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둥성 옌타이시 창다오현 수산물로만 年매출 1조원 거둬
해삼·미역·가리비 등 생산되는 수산물만 2백여종, 중국내륙 관광객까지 발길…


남해군의 지속가능한 성장동력 확보 과제, 수산업 분야의 위기 돌파구를 찾기 위해 떠난 중국현지 해삼산업 현지 연수 두 번째 이야기는 중국 산둥성 옌타이시 창다오현의 해삼 양식시설 견학 이야기로 이어진다.
남해군 수산업의 미래를 열고자 하는 꿈과 희망을 안고 떠난 연수단의 중국 대륙 원정기, 지난호에 이어 이번주에도 정영식 기자의 동행취재기로 지면에 옮겨 담았다. <편집자주>

옌타이시 펑라이에서 창다오현으로 오가는 페리에서 찍은 남창다오의 전경
창다오인민정부 고위 관계자<사진 오른쪽>와의 간담회에 참석한 박영일 군수와 연수단 일행
▲창다오현 시가지에 위치한 수산물 전문판매장에서 진열된 상품을 둘러보고 있는 박영일 군수와 연수단 일행

▲해삼 중국진출, 시장성은 확인했다! 이제는 현장이다!
다롄 시내 노른자위 땅에 자리잡았던 상품당 매장과 인근 백화점의 해삼 전문 판매코너 등을 둘러본 연수단 일행에게 든 생각은 “이거 돈 되겠구나!”라는 확신이었다.
현지에서 본 중국내 해삼산업의 규모와 시장성은 한국에서 들었던 것 이상의 것임에 틀림없었다. 실제 건해삼 500g에 약 600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이 실제 형성돼 있고 상품당과 장즈다오, 하이얀다오 등 중국내 해삼전문 수산기업 등이 날로 사세를 확장해 가는 것을 본 연수단에게 이제 확인해야 할 사항은 “이들 중국인들은 해삼을 어떻게 기르나?”하는 궁금증이었다.
첫날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고 밤 9시가 넘은 시각에 겨우 저녁까지 마치고 난 뒤에도 연수단 일행은 호텔방에 도란도란 모여 앉아 ‘중국의 놀라운 해삼’에 대한 이야기를 늦은 시간까지 이어갔다.
첫 날 강행군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쉽사리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몇 시간 뒤 중국 연수 일정의 두 번째 아침이 밝았고, 일행은 다롄 저우수이쯔 공항에서 국내 항공편을 이용, 보하이만 남쪽 옌타이(烟台)시로 향했다.
비행기 창 아래로 보이는 대륙 연안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어장 부표들이 떠 있었다. 마치 바다 위에 바둑판을 연달아 붙여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중국내 수산물 생산량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특히 근해 양식 가능해수면적이 자국내에서 1위를 차지하는 ‘황금어장’이 요녕성과 산둥성 사이의 보하이해(渤海)이라는 현지 가이드의 말이 허언(虛言)이 아니었음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중국 보하이해의 ‘남해’, 창다오현을 가다
다롄공항을 떠나 약 1시간 가량을 날아간 끝에 일행은 산둥성 옌타이 라이산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보하이해 남쪽 연안부터 동쪽 연안 일부분을 끼고 자리잡고 있는 옌타이시는 산둥성에서 두 번째로 큰 산업도시이자 사과와 포도 등 농업이 옌타이시 산업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수산업도 산둥성내 제1의 어업기지로 꼽히는 곳이다. 또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중국 내륙에 거주하는 자국민들에게도 유명한 관광명소로 꼽히며, 특히 최근에는 수려한 산과 바다 등 자연경관과 경제 성장세에 영향으로 다수의 골프 코스가 개발돼 우리 나라에서도 골프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덧붙이자면 남해 금산의 ‘서불과차’ 유적으로 유명한 서복의 전설과 불로초를 찾아 진시황이 찾았던 곳으로도 중국인들에게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하다.
일행이 이 곳 옌타이시에서 찾을 곳은 4개구, 7개 시, 1개 현으로 구성된 옌타이시 행정구역상 유일한 현(?)급 행정구역인 창다오현(장도현, 長島?)이다.
창다오현은 총 22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으며, 현지에서는 장도(長刀)와 같은 의미로 쓰이는 묘도군도로도 불리고 창산열도라고도 불린다. 육지와는 옌타이 펑라이에서 정기 여객선이 오간다.
연수단 일행도 이 정기 여객선을 타고 약 한 시간의 바닷길을 더 달려 창다오항에 도착했다. 일행은 펑라이항에서 삼동면 출신으로 남해군 해양수산과에서 공직생활을 하다 약 15년 전에 중국 현지로 가 유통 및 무역업에 종사하고 있는 최경노 경남도 투자자문관과 옌타이시우호교류협회 장조협 회장과 김광춘 사무국장을 만나 창다오현으로 함께 이동했다.
창다오항에 도착하자마자 마련된 버스로 약 10여분간을 다시 이동한 뒤 창다오현인민정부 관계자들과의 간담회가 이뤄졌다.
간담회장에는 창다오현인민정부 오길장 부현장(우리의 부군수)이 일행의 방문에 환영의 뜻을 표했으며, 이 자리에는 창다오현인민정부 해양수산국장, 주택국장, 관광국장 등 현 고위 관계자들도 함께 했다.
창다오현인민정부가 이날 일행과의 간담회에 앞서 보여준 지역 소개 동영상은 마치 남해군의 홍보동영상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인구 4만4천여명, 섬이라는 지역적 특성, 남해군이 ‘일점선도(一點仙島)’로 불린다면 이곳 장도현은 ‘위해(渤海)의 신선(神仙)들이 사는 산’이라는 뜻의 ‘해상선산(海上仙山)’이라 불리는 것조차 남해와 너무도 비슷한 곳이었다.

▲약 200여종이 넘는 수산물을 판매하고 있는 이 곳 창다오현 전문 판매장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목 좋은 곳에는 해삼 제품이 자리를 잡고 있다.
칭다오현 위치
▲창다오현 근해 해삼양식장 현황을 선상에서 둘러본 뒤 현지 해삼양식 및 생산업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열심히 메모하고 있는 국립수산과학원 김태익 박사 등 연수단 일행의 모습
▲수산업만으로 연 매출 1조원의 부촌, 창다오현
이날 간담회에서 남해군 박영일 군수와 창다오인민정부 오길장 부현장은 서로의 유사한 지리적 요건들을 잘 활용해 해삼양식을 비롯한 수산업 전반에 걸쳐 양 지역의 교류와 협력을 지속 강화하는데 뜻을 같이 했으며, 박영일 군수는 “장도현과 연태시 등 중국 현지 관계자들의 환대에 감사드리며, 이번 방문이 향후 30년간 남해군 수산업 발전을 위한 과제를 해결하는 좋은 해답을 얻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양 지역의 우호와 교류가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박영일 군수와 오길장 부현장은 이를 위해 양 지역의 수산 및 관광분야 종사자 등 민간차원의 긴밀한 교류도 지속해 나가자는데 합의했다.
이날 인민정부 오길장 부현장의 설명에 따르면 창다오현은 수산업과 관광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구조를 띠고 있으며, 특히 해삼양식을 비롯해 연안에서 어획되는 217종의 수산물 판매로만 1조2천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이는 부촌이라고. 간담회에 이어 현지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아 찾아간 시내의 수산물 전문판매장에는 창다오현 연안에서 생산된 해삼과 미역, 멸치, 가리비 등이 진공 또는 비닐로 소포장돼 판매되고 있었으며, 오징어채와 건새우 등은 우리네 판매장에서 보는 것처럼 플라스틱 진열대 안에서 중량을 달아 소량 판매가 가능하도록 진열해 깔끔한 느낌을 줬다. 특히 창다오현에서 생산되는 미역은 중국내에서도 황제에게 진상했던 상품 중에 상품으로 손꼽힌다고 했다. 그러나 이 수산물 판매장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목 좋은 곳에는 상품당에서 본 것과 같은 방식으로 포장된 건해삼과 자숙해삼이 자리잡고 있었다. 217종 중에서 해삼을 가장 으뜸으로 생각하는 중국인들의 선호도가 다시 한 번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해삼양식장, 규모에 입이 떡!
현지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아 둘러본 수산물 전문판매장에 이어 일행의 발길이 닿은 곳은 사실상 이번 중국 현지 연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해삼양식 현장이었다.
얼핏 눈짐작만으로도 남해의 앵강만 크기보다 훨씬 커 보이는 창다오현 연안에는 우리의 가두리양식장과 비슷해 보이는 부표와 어장관리바지 등이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떠있었다.
그 양식장들 사이로는 어장관리선 한 척 정도가 겨우 지날 정도의 간격을 유지한 채 셀 수 없이 많은 부표들이 연안을 뒤덮고 있었다.
창다오현 연안에서 이뤄지는 해삼 양식은 약 4~6m의 수심을 지닌 근해에서 가로·세로 약 100m(1ha)의 가두리에 그물을 수면 아래 바닥까지 늘어뜨여 해삼이 밖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막아둔 형태를 띠고 있었다. 또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유실과 해적생물의 피해를 막기 위해 이중 그물을 설치해 두고 80g 내외로 중간육성된 해삼을 10월말부터 1㎡당 6~7마리를 입식시켜 다음달 5월경 생산해 낸다. 생산 당시의 무게는 1마리당 250g 가량 된다.
현지 해삼생산업자의 설명에 따르면 약 7개월만에 해삼을 양식·생산해 1ha당 약 2~2.5톤을 생산해 내며 금액으로 따지면 약 1억4천여만원에 달한다고.
▲수산업과 관광을 결합한 산업 융복합화, ‘눈길’
창다오현은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중국내에서도 손꼽히는 황금어장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수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창다오현은 중국 내륙의 관광객들에게도 선호도가 높아 관광산업의 비중이 높으며, 특히 모래사장과 그림같은 석회암 절벽 등 해안절경의 명소로 꼽힌다는 것이 현지에서 일행의 안내를 맡은 최명훈 씨의 설명이다.
또 창다오현은 보하이만을 통해 텐진을 거쳐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으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해 있어 중국 북해 해군사령부의 전략적 요충지로 청일전쟁 당시에는 일본군이 이 곳을 지나 대륙정벌을 나섰던 중국으로서는 오욕의 역사를 안고 있는 곳이어서 ‘베이징의 목젖’, ‘대륙의 입’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이런 전략적 중요도 탓에 창다오는 자국민들에게조차 제한된 방문만 허용됐던 곳이지만 최근 5년새 중국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늘어난 관광수요 탓에 관광지로서의 개발이 주목을 받게 됐고, 2년전 외국관광객들에게도 방문이 허용됐지만 아직까지 외국 관광객에 대해서는 아주 제한된 인원 또는 정부기관간 방문 밖에 이뤄지지 않는다.
그런 창다오현이지만 기존의 수산업에 더해 늘어난 관광수요를 지역소득으로 전환시키는데는 아주 빠른 속도전을 보이고 있었다.
군내 특산물 판매에서도 고질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생산된 특산물과 수산물의 소포장과 세련되고 깔끔한 상품 진열 등은 지역경제의 주축인 수산물을 관광상품화 시키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어 보였다. 실제 앞서 일행이 찾은 수산물전문판매장에는 판매장과 함께 지역 특산물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는 홍보 전시관도 함께 갖추고 있고 이곳에서 본 사진에는 중국 내륙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이 매대마다 줄을 지어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농어업의 생산, 유통, 가공, 판매의 6차산업화를 넘어 관광산업과의 산업 융복합화 측면에서 창다오현이 보여준 사례는 해삼 양식기술 습득을 넘어 남해군의 장기적인 산업전략 발굴 차원에서도 좋은 본보기가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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