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라림을 당하는 백성의 고통, 학정에 시달리는 백성들의 괴로움을 뜻함〕
塗 : 진흙 도,  炭 : 숯 탄,  之 : 어조사 지,  苦 : 괴로울 고

서경(書經)의 상서(尙書) 등 중국과 우리나라 여러 문헌에 나오는 말이다.
요염한 미녀 '매희'의 품 안에서 주지육림(酒池肉林)의 허송세월을 보내온 하나라의 걸왕(桀王)과 은나라의 주왕(紂王)은 날마다 술잔치로 이성과 도리를 잃고 나라를 멸망케 한 제왕으로서 걸주(桀紂)라는 이름으로 불릴 만큼 중국 역사상 대표적인 폭군이다.
하왕조 최후의 천자인 걸왕의 학정에 못 이겨 군사를 일으켜서 무력혁명을 감행, 걸왕의 대군을 명조산에서 격파한 다음 걸왕을 쫓아내고 천자의 자리를 차지한 인물이 바로 은나라 탕왕(湯王)이었다. 이 탕왕이 군사반란을 일으킬 때 수많은 군중들 앞에서 한 “백성은 도탄에 빠졌다”는 유명한 말이 있는데 전쟁에서 크게 승리하여 개선장군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와 일장연설로 걸왕의 포악무도함을 강조하며 걸왕은 덕(德)을 멀리하고 폭위만을 떨쳐 백성을 괴롭혔고 백성들은 아픔을 이기지 못하였다. 또 이 연설 안에는 천도는 언제나 착한데 복을 주고 하늘은 이제 걸왕에게 재앙을 내리고 그의 죄를 밝혔도다'라는 말도 함께 포함돼 있었다. 이밖에도 걸왕을 응징, 비난한 말들은 고전 속에서 알 수 있지만 같은 서경 ‘중훼지고’에 ‘유하흔덕’하여 “백성은 도탄에 빠졌다”는 말로 후세에 이어져 왔다. 즉 탕왕의 신하였던 중훼가 탕왕에게 올린 말을 널리 백성들에게 고하여 걸왕의 천인무도한 부덕과 악행 때문에 백성이 피나는 고통과 고난을 ‘도탄에 빠졌다’는 한마디로 일축하여 드러냈다. 이것이 ‘도탄의 괴로움’이니 ‘도탄의 민생고’니 하는 말의 어원이다.
물론 백성이 도탄의 고통속에서 신음했던 일은 비단 하왕조 말엽인 걸왕의 시대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며 은나라 주왕도 마찬가지이며 고대의 많은 제왕들도 얼마든지 있다. 극단적으로 유사 이래 수 천년의 인류사의 대부분이 연속적인 도탄 속에 괴로움이 되풀이 되었던 것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도탄이란 글자 그대로 흙탕물과 숯불을 가리키는데 도탄의 고통은 흙탕물에만 빠져도 괴로운데 숯불에 까지 빠지는 괴로움과 두려움을 합쳐서 받는 고통이 오죽할 것인가? 이른바 천명사상(天命思想)으로 백성들의 괴로움을 구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한 것은 정당하며 모름지기 임금은 하늘을 대신하여 백성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라 걸왕 같이 정치를 내 팽개치고 술과 향락에 빠져 항상 나쁜 짓만 일삼아 나라를 망하게 하고 백성들은 마치 진흙과 숯불 속에 빠진 것처럼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어 하늘이 재앙을 내리고, 은나라는 바른 정치를 펴서 천하를 태평하게 하고 백성들을 편안하게 살게 했을 것이다. 흔히 정치가 크게 어려워지고 백성들의 생활이 어렵다는 것을 ‘민주도탄’이라고 하는데?
오늘날 ‘도탄지고’라는 말로 쓰이고 있다. 일상 생활 속에 예상치 않던 안전 불감증이 혼재하고 있는 불안한 사회, 철저한 사전대비가 절실히 요구되며, 나라가 평화스럽고 국민의 편안한 삶이 이루어지는 ‘국태민안(國泰民安)’의 시대가 조속히 도래(到來)되기를 두 손 모아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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