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 언론지에 의하면 '농업발전계획 용역 최종보고회'가 있었다고 했다. 그 보고회를 개최하고, 앞으로 그 계획서를 중심으로 예산 확보와 동시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농업발전 여건이 매우 어려운 남해군의 환경으로서 농업발전을 모색하는 발상은 매우 자랑스럽고, 희망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 계획은 많은 재정과 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과제이기 때문에 계획사업을 추진하기 전에 심사숙고한 검토를 거듭하여 시행착오를 최대한 감소시키며, 효과적인 업적을 나타나게 하는 프로젝트로 다듬어야 한다.
 보고서의 내용을 열람하지 못 해서 구체적인 문제점을 지적하지 못하지만 신문지상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계획서에 5대 비전과 3대 목표를 제시했다. 5대 비전을 나열해 보면 ① 남해인의 행복과 살아보고 싶은 남해, ② 시대 변화에 대응하는 농업과 농촌발전, ③ 도시와 농촌 상생, ④ 자원 활용으로 타 지역 차별화, ⑤농가소득 증대와 일자리 창출 등이었다. 비록 비전(Vision)으로 제시하였지만 그 비전이 실행할 수 있는 조건과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공상적 비전으로 끝날 수 있기 때문에 실행이 가능한 비전이어야 현실로 접근하는 것이다. 그 비전을 실행하기 위해서 3가지 목표도 제시하고 있다. 그 ①은 농업 활성화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② 도시민과 군민이 공작하여 남해 보물섬 만들기, ③군민의 역량과 자긍심을 강화하여 선진적 남해 농민이 되게 등으로 요약된다.
 비전과 그 목표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일반적이고 총론적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 총론적인 계획 목표를 각론으로 구체화하고, 관청 지원과 함께 농민들이 안심하고 실행할 수 있는 계획이어야 한다. 열악한 우리나라 농업과 농촌의 현실, 더욱 남해군은 기후조건 이외의 대부분의 농토 환경과 인력 조건은 매우 좋지 아니하다. 전업농업을 경영할 수 있는 농토규모가 협소하고, 노령 부부 노동력에 의한 소규모 경영으로 가계를 유지하고 있는 대부분의 농가로서 농업발전계획을 수용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라 하겠다. 그나마 마늘과 시금치 작물이 이들 농가의 가계 유지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 남해군의 자연환경이 선물한 축복인 것이다.
 그 계획의 기본 과제로서 몇 가지 조건이 전제되어야 한다. 실행 세부계획의 첫째는 생산 입지 조건이다. 즉, 지역 입지조건, 인력조건, 작목조건, 시설농업조건 등을 선별하고, 작목 선택과 시설농업을 수용할 수 있는 지역 입지조건과 인력조건을 모색하여야 한다. 따라서 계획 추진단은 남해군 220개 마을을 답사하여 작목과 시설농업조건이 합당한 마을과 농가를 선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 이유는 동일 지역에도 일조시간, 바람 강도, 기온 차, 토양성분 등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 둘째는 어떤 작목을 선택하든 생산의 필수조건은 무공해 작목을 생산하고, 맛있고, 영양가 높은 것, 모양 좋은 등의 상품성이 높은 생산물을 만들어 타 지역 농가의 동일한 생산물과 차별하는 것이다. 그 셋째는 무공해의 우수 상품을 생산한다는 마케팅을 전개하여 도시 소비자들의 이목을 남해에 집중하게 하여 소비자 인식을 높이는 것이다. 소비자의 선호도를 높이지 못하는 상품은 경쟁시장에서 버틸 수가 없는 것이다. 그 넷째는 가공업이 뒤따라야 한다. 생산지에 가공업이 병존하지 아니하면 생산농가는 과잉생산과 가격 하락을 당할 수 있다. 생산농가의 불안은 유통 문제와 가격 하락이다. 가격 안정의 시장조직이 짜여지면 생산안정과 기술발달이 따르는 것이다.
 끝으로 관. 민 공동책임과 협동으로 투자지원과 기술 지원, 마케팅 지원으로 계획서에 담긴 농가의 안정적 생산과 소득 향상이 지속되도록 해야 한다. 바라건대 모처럼 추진하는 그 정책이 잘못된 정치성에 이용되는 일회성 행사처럼 반짝 나타나 소식 없이 사라져, 재정손실과 농민 실망, 지역 불명예만 남기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신중한 검토를 거듭하며 성공 시키는 정책이 되기를 군민 모두는 기대한다.

논설위원 농학박사 강    태    경
전 계명대학교 사회과학대학학장
보물섬남해포럼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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