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아무래도 큰 물에서 놀아야 경쟁력이…"
중심학교 막연한 선호, 학원보내기 편리 '기대' 
불합리한 학구·위험한 도로사정도 '원인'
 
본지는 지난호 기사에서 같은 읍내의 초등학교지만 자녀를 특정학교로  보내려는 일부 학부모들의 욕심 때문에 위장편입이 행해지고 있으며 이러다 보니 같은 동네에 살면서도 아이들이 서로 다니는 학교가 다른 경우가 있다는 것을 보도했다. 더불어 읍과 가까운 면 지역 학부모들 역시 자기 자녀를 읍내 학교로 보내려고 위장전입을 시킨다는 것 등도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일부 학부모들이 이렇게 위장전입이라는 법에 저촉되는 행위까지 하는 이유는 뭘까? 취재 결과 이는 어느정도 불가피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학부모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욕심, 중심학교에 대한 막연한 기대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불가피한 경우는 이렇다. 예를 들어 한 가족이 읍내 다른 학구로 이사를 했을 때 학부모로서는 굳이 자녀를 학교친구들과 떼어놓으면서 까지 전학을 시키기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또한 읍내 혹은 특정학교가 아니면 교육을 못시키는 경우가 그렇다. 예를 들어 군내에서는 아이가 축구선수로 활동하려면 읍내 학교를 다닐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보면 남해축구클럽 학생들 역시 외지에서 남해로 위장전입을 한 경우. 집은 면이지만 부모가 다 읍에서 장사를 하는 경우도 그렇다. 혼자 자녀를 두기 염려스러운 것이다.

이밖에 교육청의 불합리한 학구배정이나 미비한 교육여건 역시 불가피한 위장전입을 낳게 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남해교육청은 현재 남해읍의 경우 읍 4거리를 기준삼아 크게 남해초 뒷편(남변, 죽산 등)과 앞편(북변2, 유림동 등) 등 양쪽으로 나눠 두 개의 학구배정을 하고 있다. 문제는 남해초 앞에 바로 앞이나 그 주변에 사는 사람들. 이들의 바로 코앞에 있는 학교를 두고 굳이 다른 학교로 아이를 보내고 싶지 않다는 데 있다. 또한 고현면에 위치한 아파트 주민들이 굳이 위장전입까지 시키며 자녀를 읍내로 통학시키는 것은 원래 학구내 학교까지의 통학길이 워낙 위험하다는 점도 이유로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학부모들이 굳이 도보로 통학이 가능한 가까운 학교를 외면하고 위장전입까지 하고 버스통학까지 시키며 읍내나 특정 읍내 학교로 자녀를 보내는 주된 이유는 다른데 있다.   
바로 학생수가 많고 오래된 중심학교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때문. 즉 학생수도 많으면 내부경쟁이 치열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자기 자녀의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라 막연히 기대한다는 것이다. 같은 읍내 학교인데도 학생수가 더 많은 특정학교의 인기가 더 높은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읍에 있으면 자녀가 학원을 가기 쉽다는 것도 한 원인이다. 

한 초등학교 교감은 "학부모들은 학생수가 적으면 자녀들이 동기부여가 안돼 공부도 잘 안하고 학교 역시 별 학습에 별 관심이 없을 것이라 새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또 읍내 초등학교 교사는 "학부모들은 전통이 오래된 학교를 졸업하면 많은 선배로 인해 생길 인맥도 중요시하는 것 같다. 또한 읍의 학원을 보내려고 면에서 일부러 읍내학교를 보내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중학교 진학도 염두에 둔다. 어차피 읍내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학생수가 많고 오래된 읍내 중학교로 자녀가 진학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현실적으로 학구위반에 대한 별 구속력이 없다는 것도 위장전입이 쉬운 한 원인이다. 엄연히 법률위반이고 고발대상이지만 실제 단속은 안 이뤄진다. 사실 공무원들나 이장이 일일이 집을 돌아다니며 위장전입여부를 파악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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