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초보은’은 ‘풀을 묶어 은혜를 갚는다’는 성어로, 은혜를 모르고 사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고 하는데 은혜를 베푼 은인이 있으면 반드시 보은(報恩)해야 한다. 정말 힘들고 어려웠을 때 도움의 손길을 내민 사람이 있었다면 잊지 말고 꼭 갚아야 한다. 그게 도리이며 사람 사는 법이다. 악(惡)한 끝은 없어도 선(善)한 끝은 있다는 진리와 통한다. 은혜와 보은은 아름다운 인연을 만든다고 했으며 내가 줄 수 있는 최선의 것을 베풀면 반드시 그 보답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농사에서 씨를 뿌리는 것은 결코 낭비가 아니며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에서 선으로 이웃을 돕는 것은 결코 허사가 아니다. 사람 사는 사회의 아름다운 모습이며 선현들이 이웃을 가까이하고 덕을 베풀며 살라고 한 까닭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진(晉)나라의 고사에서 유래된 것으로 진나라에 위무자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에게는 사랑하는 소첩(小妾)이 있었다. 평소에 그는 아들 위과를 보고 아비가 죽으면 아기를 낳아보지 못한 서모(庶母)를 개가(改嫁)시켜 잘 살도록 하라고 항상 일러왔다. 그러다가 위무자가 병이 들어 위독하게 되자 다시 위과를 불러 “내가 죽거든 너의 서모도 나를 따라 같이 죽게 하여 합장(合葬)을 시켜야 한다”고 하였다. 그 후 위무자가 죽게 되자 위과는 그의 아비 위무자가 병이 깊어 위독했을 때 분부한 명령은 제 정신에서 한 말이 아니라고 생각하고는 생존 시에 누누이 분부하던 뜻을 따라 서모를 살려 주어 다른 곳으로 시집을 가게 했다. 그 후 진(晉)·진(秦) 두 나라의 전투가 벌여져 위과가 군대를 거느리고 전장에서 결전을 벌이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싸움터에서 한 노인(老人)이 땅에서 무성하게 자란 풀(草)들을 묶어서 온 들판에 매듭을 만들어 놓았던 것이다. 그렇게 하여 진(秦)나라 말들이 그 풀매듭에 걸려 쓰러지자 말에 타고 있던 병졸들은 여지없이 마상(馬上)에서 떨어져 나뒹굴어졌다. 위과는 이때를 틈타 사나운 맹수와 같이 총공격을 하여 싸움을 순조롭게 승리로 이끌고 적장(敵將) '도회'를 사로잡는데 성공하였다. 그날 밤 위과는 꿈속에서 풀을 묶어 맺던 그 노인을 만났는데 자칭 개가한 서모의 아버지라고 하면서 자기 딸을 죽여 합장시키지 않고 살려 시집보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하여 위과를 전쟁에서 승리하도록 결초(結草)를 하였다고 했다. 신기한 괴담으로 진위를 떠나 남의 은혜를 갚는다는 것은 곧 만고의 이치가 아닐까 생각하며 어렵던 시절 베풀어준 은혜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