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운다’는 말과 ‘눈앞의 이익 때문에 의리를 잃는다’는 뜻과 일맥상통한다. 작은 것에 집착하여 마음을 두면 큰 것을 잃게 되는 일들이 부지기수이다.
소탐대실은 바둑판에도 자주 생기는데 가장 흔한 예가 몇 점을 살리려다 주변에 있던 대마(大馬)를 통째로 잡히거나 유리한 바둑을 쏟아버리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작은 욕심 하나가 내 속에서 잉태되면 그것으로 인해 원칙에 어긋난 행동을 하게 되며 점점 쌓이고 축적되어서 결국 너도 나도 후회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유명한 정치인이나 연예인 등이 작은 탐욕 때문에 하루 아침에 자신과 가문의 치욕, 그리고 명성을 송두리째 잃게 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본다. 눈앞의 이익과 작은 욕심을 버리지 못해서 큰 것을 잃어버리는 불행한 모습이 우리 주변에 늘려있고 돈과 명예 때문에 더 중요한 의리와 신뢰를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일들이 너무 많아 걱정이다.
중국 전국시대 진나라 혜문왕은 촉나라를 정복하기 위해 신하를 시켜 옥(玉)으로 집채만큼 큰 소(牛)를 만들고 온갖 기이한 보석으로 치장하여 촉나라 제후에게 바칠 선물이라고 소문을 내게 했다. 그런 다음 혜문왕은 촉나라 제후에게 사신을 보내 “혜문왕께서 촉나라와 화친을 원하여 옥으로 만든 소를 선물로 보내려고 하는데 소가 너무 커서 험한 길을 올 수 없어 소를 실은 수레가 올 수 있도록 길을 넓게 평평하게 만들어 주면 바로 선물을 바치겠노라”고 전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신하들은 “촉나라는 지형이 험해 적의 침략을 막는 역할을 하는데 길을 만들어 주면 적에게 쉽게 쳐들어올 빌미를 주는 것”이라며 한사코 반대했다.
그러나 욕심 많은 촉나라 제후는 ‘집채만큼 큰 옥으로 만든 소’에 눈이 뒤집혀 결국 길을 터주고 말았다. 이윽고 옥으로 만든 소가 궁 안에 들어오면서 뒤따라 위장하여 들어온 촉나라 병사들이 제나라 병사들을 물리치고 제후를 포로로 잡아 촉나라를 멸망시키고 완전 정복하는데 성공하였다. 결과적으로 촉나라 제후는 보석으로 만든 소에 그만 눈이 멀어 나라를 빼앗기고 말았으며 여기에서 소탐대실이란 고사성어가 생겨난 것이다.
비슷한 성어로 ‘교각살우(矯角殺牛, 소뿔을 고치려다 소를 죽인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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