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의 교통체증도 아랑곳하지 않고 추석, 설 등 명절날 남해군 전체인구의 절반 이상이 고향을 찾게 하는 애향심을 지역 농산물 유통 사업과 연계할 수 있다면...

농업의 현실적인 큰 문제는 쌀 문제이다.

쌀은 주식이자 농업의 중심이지만 쌀 재고량이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지난 1995년에는 흉작에 따른 심각한 식량문제를 경험하고서도 현재 벼농사를 짓지 않는 농가에 오히려 직불제를 도입, 보조금를 주고 있다.     

쌀은 절대 잉여 생산물이 될 수 없다. 쌀이 마치 잉여 농산물처럼 취급되는 것은 바금이도 먹지 않는 수입산 밀가루로 만든 음식에 길들여진 탓일 뿐이다. 이러한 수입산 밀가루의 유해성을 알리는 주체도 없어 쌀은 점점 식탁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향수를 전하는 질 좋은 쌀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찾아보자.

이러한 쌀을 전국 향우들에게 배달할 수 있게 하자, 나아가 마늘과 멸치, 시금치도 배달하도록 하자.

이를 위해 출향인들의 현주소와 연락처, 가족관계 등의 자료를 향우회를 활용해 준비한다면 경향 각지에 흩어진 40만 향우가 지역 농수축산물의 소비자가 될 수 있다.

고향의 먹거리를 1주일 간격으로 필요한 만큼 배달할 수 있게 하자. 인구가 비교적 집중된 부산부터 시작해 확대해 나가자.

필자는 2모작하는 논에서 생산한 쌀(일미)을 식탁에 올리고 있는데 어떤 지역 쌀보다 맛이 좋고 더욱 좋은 쌀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벼를 10~20C에 보관한 후 정미해 1개월씩 먹고 있다.

저온창고에 연중 4C로 보관했다가 정미 후 1주일 단위로 사용하면 맛 좋은 쌀이 된다.

이러한 방법으로 지역에서 생산된 농수축산물을 예냉 처리하고 저온 보관한 후 1주일 단위로 사용할 수 있는 양을 소포장해 안정적으로 향우들에게 공급한다면 고향남해는 더욱 발전할 것이다.   

또한 이들 향우가 농수축산물 생산과정에 직접 참여하도록 해 마음속에 그리던 향수를 확인하도록 하자.

이런 참여를 통해 향우들은 지역생산물을 기다리게 될 것이며, 이웃에 적극적으로 소개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삶에 지치거나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에서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농수축산업에 종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 나아가 영원한 안식처를 제공받고자 하는 이들에 대해 필요이상의 논리로 막지 말자.

전문가들은 21세기 최고 문제를 기계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부족 문제로 내다보고 있다. 부품산업육성의 실패와 관리직을 선호하는 풍조가 지속된다면 실업문제 해결은 요원하기만 하다.

농산물의 가치를 높여 농촌이 지친 자녀를 받아들일 수 있는 일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40만 내외 향우사회에 질 좋은 지역농수축산물을 공급한다면 지친 자녀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와 나아가 이들이 지역농업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길을 열어 줄 수 있다. 

이러한 사업의 주체가 지자체이던 농협이던 시도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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