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고 치열했던, 전쟁과도 같았던 6·4 지방선거가 끝났다.
전국적인 6·4 지방선거의 평가는 여야 모두 승자도 패자도 없는 황금분할의 결과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대체적이지만 남해군내 선거결과는 남해군의회 의원 선거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인 새누리당의 승리로 귀결됐다.
선거전이 한창일 당시 군민과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찍을 만한 후보가 없다”는 평가가 대체적이었고 이는 이번 선거를 지켜보는 일부 군민들에게는 일종의 회의감마저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세월호 대참사로 인해 이번 선거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여느 선거보다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지만 반면 상호 비방과 흑색선전, 무분별·무차별적인 의혹 제기로 우리 지역의 선거문화는 여전히 21세기 속 20세기에 정체돼 있다는 여론의 냉담한 평가도 함께 남긴 선거였다.
이제 당선자들은 이번 선거 결과에 담긴 민의(民意)를 바로 읽을 줄 아는 혜안을 지녀야 한다. 지금까지는 상대가 있는 경쟁이었다면 이제부터는 군민의 민심과 군민의 생각을 먼저 읽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목표가 돼야한다.
선거철에는 90도로 허리를 굽히며 군민과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독선과 몰염치, 자만하는 권력자의 모습을 보여줘 지역민의 마음을 상하게 했던 사례도 왕왕 있어왔다.
그런 만큼 당선자들은 선거철보다 더 겸손한 자세로 군민을 섬기고, 민심을 아우르고 민의를 읽고자 하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특히 이번 선거는 그 여느 선거보다 고소와 고발, 갖은 의혹 제기 등 네거티브 선거전이 치열했던 만큼 이제 이번 선거에 나선 모든 후보들은 각자 자기의 지지층을 기반으로 흩어졌던 민심을 아우르는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이같은 민심 아우르기의 첫 발은 지역민들의 안녕과 지역 발전을 위해 서로 경쟁했던 공약과 정책에 대한 전향적인 포용이다.
군수 선거에 출마한 각 후보들의 공약만을 놓고 보면 지역발전의 밑그림이 각 후보의 색깔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성숙도와 이행계획 등 수준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군민들이 지금 이 순간 바라고 염원하는 세세한 부분들에게 대한 수렴은 제대로 됐다는 평가다.
이제 당락을 떠나 당선자들은 낙선한 후보들의 공약 중 군민들이 가려워 하는 곳을 긁어준 공약은 없는지 눈과 귀, 마음을 열고 세밀히 챙겨야 한다.
아울러 자신이 내놓은 공약에도 더 냉철하고 엄격한 검증의 잣대를 가져다 대야 한다. 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혹시 선심성 공약은 없었는지 다시 살펴야 하고 예산 확보 가능성 등 공약 이행 가능성, 실현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행정 공무원, 관련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엄밀한 검증을 거쳐 추진 여부를 신중히 재검토해야 한다.
특히 핵심공약 중 군비 지원이 지속적으로 투입돼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더욱 철저하고 냉철한 검토가 필요하다. 남해군의 낮은 재정자립도와 열악한 자주재원 여건에서 공약 이행의 첫 단추를 잘못 꿸 경우 공약의 기대효과보다 차후 더 큰 손실을 불러 올 수 있는 공약들에 대해서는 과감히 선별해 빨리 접는 용단이 필요하고 타 후보의 공약이라 하더라도 군민들의 니즈(요구, Needs)가 높은 것에는 과감히 검토해 수용하는 열린 자세가 당선자 모두에게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선거전 과정에서 제기됐던 의혹과 현재 일부 후보들의 거취와 관련된 고소·고발건들에 대해 조속한 마무리가 시급하다. 선거법 위반 혐의나 명예훼손 등 수사대상에 오른 사안들이 지지부진한 수사 과정을 보이게 될 경우 이에 따른 선거 후유증, 이로 인한 사회적 혼란 야기는 민심을 아우르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선거 종료 후 온정주의적 분위기에 편승해 수사 속도와 법적 결론이 제때 나오지 못해 발생하는 사회적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법적 공방의 도마 위에 올려져 있는 사안들에 대한 조속하고 명확한 마무리를 촉구한다. 선거법 위반 행위는 선거가 끝난 뒤라도 민의를 왜곡하고 대의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는 점을 감안해 철저한 조사와 사법적 결론으로 다시 이같은 선례가 다음 선거에서 반복되지 않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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