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멸렬한 답보상태를 거듭하며 제대로 된 탈출구를 찾지 못하던 남해군내 산업단지 조성 추진. 최근 포스코건설은 서면 중현리 일원 약 40만평의 부지에 석탄가스화복합발전시설(IGCC 시설)을 골자로 한 신재생에너지산업단지 조성사업 의사를 남해군에 제안했다.
지난 8일 남해군의 공식 브리핑을 통해 밝혀진 포스코건설의 사업 제안 내용을 살펴보면 남해군의 적극적인 유치 의향이 전달되는 것을 전제로 1단계 300MW급 IGCC 상용 플랜트 건설과 2단계 3,000MW급 상용플랜트 등의 발전 설비를 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내용이다.
지난 2012년 석탄화력발전소 유치 과정에서 불거진 찬반논란으로 극심한 군민들의 민심 분열과 찬반 양측의 치열한 대치가 이어졌던 탓에 다시 불거진 발전소 논란이 더욱이 6·4 지방선거를 불과 2개월여 남겨둔 시점에 발표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현태 군수의 ‘3선 필승카드’라는 용어까지 써 가며 정치적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하는 시각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할 뜻을 밝힌 군수 후보들 사이에도 이번 신재생에너지산단 조성 제안에 대한 확연한 입장차와 해석의 온도차가 느껴진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급하게 나온 발표로 인해 지난 2012년 정현태 군수 부인의 제3자 뇌물취득죄 대법원 유죄판결을 뒤집기 위한 국면전환용 카드로 석탄화력발전소 유치 논란이 이어졌던 것과 유사한 형태의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 제안된 IGCC 사업 제안은 분명한 정경(政經) 분리의 원칙에 입각해 냉정하게 따지고 면밀하게 검토해야 할 사안임에는 분명하다.
굳이 남해군의 발표내용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이번 포스코건설이 제안한 IGCC 사업은 지난 석탄화력발전소 유치과정에서 반대 여론 형성에 근간이 됐던 우려는 원천적·기술적으로 상당부분 보완된 대안임에는 틀림없다.
학계와 업계의 IGCC 일반적인 분석도 석탄 직접 연소방식의 석탄화력발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전 효율은 높으면서 대기오염 물질배출은 배출 항목에 따라 최대 50%에서 최저 15% 수준이 저감되며, 현재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전 세계적 대기오염 물질 배출 기준이 강화되는 추세에 따라 이 오염물질에 대한 저감 기술은 시간이 갈수록 진일보 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어업인들이 가장 우려했던 온배수 배출로 인한 해양생태계 교란과 훼손에 대한 부분은 냉각탑 방식을 채택하게 돼 온배수 배출이 원천 차단됐다는 점에서 IGCC의 사업 타당성 검토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는 대목이다.
또 우리 남해의 청정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는 혐오공해시설의 인식이 강했던 석탄화력발전소에 반해 IGCC는 정부가 정한 법률에 근거해 신에너지로 분류돼 있어 주민투표 결과에 따른 석탄화력발전소 유치논란과는 다른 궤도로 분석, 접근해야 하는 당위성도 갖추고 있다.
문제는 남해군 담당부서에서도 가장 우려하는 것과 같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표된 상황에서 비롯될 수 있는 정치적 변수를 포함한 외생적 변수와 얼마나 거리를 둘 수 있는가다.
발표시점에서 불거진 정치적 의도성, 정략적 노림수라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거듭 강조할 것은 IGCC로 인해 파생될 긍정적·부정적 영향의 건전한 토론과 검토과정이 사장되거나 생략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남해군민의 삶과 남해지역의 발전에 이 제안이 얼마만큼의 긍정적 영향을 가져 올 것이며 이와 반대로 지역 발전에 저해되는 요인이나 주민들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없는지를 철저히 분석해 내고 건전한 공론화의 장으로 끌어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이번 선거에 나서는 주자들의 입장이다. 자신의 당락에 미칠 정치공학적 계산을 따지기 전에 이 부분에 대한 정치쟁점화는 피하면서 군민들의 판단과 결정에 부합할 만한 후보 자체의 사안 검증에 상호 경쟁하고 이를 통해 후보의 자질을 부각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한 가지는 남해군 공직사회의 태도다. 앞으로 4년의 지역 수장을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4년에 향후 남해군의 미래를 거는 것이 아닌 남해군민의 편에서 해당 사안에 대한 정책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공무원들의 가치 중립적인 태도가 꾸준히 견지되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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