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서 접근, 전 세계 소규모 발전 플랜트 시장 ‘노크’

<이어서 계속>
▶플라즈마 가스화 기술, 개발 배경은?
친환경에너지타운의 의미와 조성 취지에 대해서는 이해가 됐다 하더라도 ‘플라즈마 가스화’ 기술에 대한 궁금증은 여전하다.
먼저 이 플라즈마 가스화 기술이 연구·개발된 배경은 산업혁명 이후 인류의 주에너지원이었던 석탄 등 화석연료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고 환경 친화적인 에너지원을 개발하기 위한 전세계적 노력에서 비롯됐다.
이와 더불어 국내 관점에서는 경제규모 확장에 따른 전기에너지 소비의 폭증으로 만성적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으나 기존 화석연료를 활용한 화력발전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자 대기오염 등 환경오염 우려로 발전소가 들어선 지역의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을 야기하는 등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켰다.
여기에 더해 지난 2011년 3월 11일, 일본에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고, 밀양 송전탑 사태는 이같은 원자력 발전이나 석탄화력 등 대규모 발전시설과 소비지인 수도권으로 초고압 송전선로를 통한 장거리 송전에 따른 지역의 희생을 사회문제로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런 사회적 기류 탓에 정부는 만성적인 전력 부족에 따른 ‘전력대란’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대규모 발전시설 중심의 전원공급 정책에서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분산형 소규모 전원(電源)을 개발하는데 국가 에너지 정책의 무게 중심을 옮겨갔다. 이같은 전반적인 국가 에너지 정책의 흐름이 마이크로 웨이브 플라즈마 가스화 기술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연구·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게 했고 더 많은 사회적 관심을 이 방면으로 불러 일으켰다.
▶플라즈마 가스화 기술이란?
지난 1일 남해군과 관련사들의 투자양해각서 협약 체결식에서 소개된 마이크로 웨이브 플라즈마 가스화 기술은 고체, 액체, 기체에 이은 제4의 물질상태인 플라즈마를 이용해 탄소를 기본 성분으로 포함하고 있는 석탄, 폐기물, 바이오매스 등의 주입연료에 초고온으로 가열해 일산화탄소(CO)와 H2(수소)등의 합성가스가 생성해 내는 공정을 거치고 이 가스를 정제·냉각한 뒤 가스 엔진을 돌려 발전함으로써 전기를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에너지를 생성시키는 직접적인 열원(熱源)이 플라즈마라는 것과 주입연료가 폐기물이란 것을 제외한 기본적인 공정은 현재 남해군 서면 중현지구 일원에 추진할 예정인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Integrated Gasification Combined Cycle)와 유사하기 때문에 플라즈마 가스화 발전은 'PE-IGCC(Plasma Enhanced Integrated Gasification Combined Cycle)'로 불린다.
기술보유사인 ㈜에스앤티엘社의 자료에 따르면 가스화로나 연소가스 냉각시 발생된 증기를 이용해 증기터빈을 가동할 수도 있어 고효율의 발전설비라는 장점이 있다. 또 기존에 그냥 버려지던 쓰레기 등 폐기물을 주입연료로 활용하게 돼 쓰레기 매립에 필요한 부지 등을 최소화 할 수 있고, 공정 중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온실가스 및 대기오염 물질의 배출을 감소시킬 수 있어 청정에너지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또 플라즈마 가스화 기술을 이용할 경우 가스화기기에서 배출되는 물질은 수소, 질소,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뿐이며 일산화탄소와 수소는 전기 생산을 위한 가스엔진과 증기터빈을 구동하는데 사용된다.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현재 연구 개발 후 정착단계에 접어든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 설비를 플랜트에 장착할 경우 대기와 격리시킬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이번 남해군과의 협약 체결 당사자인 기술보유사 ㈜에스앤티엘 신재인 대표가 초대 소장을 지낸 국가핵융합연구소에서 미래 친환경 분산 발전 대체기술로 주목되는 마이크로 웨이브 스팀 플라즈마 가스화 발전장치인 ‘순수 스팀 플라즈마 가스화 장치’를 개발해 지난 2011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선정한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꼽히기도 했다.
또 이 기술은 국내 개발 초기 단계부터 소규모 분산형 발전플랜트 확산을 지향해 온 탓에 시설 설치에 소요되는 기간이 짧고 활용되는 부지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저급석탄, 목재와 목질계 팰릿 등 산림부산물, 쌀겨 등 바이오매스, 생활쓰레기 등이 풍부하면서 전력공급이 어려운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칠레 등 개발도상국의 마을 또는 소규모 지역단위에 전력을 공급하는 소규모 발전기 수출을 추진하기 위해 개발돼 발전 플랜트 수출시장에서의 성장가능성이 더욱 주목되고 있다.
올해 8월 강원발전연구원이 발간한 ‘친환경에너지타운과 플라즈마 발전’이라는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서만 플라즈마 가스화 발전 설비와 같은 소규모 지역단위 발전시설이 필요한 마을이 20억개에 달할 것으로 분석해 두고 있으며 관련업계에서는 향후 2년간 전 세계 플라즈마 발전시장의 규모가 1조2천여억원 수준에 달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1000조원대 세계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플라즈마 가스화 시설 도입 사례는?
전언한 것과 같이 플라즈마 가스화 시설의 학술적인 연구와 개발 필요성 등 도입 기반이 공고한 탓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플라즈마 가스화 시설을 도입한 사례는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플라즈마 가스화 기술은 특히 해외에서 먼저 쓰레기를 처리하는 매력적인 아이디어로 주목돼 오랫동안 연구의 대상으로 삼아왔으며, 이 기술은 최근 몇 년 사이 산업화 단계에 접어들어 이를 이용한 쓰레기나 유해물질의 처리량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먼저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설명한 것과 같이 인도와 중국, 인도네시아와 칠레 등 전력 수요는 있으나 대규모 발전시설이 들어서기 힘든 마을이 산재한 나라에서 플라즈마 가스화 발전소 도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특히 섬이 많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는 저급석탄이나 우드펠릿, 팜껍질 등 바이오매스 등 지역 매장 자원을 활용한 독립발전설비로 3MW규모의 플라즈마 가스화 발전시설을 300여개 가량 도입, 조성하는 추세에 있고 일본 홋카이도 지방의 대표적인 석탄도시인 우타시나이시(歌志?市, うたしないし)에서는 1일 200톤 가량의 자동차 범퍼 등 폐차 잔재와 300톤 가량 발생되는 도시고형폐기물을 활용해 4MWe의 전기를 생산해 내고 있다. 또 미국, 영국, 중국 등에서도 해당 지역에서 주로 배출되는 선박폐기물, 폐석, 목질계 폐기물과 저급석탄 등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플라즈마 가스화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플라즈마 가스화 발전분야에서 가장 독보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는 곳은 단연 강원도를 들 수 있다.
강원도는 올해 8월 태백시에 세계 최초의 3MW급 플라즈마 가스화 복합발전소 건립 기공식을 가진데 이어 총 31MW급 발전단지를 건설할 계획을 밝히고 있고, 오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플라즈마 가스화 발전시설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를 공급하겠다는 친환경에너지타운 조성계획 등을 밝히고 있다.
강원도에서의 플라즈마 가스화 기술은 기존 탄광지역의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접근이 이뤄지기 시작했으며, 전언한 것과 같이 소규모 분산형 전원 수요 급증에 따라 전 세계 발전 플랜트 시장까지 선점하겠다는 정책적 목표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과의 연계도 전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메가이벤트에 국내 플라즈마 가스화 발전시설을 포함해 신재생에너지 전력생산기술을 간접 노출시켜 세계시장 공략의 살아있는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도 내재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 호에 계속>
/정영식 기자 jys23@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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