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4일 치러지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75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3일, 지역 군민과 유권자들의 관심이 가장 크게 쏠린 군수 및 군의원 예비후보 등록을 앞두고 이번주 초 거론돼 오던 유력 군수 출마예정자들이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적인 출마를 선언하고 있어 선거전의 열기가 더욱 뜨거워 지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 17일부터 18, 19일까지 이재열 경남도의원, 박영일 전 수협장, 문준홍 남해미래정책연구소장의 기자회견에서 지역 언론을 비롯한 일반 군민·유권자들이 가장 관심을 뒀던 부분은 단연 지역 경제 활성화 대책과 각 후보들의 추진전략이었다.
새누리당 이재열 도의원은 ‘치유·에코·실버산업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무게를 두고 친환경·신재생에너지 산단 추진 의사를 밝히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또 새누리당 박영일 전 수협장은 현재 남해군의 산업비중의 68%를 차지하는 1차 산업, 농수산업의 육성과 더불어 해양관광산업의 병진정책을 추진해 ‘살기 좋은 매력 남해’를 만들겠다며 유권자들의 표심 공략에 나섰다.
마지막으로 문준홍 남해미래정책연구소장도 “치유와 생명의 섬 건설”을 핵심에 두고 이를 위한 의료관광 인프라 및 권역별 중기 발전전략과 마을소득 증대에 기치를 뒀다.
이미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해 수 차례의 선거를 통해, 또 장기간의 고민들이 이어져 온 탓에 유권자들의 이목을 확 잡아끄는 신선한 수준의 공약은 아니었지만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군민들의 염원이 큰 탓에 각 후보들 모두 경제분야 공약에 상당한 심혈을 기울인 기색이 역력히 읽혔다.
이들과 같이 공식적인 출마기자회견을 갖지는 않았지만 무소속으로 이번 군수 선거에 도전할 뜻을 일찌감치 밝힌 정문석 전 남해뉴스도 예비후보 등록 시점에 맞춰 다시금 기자회견 등을 통해 자신의 정견과 구체적인 지역발전 전략에 대한 구상을 밝힐 예정임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정현태 군수도 예비후보 등록과 기자회견 등 공식적인 입장을 현재까지는 밝히지 않고 조용히 군정 수행에 전념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미 지역의 경제발전 전략에 대해서는 민선 5기 재임기간 중 지속 추진해 온 서면 중현지구 일원의 산단 조성에 꾸준한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밝혀왔다.
그러나 이들 군수 후보들의 경제분야 공약에서 꼭 따지고 넘어가야 할 사항은 각 후보들의 장기적인 비전 제시와 밑그림이 아닌 구체적인 추진전략이다.
지난 2007년 조선산단 조성 발표 후 2008년 보궐과 2010년 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서면 중현지구 일원의 산업단지 조성은 각 후보들마다 핵심적인 공약(公約)으로 내세워 각기 조금씩 다른 추진전략으로 타 후보와의 공약 중복성과 차별화를 꾀했으나 이후의 과정은 다수 군민들이 주지하는 것과 같이 조선산단 무산, 일반산단 실수요자 확보 난항, 화력발전소 유치 주민투표 부결 등의 과정을 거치며 사실상 공약(空約)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특히 지난 화력발전소 유치과정에서 불거진 찬반 논란으로 인해 지역주민간 극심한 민심분열 양상이 이어진 탓에 정현태 군수의 3선 수성에 도전장을 던지고 나선 후보들은 공히 화력발전소 찬반 주민투표 부결 결과를 정현태 군수의 대표적인 실정으로 지목하며 확실한 대립각을 세워가고 있는 양상이다. 그러나 이같은 후보들의 공약에도 표류하고 있는 산단 조성의 해법이 될 수 있는 뚜렷한 대안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각 후보들마다 감추고 싶지만 드러나는 불편한 진실 중 하나다. 후보들마다 산단조성의 핵심이 되는 실수요자 확보의 어려운 대내외적 현실을 알고 있는 탓에 큰 틀의 산업 육성 방안 제시는 가능하지만 서면 중현지구 일원을 공간적 무대로 한 산단조성 추진은 후보들에게 공히 ‘뜨거운 감자’가 돼 가는 상황인 것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후보들의 경제 관련 공약의 공통된 개념적 토대는 ‘해양’과 ‘관광’이다. 또 ‘친환경’, ‘무공해’, ‘힐링’과 ‘휴양’이다.
남해군의 대내외적 현실과 지리적 여건이 초기의 산단 관련 공약 수준에서는 제대로 추진되기 힘든 현실이라는 것을 이제 군민과 유권자들이 몇 번의 학습을 통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것도, 그래서 더욱더 논리적이고 구체적인 전략으로 유권자를 설득하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도 모든 후보들에게 공히 던져진 숙제다.
지난 1992년 장기적인 경제 침체에 시달리던 미국 국민들에게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빌 클린턴이 내던진 단 네 단어는 결국 현직 대통령이던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 대통령을 누르는 강력한 메시지가 됐다. “문제는 경제야, 이 멍청아!(It's the economy, stupid!)”라는 짧은 어구로 미 대선의 분위기를 일거에 끌어온 빌 클린턴, 1992년 미국의 대선 상황이 2014년 남해의 군수선거에서 재현될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것도 이번 선거전을 보는 주요한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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