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작은 학교 다 없어진다
큰 학교, 작은 학교 학생수 '하늘과 땅'
이편은 "그만 늘어라" 저편은 "존립위기"

군내 학부모들이 자녀교육에 대한 이런 저런 이유로 배정된 학구를 벗어나 위장전입까지 시키며 읍이나 중심학교로 자녀를 보내는 것은  남해교육 전체를 볼 때 악영향이 훨씬 크다는 것이 교육계 인사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일종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 같은 남해군에 있는 학교지만 읍에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어떤 학교는 학생수가 많아서 고민인 반면, 다른 학교는 너무 없어서 존립자체에 심각한 위협을 느끼고 있는 현실인 것이다.

우선 읍내 두 초등학교만 보더라도 이를 쉽게 알수 있다. 학생들이 많이 몰리는 한 학교는 학급 학생수가 거의 모두 교육부가 정한 학급정원인 42명에 육박한다. 반면 다른 학교는 34∼5명 선이다.

불과  몇백미터 거리에 있는 이 두 학교의 교실풍경은 한 쪽은 과밀학급이고 한쪽은 적정학급이라는 기묘한 형태다. 문제는 학생수 가 많은 학교다. 같은 크기의 교실이지만 많은 학생들이 몰려있다 보니 비좁다. 교사들도 많은 학생 수 때문에 수업진행이나 교육에 대한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다. 학생들이 많다보니 공간도 부족하다.

예를 들어 교내 도서실은 규정보다 크기가 적다. 이 학교의 한 관계자는 "학생수가 더 늘까봐 걱정이다. 교실이 더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는 교사 증축을 해야 할 형편"이라면서 "원래 학구내의 학생들만 입학하면 문제가 해결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생수용에만 급급한 형편인 것이다. 남해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교육부는 내후년까지 초등학교 한 학급당 학생수를 35명까지 줄일 것이라고 한다. 게다가 7차교육과정은 교사연구실 등 별도의 특별실을 많이 요구한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반면 학생수가 적은 학교는 교사와 학생간이 원할한 의사소통, 널찍한 교사, 공간이용의 용이 등 여러 교육적 장점을 많이 갖고 있다. 대부분 동창생들도 '재학생 수학여행 총 경비 지원' '학교급식 지원', '어린이 신문 구독신청' 등 보기드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있다. 졸업식 등 자체 행사를 열려면 초라해보일 것 같아 멈칫한다. 워낙 학생수가 적다보니 학교대표를 선발하기도 어렵다. 여러명이 함께 해야 하는 수업도 잘 안 이뤄진다. 학생들의 일부 부담이 필요한 특기적성수업 실시도 다소 곤란하다.

그러나 이것은 아주 작은 문제다. 근본적인 것은 존립자협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요컨데 학생수가 적다보니 대부분 복식수업을 하는데 이 때문에 학부모들이 자녀의 학력에 불안을 느껴 위장전입을 통한 미입학, 전학 등을 시킨다는 것. 이러니 날로 학생수는 줄고 있다. 다초, 상덕 등 오래된 분교들이 내년에 통폐합되는 것 역시 학부모들 스스로가 바랐던 사항이라고 한다. 학구내의 학생들 상당수가 읍내 학교를 다니는 고현면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지금은 괜찮지만 계속 학생수가 줄어 몇 년후에는 복식수업을 하게 되되고 조금 있으면 통폐합 이야기가 나올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학구내의 학생들만 들어와도 복식수업은 현저히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 군내 한 분교는 올해 신입생이 1명이었는데 원래라면 5명정도가 입학대상으로 나머지는 이런 저런 방법을 써 다른 학교를 갔다고 한다. 한 분교 교사는 "너무 학생이 많아도 문제지만 학생수가 너무 적어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후 "집 근처의 학교를 아껴줘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러다 군내의 모든 작은 학교가 없어질 수 있을 것같아 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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