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이 통용되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다’라는 뜻으로 중국 고전 한서(漢書) ‘형법지(刑法志)’에서 유래된 정본청원은 ‘기본에 충실하고 잘못을 거울삼아 올바르게 정도(正道)로 가야하며 비상식적이고 바람직하지 못한 사회현상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지난해 우리 사회가 세월호 참사 등 각종 사건사고로 만성적인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을 거듭 확인했으며, 이로 인해 관피아의 먹이사슬, 땅콩 회항사건, 의혹투성이의 자원외교, 비선조직의 국정농단과 같은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상태는 원칙과 법을 무시하는 처사로 이를 바로잡아 근본을 바로세우고 상식이 통용되는 원칙에 충실한 사회를 만들어야하는 절박한 과제를 안겨 줬다.
사회전반의 근본이 흐트러지면서 예의와 염치는 사라지고 이는 공공성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세월호의 참사 수습과정에서도 공공성의 실종을 절감할 수밖에 없었고 숱한 참사와 부정부패 등은 위에서 언급한대로 원칙과 법을 무시한데서 비롯됐다고 할 수 밖에 없다. 나라의 근본을 바로하고 근원을 맑게 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지도층이 모범을 보여야 함에도 오히려 반대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의 관중(管仲)이 지은 관자(管子)의 ‘목민편(牧民篇)’에는 나라를 지탱하는 네 가지 덕목을 ‘예·의·염·치(禮·義·廉·恥)’라고 하는데 그 중 하나가 없으면 나라가 기울고, 둘이 없으면 나라가 위태로워지며, 셋이 없으면 나라가 뒤집어지고, 넷이 없으면 나라가 파멸하게 된다고 했다. 곧 예의염치는 나라를 존재케 하는 가장 근본적인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과연 공정한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
정치, 경제, 사회분야를 종합한 공정성은 국민 10명중 7명이 불공정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반세기만에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 1인당 소득 2만8천 달러 시대 진입, 민주적 정치제도 정착, 상업화 민주화 동시달성으로 OECD에 가입하는 등 선진 국가를 실현했다. 하지만 고도 압축 성장과정에서 양극화와 사회적 불균형 심화 등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스스로 책임지는 사회, 부패 없고 균등한 기회보장,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 법과 원칙이 바로 선 따뜻한 정본청원의 공정한 사회를 반드시 이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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