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동정하며 돕는다는 뜻〕
同 : 한가지 동, 病 : 병들 병, 相 : 서로 상, 憐 : 불쌍히 여길 련

동병상련의 유래는 중국 사기(史記) 열전(列傳)의 오자서(伍子胥)와 관련있다. 오자서는 본래 초(楚)나라 사람이었지만 초나라의 태자소부(太子少傅) 비무기의 모함으로 태자대부(太子大傅)로 있던 아버지와 역시 관리였던 맏형이 처형당하는 억울한 죽음으로 오(吳)나라에 망명하여 복수의 화신이 되어 오왕 합려(闔閭)를 도와 초나라에 복수하고자 하였다.
오나라의 태자 광(光)은 사촌동생인 오왕 요(僚)를 시해한 뒤 오왕 합려라 일컫고 자객을 천거하는 등 반란에 적극 협조한 오자서를 중용했다. 그가 반란에 적극 참여한 것도 유능한 광(합려)이 왕위에 오름으로서 아버지와 형의 원수를 갚을 수 있는 초나라 공략의 길이 열릴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그 해 또 비무기의 모함으로 아버지를 잃은 백비(伯?)가 오나라로 피신해 오자 오자서는 그를 오왕 합려에게 천거하여 대부(大夫)의 벼슬에 오르게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오자서는 대부 피리(被離)에게 힐난을 받았다. 피리는 “백비의 눈길은 매와 같고 걸음걸이는 호랑이와 같으니, 이는 필시 살인을 할 악상(惡相)인데 귀공은 무슨 까닭으로 그런 인물을 천거하였소?”라고 오자서에게 물었다.
피리의 말이 끝나자 오자서는 “뭐, 별다른 이유는 없소이다. 하상가(河上歌)에도 ‘동병상련’ 이란 말이 있듯이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백비를 돕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지요” 라고 대답했다.
그로부터 9년 후 합려가 초나라를 공략, 대승을 함으로써 오자서와 백비는 마침내 부형(父兄)의 원수를 갚을 수 있었다. 초나라 평왕의 무덤을 파헤치고 시신을 꺼내어 300대의 매질을 하고 나서야 원한을 풀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후 오자서는 대부피리의 지적대로 백비는 살인을 할 관상이니 결코 마음을 허락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조언을 예사롭게 여겨, 설마 무슨 일이 일어나겠는가 하고 피리의 충고를 듣지 않아 후일에 불행이도 피리의 예언은 적중하여 월(越)나라에 매수된 백비가 오자서를 비방하고 모함하여 합려의 아들 부차로 하여금 오자서를 죽이게 하였던 것이다. 오자서의 파란만장한 삶 그 자체이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승리라고도 하겠다.
오늘날에도 곤경에 처한 사람끼리 또는 적의를 품은 사람끼리 한자리나 같은 처지에 있게 되는 경우, 공동의 어려움이나 이득에 대해서는 서로 협력하다가도 일단 성공하게 되면 성과를 독점하고 상대방을 파멸시키는 비정한 호랑이와 같은 인간이 있음을 경계한 말이기도 하다.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끼리 서로 위로하고 돕는다는 ‘동우상구(同憂相救)’, 놀라서 날아오르는 새(鳥)가 서로 따르며 나르는 ‘경상지조 상수상비(驚翔之鳥 相隨相飛)’, 여울에 떨어진 물이 서로 어울려 다시 함께 흐르는 ‘탄하지수 인복구류(灘下之水 因復俱流)’, 우리 속담에도 '과부사정은 홀아비가 안다' 즉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이 그 사정을 잘 안다' 등은 모두 동병상련과 같은 뜻으로 전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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