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남해읍전통시장, 문화관광형시장의 출발점에서

②관광객의 필요를 만들어내는 문화관광형시장(사례 1)

③관광객의 필요를 만들어내는 문화관광형시장(사례 2)

④남해읍문화관광형시장, 남해관광의 중심지로(관계자 조언)

⑤남해읍문화관광형시장, 남해관광의 중심지로(적용 방안)

지난 1209호까지 3회에 걸쳐 남해읍문화관광형 시장의 출발과 시장에 문화를 접목하고 있는 전국 4개소 시장의 장점에 대해 살펴봤다. 남해읍전통시장은 현재 조영혁 사업단장과 함께 문화관광형시장 사업을 진행중이며 조 단장은 부산부평깡통시장에서 문화관광형사업을 수행한 전력이 있는 전문가다. 따라서 조영혁 단장은 본지가 앞서 소개한 내용에 대해서도 높은 이해를 갖고 있으며 남해읍전통시장의 상황에 적합한 문화적 접근을 통해 시장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2주간에 걸쳐 앞서 소개한 4개 시장 관계자의 조언내용을 살펴보고 남해읍시장 적용 가능 여부와 적용이 어려울 경우 대안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또한 조영혁 단장의 사업계획을 이와 종합해 남해읍문화관광형시장의 향후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한다.<편집자 주>

이번 기획취재를 위해 경기도 수원영동시장과 광명시장, 대구 방천시장, 울산 번개시장 등 4개 시장을 둘러보고 여러 사람을 만나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수원영동시장 양재학 본부장, 광명시장 안경애 이사장, 대구방천시장 신범식 상인회장과 이창원 ‘김광석 길’ 총괄기획자, 울산번개시장 박진식 상인회장 등이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이들 관계자는 각자 시장의 장점을 소개하고 남해읍시장이 문광형시장으로 성공하기 위해 갖춰야할 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수원영동시장, 양재학 본부장

“체류형 관광시장, 숙박시설(게스트하우스) 꼭 필요하다”

올해 문화관광형시장으로 선정된 수원영동시장의 핵심사업계획은 ‘게스트하우스’ 조성·운영이다. 게스트하우스 조성이후에는 화성행궁과 영동시장을 포함한 9개 시장과 수원천 산책로를 잇는 관광코스를 조성하고 각종 체험프로그램과 먹거리를 마련해 관광객이 머물며 즐기는 체류형 관광시장으로 영동시장 활성화를 모색할 예정이다.

수원영동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 양재학 본부장은 게스트하우스 조성계획에 대해 설명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수원을 찾는 관광객수가 연간 400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들이 수원에 와서 머무는 시간은 평균 3시간에 불과합니다. 그들이 수원에서 숙박을 하며 머물러야 소비가 이뤄지는데 거쳐가는 곳이 되다보니 별로 경제적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요. 그래서 저희 옥상에 게스트하우스를 조성하려는 것이죠”

양 본부장의 말은 관광객에게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해 관광지에 머물게 하는 ‘체류형 관광’보다 뛰어난 자연경관에 의존하는 ‘경유형 관광’에 가까운 남해군이 귀담아 들어야할 말이다.

▲광명시장 안경애 이사장

“특화 관광지 연계 관광 전략 주효, 상인과 손님이 행복한 시장 만들어야”

광명시장이 위치한 광명시는 행정구역상 경기도에 해당되지만 교량하나 사이로 서울특별시 구로구와 연결되기 때문에 경기도 보다는 오히려 서울에 가깝다. 이에 광명시에는 도시민들의 관심을 모을만한 관광지도, 개발할만한 관광자원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학광산동굴’은 도시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광명시만의 특화 관광지가 되기에 충분했다.

안경애 이사장은 “전통시장과 지역의 문화관광자원을 연계해 전통시장을 관광자원화 하는것이 문화관광형시장 사업이다. 그러나 광명시에는 이름난 문화거리도 없고 내세울 관광코스도 없었다. 시청과 시장이 함께 고민해 만든 것이 바로 ‘가학광산동굴’와 시장의 연계사업이다. 이 사업은 현재 많은 내·외국인들의 호평을 받고 있으며 앞으로 한국관광공사와 연계해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이사장이 가학광산동굴 외에 광명시장의 특장점으로 강조한 내용이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찾는 손님이 많고, 장사가 잘 되다보니 대를 이어 점포를 운영하는 상인 2세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시장에는 400여개의 점포가 있어요. 그중에 같은 업종 점포가 20개~30개가 넘는 경우도 많아서 자체 경쟁이 되다보니 물건 값이 굉장히 싸요. 따라서 시장을 찾는 손님이 많고 도매시장에서도 대량으로, 더 저렴하게 상품을 갖고 올수 있죠. 남해읍시장도 앞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더 늘어날텐데 군민과 관광객들에게 좋은 상품을 싸게 제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외지로 떠난 자식들이 돌아와 물려받고 싶을 정도로 좋은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안경애 이사장의 말이다.

 

대구방천시장 신범식 상인회장

“‘문화거리’, 시장을 문화명소로 거듭나게 한다”

대구방천시장 신범식 상인회장은 ‘김광석 길’과 같은 문화거리 조성은 시장홍보에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시장이 가진 복잡하고 쾌적하지 못한 이미지를 벗고 깔끔한 문화명소로 다시 태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신범식 상인회장은 “대구방천시장은 김광석 길 조성 전까지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 정도로 쇠락의 길을 걸어왔지만 이제 평일에도 500~600명이 찾아오는 문화명소로 거듭났다. 한때 1000개를 헤아리던 점포가 불과 30여개만 남아 개점휴업이나 다름없던 방천시장에 다시 상인들이 찾아오고 있으며 시장매출도 전보다 30%는 늘었다”며 “상인과 행정, 참여예술가들이 김광석 길 조성에 총력을 모았다. 이제 ‘대구방천시장’은 ‘김광석 길’과 함께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모습과 잘 어울리는 문화거리를 만든다면 남해읍시장 활성화에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다. 시장 내에 문화거리 조성이 어렵다면 시장으로 오는 길을 문화거리로 만들어 손님에게 시장에 오는 재미를 주고 쇼핑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해야 한다. 물론 상인들도 친절하고 살 것 많은 시장 만들기에 적극 나서 손님의 기대에 부응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광석 길 조성사업’ 총괄 기획자 이창원 작가

“상인과 고객 행복이 예술보다 우선, 처음부터 문화·경영 모두 생각해야”

김광석 길 조성사업 총괄기획자 이창원 작가는 예술가들을 통한 문화예술적 접근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올 수는 있지만 그 관심이 시장 활성화로 이어지려면 이에 대한 별도의 전략이 동시에 추진돼야함을 강조했다.

이창원 작가는 “김광석 길로 인해 대구방천시장 점포수가 증가추세에 있고 시장 매출도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김광석 길’이 얻은 명성에 비해 만족스런 결과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다만 ‘김광석 길’ 조성으로 방천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대폭 증가한 것은 분명하고 이제 시장 자체가 김광석 길을 찾는 사람들이 원하는 상품을 준비하는 방향전환이 이뤄져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또한 “문광형시장 사업이나 문전성시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상인들과 고객의 행복이다. 기획단계에서부터 문화예술과 시장경영 등 관련된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상인과 고객의 만족도향상에 대한 전략을 논의하고 그 수단으로 문화예술을 이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울산번개시장 박진식 상인회장

“고객 방문 유도하는 우리 시장만의 명물 있어야”

울산번개시장의 ‘힐링투어버스’는 14인승 저속 전기자동차로 시장측은 문화관광형시장 지원예산 전기자동차 한 대를 오는 12월까지 6개월간 임대해 사용 중이다.

시장안에서 전동버스를 타고 관광을 떠난다는 독특한 발상으로 운행 4개월을 맞은 ‘힐링투어버스’는 이미 번개시장의 명물로 확실히 자리잡고 있다.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총 5회 운행하는 버스는 좌석이 부족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울산번개시장 박진식 상인회장은 “힐링투어버스 인기가 좋아 내년에는 아예 전동버스를 구매할 생각이다. 관리나 유지비 모든 면에서 임대보다 구매가 낫다”고 말하고 “남해읍시장도 관광차량을 운영하면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가천다랭이마을이나 독일마을 같은 유명관광지로 떠나도 좋고 멸치나 마늘 같은 남해군 특산물과 연계해 대표맛집으로 식도락 여행을 떠나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4개 시장 관계자, 한 목소리로 ‘먹거리’

각 시장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정리하다보니 그들이 크게 강조하지 않았음에도 공통적으로 언급한 내용이 떠오른다.

바로 시장의 특색을 살린 독특한 ‘먹거리’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좋은 볼거리도 배가 고파서야 눈에 들어올 리 없다. 또한 기왕 먹는 것이라면 흔히 접할 수 있는 음식보다는 지역색이 담긴 독특한 먹거리 쪽으로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4개 시장에는 저마다의 먹거리가 있다.

수원영동시장이 관광객 앞에 내놓은 음식은 ‘삼합미음죽’이다. 이는 해삼과 쇠고기, 홍합, 찹쌀에 효성 지극한 정조대왕의 이야기를 섞어 만든 것으로 정조대왕이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위해 8일간 수원화성행궁으로 행차 했을 때 원로에 지친 어머니에게 진상했다는 보양식이다.

광명시장의 먹거리는 떡볶이와 순대, 어묵 등 시장음식들이다. 특별할 것이 없는 흔한 먹거리여서 의아해하는 독자가 계실수도 있지만 광명시장이 전략적으로 유치하고 있는 관광객들이 외국인인 것을 생각하면 이해할 만하다. 국내 거주 기간이 길지 않은 외국인이라면 이를 독특한 ‘한국의 맛’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또한 앞으로 중국인관광객 유치를 계획중인 광명시장인 것을 감안하면 가장 흔한 한국음식이 오히려 한국의 맛을 알리는 전령이 될 수도 있다.

대구방천시장의 먹거리는 분식과 커피, 양꼬치, 한우 등이다. 방천시장은 독특한 먹거리로 관광객을 끌어들였다기 보다는 김광석길에 몰려오는 관광객들이 먹거리 점포를 끌어온 경우라고 볼 수 있어 독특한 지역색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10대 청소년부터 중년층까지입맛 까다로운 소비자들을 만족시킬만한 맛을 갖추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울산번개시장은 시장내 3대 맛집을 선정하는 등 먹거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번개시장의 맛집은 ‘순대국밥’, ‘족발’, ‘탕수육’을 취급하는 업소로 시장측은 각종 교육을 통해 이들 업소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지속적인 홍보활동으로 시장 유입 고객을 늘려갈 생각이다.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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