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무조건 불쌍히 여기는 게 진짜 차별”

  
      
  
최정천씨는 종합사회복지관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군내 시각장애인들에게 점자를
가르치고 있다. 벌써 올해로 5년째이다.
 
  

“장애인은 조금 불편한 사람일뿐이다. 장애인이라고 무조건 봐달라는 것은 이제 맞지 않다. 문제가 있으면 당당히 건의하고 요구하며 스스로 뭔가를 알고 해야할 것을 찾아야 한다”

군내 시각장애인들에게 점자를 가르치고 있는 최정천(41·1급 시각장애인·사진)씨의 말이다.

진주에서 살면서 벌써 5년을 남해에서 점자교육을 하고 있는 그는 현재 진주국제대학교 학생들과 사천 시각장애인에게도 점자를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에게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를 형성시켜주기 위해 강의를 나가게 됐다”며 “점자교육뿐 아니라 장애인에 대한 예비지식 등도 많이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쯤에는 경상대를 졸업하고 평범하게 회사를 다니는 비장애인이었다. 95년에 베체트병(눈·구강·성기 등에 염증이 생기거나 상처가 오래 지속되는 염증성 질환)으로 실명을 하면서 직장도 그만둘 수밖에 없었고, 전혀 생각지 못했던 또 다른 삶을 살게 됐다.
  
      
  
                        최정천씨. 
  

“시력을 잃고 나서는 1년 넘게 숨어서 지냈고, 사람들 만나는 것도 두려웠다”는 그는 “아이 때문이라도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마음을 바꿔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점자를 배울 수 있는 곳이 마땅히 없어 그는 독학으로 점자를 터득했고 “시각장애인들은 대부분 학벌도 낮고 사회에 적응도 못한다. 그래서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다”라고 생각해 2002년에 경상대 사회복지학과에 편입했다. 처음 2년은 장애인이어서 입학 거부를 당했다가 언론에서 비슷한 사례가 보도되어 우여곡절 끝에 입학을 할 수 있었다.

점자교육을 수강하는 박권철(서면 대정·39)씨는 “최정천 선생님의 열정은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는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 열정과 노력이 장애를 이겨내고 사회의 한 일원으로 당당히 설 수 있는 오늘의 그를 만들지 않았나 싶다.  

“장애인 스스로가 자신을 키워나갈 줄 알아야 한다” “장애인을 무조건 도와주고 불쌍하게 여기는 것이 진짜 차별”이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장애와 비장애라는 단어의 의미는 무색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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