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교육은 학생 맞춤형 교육의 본질로 돌아가는 길"

자연 속 교육환경 남해 ‘자연의 야성’을 기를 수 있는 최적지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교육마을 조성’ 최종 꿈으로 그려

지난 4일 남해 상주중학교가 경남도내 처음으로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로 지정됐다.
남해군의 작은 학교의 노력이 농어촌 지역사회의 변화와 전국 농어촌 학교의 변화까지 이어지질 것으로 기대되는 나비효과에 작은 날개 짓을 시작한 것.
이 중심에는 대안교육에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갖고 실천해오며, 대안교육 전문가로 불리는 여태전 교장이 있었다.
경남도내 사립 대안학교인 산청 간디학교의 교감을 거쳐, 전국 첫 공립대안교육 특성화 고등학교인 마산태봉고등학교 교장을 역임한 여 교장이 지난해 3월 상주중학교로 부임하면서 상주중학교도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로 전환이 확정됐다. 상주중학교는 오는 2016년부터 경남도에서 대안교육 특성화학교로 운영된다.
아직까지는 생소하기만한 대안교육, 지난 9일 여태전 교장(54·사진)을 만나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의 의미와 앞으로의 운영계획을 들어봤다.<편집자 주>

 

▲상주중이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로 선정된 의미와 가치는
=세부분으로 나누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 같다. 먼저 남해군에서는 농어촌지역과 전국학교에서 겪는 고질적 문제인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간의 통폐합, 교육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자연 속에서 더불어 살고 배우는 천혜의 교육환경을 가지고 있는 남해 특성을 반영한 교육으로 장기적이지만 전국의 학령인구를 유치해 인구수를 늘리는 등 지역 활성화에 초석이 될 것이다. 또 경남도 차원에서는 대안학교 특성화중학교로 첫 시도되는 만큼 대안교육의 하나의 모델로 향후 대안교육에 적합한 모델이 만들어지기까지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끝으로 전국에서 추진되고 있는 대안교육에 발맞춰 한국교육의 본질적문제를 고민하고,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에 동참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대안학교의 의미와 대안교육은
=대안학교는 ‘교육과정’이 다른 학교일뿐이다. 학교가 아이들에 맞지도 않는 옷을 입히면서, ‘왜 이 옷을 입지 않느냐’하는 윽박지르고 있다. 이 때문에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을 ‘학교부적응 학생’, ‘학업중단 학생’으로 낙인찍고 규정해 버리는 것이다. 학교 부적응 학생은 없다. 또 ‘학업중단’이란 말보다는 ‘학교중단’이라는 말이 맞다. 학교가 학생에게 맞지 않을 뿐이다. 대안학교는 최대한 아이들의 몸에 맞는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노력하는 장소이며, 단순히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모여 사는 문제아들의 수용소가 아닌 획일화된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다양화된 삶의 교육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는 운동’이다.

▲교육과정은 어떻게 운영하나
=중점은 ‘유연하고 탄력적으로’다. 대안학교라 해서 아무런 학업교육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국가에서 요구하는 일정 기준의 교과와 시수를 채워야 하는 것은 같다. 다만 일반학교보다 좀 더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운영할 수 있다.
일반학교와 비교해서 정규교과 시간보다는 자율과정, 창의체험활동, 특성화교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운영한다.
세부적으로는 자율과정에 진로탐색, 프로젝트학습 등과 특성화교과에 생태농업, 인문학, 창의예술을 비롯해 태봉고, 간디학교에서 진행했던 해외로의 봉사활동을 떠나는 이동학습 등으로 지식 중심의 입시 위주 교육에서 체험 중심의 삶의 교육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운영되는 것이다.

▲앞으로의 남해에서 구상 중인 계획은


=학생들이 자연 환경 속에서 더불어 살고 배울 수 있는 것을 개인적으로 ‘야성’이라 지칭한다. 적어도 남해는 학생들의 ‘야성’을 깨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 생각한다. 
태봉고등학교 교장 임기를 마치고, 상주중학교로 오게 된 것도 예전부터 꿈꿔오던 ‘교육마을’을 조성하는데 적합지라 생각해서다.  
교육마을이란 ‘돌아오는 농촌, 다시 사는 마을학교’를 비전·철학으로 삼고, 단지 학교 하나를 살리겠다는 발상이 아닌 과거 공동체의식을 함양하고 공유해 학교를 중심으로 마을전체가 살아가는 생태적 공동체마을을 만드는 것이다.
필요에 따라 교육공동체 즉 학부모, 학생이 거주할 수 거주지를 만들고, 지역의 자연환경을 살릴 주말학교 설립, 도심의 학생을 유치해 교육을 제공하는 산촌유학센터 건립 등 적어도 학령기에 있는 학생이 ‘10대 시절만이라도 지내고 싶은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계획을 그리고 있다. 

▲‘교육 마을’ 조성을 위한 지역사회에 바라는점은
=분명 학교 혼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10년을 바라보고 계획하고 있는 일이지만, 정년은 계획에 비해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꼭 내 자신이 처음부터 끝까지 해내야지 꿈을 이뤘다 생각하지 않는다, 지역사회가 나와 같은 뜻을 가지고 바통주자가 되어 회복·희망교육의 실현을 위해 이어서 달려주길 바랄뿐이다.
쇠귀 신영복 선생의 “바다는 가장 낮은 곳에서 모든 시내를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바다입니다.”라는 말처럼 넓은 포용력과 겸손함을 가지고 미래의 남해교육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관심가져 주길 바란다.  
/김인규 기자 kig2486@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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