.
썩은 냄새가 만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유취만세(遺臭萬歲), 하지만 탐관오리나 매관매직의 부정부패는 어렵게 쌓아온 명성을 한 순간에 잃을 뿐만 아니라 시간 속에 오명을 남겨 자손만대, 후세에게 멸시받는 대상이 되게 한다.
그깟 돈과 재물보다는 청렴과 결백으로 미명(美名)이 대대로 칭송받는 '유방백세'(流芳百歲 : 아름다운 이름은 백년을 간다)가 훨씬 바람직하지 않을까? 관료층의 부패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존재한다. 중국의 문헌에 나오는 최초의 부정부패 관료는 양설부(羊舌駙)라고 하는데 춘추시대 진(晉)나라의 귀족으로 상류계급에 오른 인물로 군권을 장악한 그는 위(衛), 정(鄭), 제(齊), 노(魯)나라 등 수십 개 나라를 침략하고 약탈하여 많은 재물이 남아나질 않았다고 한다. 이렇게 한 없이 재물을 쌓아가던 그는 결국 뇌물 때문에 살해당하게 된다. 그가 죽자 그동안의 죄상이 낱낱이 밝혀지면서 묵형(墨形 : 얼굴에 범인의 표시인 문신을 새기는 형)에 처해지고 시신은 저잣거리에 걸렸다. 욕심 많고 오물과 같은 탐오(貪汚), 욕심 많고 악랄하다는 탐묵(貪墨)이라는 말은 바로 양설부에 의해 유래하였다.
그러나 뿌리 깊은 중국의 탐관오리, 부정부패문제는 그나마 시진핑 정부가 들어선 이후 서슬 퍼런 칼을 들이대면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조선 역사를 보아도 이런 부정부패의 관리들 때문에 백성들이 힘들어 했다. 지금도 다투어 매관매직, 탐관오리가 이어져오고 있는데 세금낭비부터 기본질서까지 망각하고 자기 주머니 채우기 바쁘다. 물가는 계속 고공행진, 열심히 일하면 삶이 당연히 나아져야 정상인데 어떻게 점점 힘들어지고만 있다. 법과 제도적 허점을 이용, 책임을 소홀히 하거나 집단적인 이기주의와 권한과 지위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지 않는 도덕적해이가 도를 넘고 있다.
조선시대 방촌 황희, 퇴계 이황, 고불 맹사성 등은 사사로운 개인의 이익은 뒤로하고 오로지 백성만을 위해 충성과 헌신 봉사로 오늘날 후손들에게 존경받는 '청백리'(淸白吏)의 표상으로 귀감이 되고 있는 점을 의미있게 되짚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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