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교육계 일각 “복식학급 기준 완화 필요성” 주장

2개 이상의 학년이 한 개의 교실에서 한 명의 교사에게 수업을 받는 ‘복식학급’을 운영하고 있는 군내 일선 학교의 어려움이 지역교육계에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교육계 일각에서는 농어촌 작은 학교가 대다수인 남해교육에 향후 함께 고민해야 될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대안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남해군에는 전교생이 29명인 고현초등학교가 유일하게 3·4학년, 5·6학년 두 학급이 복식학급으로 운영 중에 있다.
고현초의 복식학급인 3·4학년반은 7명, 5·6학년반은 5명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한 학급의 학생 수가 20~30명인 도시 학교보다 작은 인원이지만, 교육과정에 있어 학생들뿐만 아니라 전담교사의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고현초등학교의 3·4학년 복식학급을 담당하고 있는 김종진 교사에 따르면 초등교육의 경우 1교시 수업시간은 40분, 이 40분 수업을 두 학년이 20분, 20분 나눠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김 교사는 “종종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정해진 20분을 넘어 수업시간에 한 학년의 수업만 하게 되는 일도 잦다”며 “다른 학교 학생의 경우 1학년이 정상적인 40분의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반면 우리학생들은 그렇지 못한다”며 학생들의 기본적인 교육평등권이 보장되지 못하는 어려움을 전했다. 또 김 교사는 “두 학급을 맡다보면 자연스럽게 공문처리 등 서류업무도 두 배로 부담으로 다가오며, 시험 기간이면 두 학년의 시험문제를 출제하게 되는데 많을 때는 혼자서 18과목의 시험문제를 준비 한다”며 “주어진 상황의 한계로 다른 학교에 비해 시험문제의 질의 떨어짐은 물론이고 장기적으로 학생의 학업수준을 떨어뜨릴까 걱정이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이 같은 관내 복식학급 운영의 어려움이 이어지면서 지역 교육계 일선에서 공감하며, 복식학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군내 한 초등학교의 교장은 “남해를 포함한 경남도내 복식학급 운영의 문제점은 복식학급을 지정하는 기준에서부터 있다”며 한 가지 사례로 창녕의 00초등학교의 경우 남해 고현초등학교보다 전교생 수가 적은 16명이지만 복식학급 없이 6개 학급이 운영 중에 있는 점을 설명했다. 이 교장에 따르면 이 두 학교의 차이는 1면 1교인가 2교인가의 문제로 현재 경남도교육청에서는 1면 1교의 경우 2개 학년 학생 수가 3명이하인 경우 복식학급을 운영토록 정하고 있으며, 1면 2교의 경우 2개 학년의 학생 수가 10명 이하인 경우 복식학급을 운영토록 지정돼 있었다. 이는 즉 1면 1교와 1면 2교의 학급당 수용인원 수가 다른 형평성에 문제가 있으며, 이는 간접적으로 작은 학교를 없애기 위한 통폐합을 유도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교장은 이미 전라남도, 강원도, 제주도 등에서는 경남도와 달리 1면 1교 기준을 별도로 설정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복식학급 지정 학생 수 기준이 6명 이하 또는 8명 이하로 기준치도 낮게 운영해 작은 학교 살리기에 노력하고 있음을 덧붙이며 경남도도 관심을 가지고 복식학급 운영 학생 수 기준을 완화하는 등 대안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일선 교육계에서는 복식학급 교사의 처우개선, 복식학급 편성 및 전담교사 배치를 학교장 권한으로 위임 등 대안책을 제시하며 도농간 격차를 줄이고, 남해군의 작은학교 살리기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현재 경남도내 고현초등학교와 같은 복식학급을 운영 중인 학교는 52개교이며, 총 108개 학급에서 운영되고 있다.
/김인규 기자 kig2486@namha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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