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일을 다 한 후 하늘의 명령을 기다린다는 뜻으로, ‘최선을 다한다’는 ‘진인사’와 ‘하늘의 뜻을 받아들인다’는 ‘대천명’의 두 가지 의미를 합성화한 것이다.
우리 속담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을 연상케 한다. 삼국지 ‘수인사대천명(修人事待天命)’에서 유래한 것으로 ‘대천명’보다 ‘진인사’의 뜻이 더욱 강조되어 요행만 바라지 말고 열과 성을 다하라는 제갈공명이 한 말이다.
모든 일은 최선을 다하는 사람의 몫이다. 최선을 다하지 않았으면서도 스스로 최선을 다했다고 자위하는 경우는 없는지 깊이 되새겨 볼 일이다. 새해를 맞아 새로운 각오와 열정으로 열심히 노력하여 좋은 결실을 맺고 결과에 만족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중국 삼국시대 위(魏)나라 조조가, 오(吳)와 촉(蜀) 두 나라 연합군과 전투를 벌인 적벽대전(赤壁大戰)에서 촉나라의 관우는 조조를 죽이라는 제갈량의 명령을 받았으나 옛날 조조에게 입은 은혜를 생각하여 화용도(華容道)에서 포위된 조조를 죽이지 않고 퇴각의 길을 터주는 바람에 간신히 달아나게 하고 돌아 왔다. 그래서 제갈량은 관우를 참수(斬首)하려 했으나 유비의 애절한 간청에 따라 관우의 목숨을 살려 주었다. 제갈량은 유비에게 “천문(天文)을 보니 조조는 아직 죽을 운명이 아니므로 일전에 조조에게 은혜를 입었던 관우로 하여금 그 은혜를 갚으라고 화용도로 보냈다. 내가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쓴다 할지라도 목숨은 하늘의 뜻에 달렸으니 하늘의 명을 기다릴 뿐이다”라고 말했다. 
소설 삼국지에서 세상을 손바닥 바라보듯 한 그의 능력은 사람을 들었다 놨다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자연의 이치를 읽고 조절하는 신(神)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제갈공명이 비록 중국이 낳은 인물이긴 하지만 우리의 두뇌에도 최고의 지혜를 가진 전술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그가 유비를 제치고 실질적인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임금을 섬기고 백성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며 덕으로 다스리고 청렴결백하여 불의와 타협하지도 않았다.
특히 그의 인사(人事)철학은 논어에 ‘구부러진 자를 곧은 자 위에 올려놓으면 백성이 복종하지 않고, 곧은 자를 구부러진 자 위에 올려놓으면 백성이 복종한다’로 바르고 능력 있는 인재를 중용하여 이들에게 책임과 의무를 부여하며 주위사람의 직언(直言)에 귀를 기우리는데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이것이 인사의 기본이고 정치의 시작이다’라고 했다. ‘선비의 직언이 나라의 명운(命運)을 가른다’는 역사속에서 다양한 직언들을 새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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